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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송승환의 고민은 김연아가 아니라 '김연아가 어떻게'였다

(평창=뉴스1) 임성일 기자 | 2018-02-10 13:12 송고
화려한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의 주인공이 된 김연아(가운데)가 송승환 총감독(오른쪽), 양정웅 총연출(왼쪽)과 함께 기자회견을 가졌다. © News1
화려한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의 주인공이 된 김연아(가운데)가 송승환 총감독(오른쪽), 양정웅 총연출(왼쪽)과 함께 기자회견을 가졌다. © News1

평창 올림픽 개막이 다가오면서 사람들의 관심이 가장 집중됐던 부분은 성화 봉송 최종점화자가 누구냐는 것이었다. 전 세계의 시선이 집중되는 시간, 점화대에 불이 붙는 그 순간이 개회식의 하이라이트이니 당연한 궁금증이었다. 세간의 저울질은 명확했다. 김연아냐 아니냐였는데, 결국은 김연아였다. 

동계 올림픽 역사상 최대 규모(총 92개국 2925명)로 펼쳐질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이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렸다. 평창 밤하늘을 수놓은 폭죽과 함께 오는 25일 폐막 때까지 총 102개의 금메달을 놓고 펼쳐질 17일간의 열정의 레이스가 막 올랐다.
수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기대했던 순간의 주인공은 '피겨여왕'이었다. 김연아는 순백의 드레스를 입고 하늘 위에 마련된 은반 위에서 짧지만 강렬한 공연을 펼쳤고 그의 손을 떠난 불은 달항아리까지 타고 올라가 겨울 밤하늘을 환하게 밝혔다.

이튿날인 10일 오전 평창 메인프레스센터(MPC)2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송승환 총감독, 양정웅 총연출과 함께 자리한 김연아는 "선수 은퇴한지 몇 년 됐는데, 짧은 시간이었지만 오랜만에 스케이트를 타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점화를 해 더욱 잊지 못할 순간이었다"면서 "얼음 위에서는 10여 년 넘게 생활했는데 그렇게 높은 곳은 처음이었다. 많이 긴장했는데, 많은 분들이 도와주셔서 실수 없이 잘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이어 "사실 연습을 할 때도 그리 긴장하진 않았다. 리허설 때도 큰 느낌이 오지 않았는데, 막상 실전에 돌입하니까 확 달라졌다. 성화를 받고 불을 붙이는데, 그때는 나도 울컥했다"면서 "선수 출신이기도 하고, 올림픽이 진짜 시작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드니까 뜨거워졌다"고 벅찬 감정이 있었음을 고백했다.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는 시간은 길었다. 김연아에게 평창 동계올림픽 최종 점화자가 된다는 사실이 전달된 것은 꽤 전의 일이었다. 김연아는 "(내가)점화자라는 이야기를 들은 것은 몇 달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질적인 연습기간은 이틀뿐이었다.

그는 "다만 어떤 구성으로, 어떻게 점화를 할 것인지, 어느 정도 크기의 아이스에서 어떻게 스케이팅을 하는지 등등은 이후에 많은 논의가 있었다"면서 "실제로 연습한 것은 5일 밤부터 이틀 정도였다"고 고백했다. 이는 곧 총감독의 고민이 깊었다는 방증이다.

송승환 총감독은 "김연아 선수가 최종점화자라는 것은 일찍 정해졌다. 다만 김연아 선수가 어떤 형태로 점화할 것인지는 오래 고민하고 논의했다. 덕분에 사상 처음으로 아이스댄싱 후 불을 붙이는 형태가 만들어졌다"고 소개했다.

밖에서는 김연아냐 아니냐를 둘러싼 설왕설래가 펼쳐졌으나 정작 감독의 초점은 '김연아가 어떻게'에 맞춰졌던 셈이다. 이어 비하인드 스토리도 전해줬다.

송 감독은 "슬로프가 120개의 계단으로 변해 남북 아이스하키 선수들이 뛰어올라가는 모습을 보셨을 것이다. 그 계단을 김연아 선수가 바로 올라갈 것인지, 누가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 고민 많았다"면서 "박종아-정수현 두 선수가 최종성화주자로 결정된 것도 개회식 바로 전날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리허설도 못했다. 리허설 때는 대역이 120개 계단을 뛰어 올라갔다. 두 선수들은 설명만 듣고 바로 했어야했는데, 잘 소화해줬다"는 말로 고마움을 표했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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