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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치소 몰카' 그것이 알고싶다 PD '무죄'…"언론 사명 존중해야"

신분 속이고 구치소에 몰카 반입…수형자 접견장면 촬영
法 "교도관 공무집행방해 아냐…언론의 취재범위 존중"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2017-09-14 19:15 송고
© News1

교도관에게 신분을 속이고 구치소에 몰래카메라를 반입한 뒤 수용 중인 수형자를 몰래 촬영한 혐의로 기소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에게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4단독 이재욱 판사는 위계공무집행방해,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기소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 PD 최모씨(41)와 촬영감독 박모씨(39)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최 PD와 박 감독은 지난 2015년 8월 '보이스 피싱' 편을 제작·연출하는 과정에서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보이스 피싱 조직 총책 이모씨를 직접 만나 촬영할 목적으로 교도관에게 신분을 숨기고 구치소 접견실로 들어가 미리 반입한 몰래카메라로 접견 내용을 촬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판사는 제작진에게 제기된 공소사실을 일일이 따져가며 이들의 행위가 교도관의 공무집행을 방해하거나 몰래 구치소에 침입한 것이 아니라고 보고 무죄를 선고했다.

특히 교도관에게 신분과 목적을 속이고 구치소에 들어간 것에 대해 언론의 역할인 '알 권리'에 대한 사명과 국가기관에 대한 '감시·비판·견제' 기능을 들어 무죄 취지를 밝혔다.

최 PD와 박 감독은 2015년 8월쯤 '그것이 알고싶다 -보이스피싱 사건 편'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당시 서울구치소에 수용 중이었던 보이스피싱 조직 총책 이씨를 직접 만나 촬영해야겠다고 계획했다.

이들은 구치소 민원실 교도관에게 이씨의 지인인 것처럼 신분을 속이고 접견신청서를 작성·제출한 뒤 명함지갑 모양으로 위장된 촬영장비를 품속에 숨기고 구치소 접견실로 들어갔다.

이후 이씨를 만난 제작진은 약 10분간 접견하면서 몰래 대화 장면을 촬영·녹음했다.

이 판사는 최 PD와 박 감독이 교도관에게 신분을 속인 것에 대해 "제작진이 접견신청서에 '지인'이라고만 기재했으나 교도관이 더 자세한 관계를 묻지 않았고 이들이 이씨를 만나서는 안 될 이유도 없다"며 "담당 교도관의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직무집행을 방해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았다.

제작진이 명함지갑 모양의 촬영 장비를 반입한 점에 대해서도 "교도관은 교정시설에 출입하는 외부인에 대해 의류와 휴대품을 검사할 수 있고 금지물품이 있으면 교정시설에 맡기도록 할 수 있다"면서도 "금지물품을 규정한 형집행법 제92조는 녹음·녹화 장비를 금지물품으로 규정하지 않기 때문에 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이 판사는 또 제작진이 몰래 촬영을 한 점에 대해 "이들이 이씨 몰래 접견 장면을 촬영했지만 이씨의 얼굴이나 수감번호 등을 모자이크 처리하고 음성을 변조해 식별할 수 없도록 만들어 방송할 계획이었다"며 "제작진이 이씨에게 금지물품을 전달하거나 이씨가 외부와 통신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행위가 없었다"고 보았다.

이 판사는 제작진이 교도관의 의지에 반하여 구치소에 잠입했다는 검찰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는 "국가기관에 대한 감시·비판·견제는 언론의 본질적인 사명이므로 언론인이 취재를 위해 국가기관에 출입하는 것은 명확하게 제한의 필요성이 없는 한 허용되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고 제작진에게 범죄행위의 목적도 없었으며 방송 내용이 구치소의 보안에 위험을 초래하였을 것으로도 보이지 않는다"며 무죄 선고 취지를 밝혔다.




dongchoi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