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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의 본질을 곱씹다…연극 '그와 그녀의 목요일'

(서울=뉴스1) 박창욱 기자 | 2017-07-06 17:56 송고
그와 그녀의 목요일 공연 장면.  연옥 역할을 맡은 진경(왼쪽)과 정만 역할의 조한철. © News1

연극은 '배우의 예술'이라고 불린다. 무대에서 직접 실행하는 현장성이 강해서다. 같은 역할이라도 누가 맡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을 준다. 이런 연극의 속성과는 달리 '작가의 예술'로 보이는 창작 연극 한 편이 최근 무대에 올라 눈길을 끈다. '대사가 많으면서도 맛깔나다'는 뜻인데 바로 연극 '그와 그녀의 목요일' 얘기다.

이 작품은 50대 중반의 저명한 역사학자 '정민'과 은퇴한 국제 분쟁 전문 기자 '연옥'이 매주 목요일마다 '역사' '비겁함' '용기' 등 각기 다른 주제를 두고 나누는 대화가 주된 내용이다. 정민과 연옥 두 사람 사이엔 딸 '이경'이 있지만, 두 사람은 결혼하지 않았다. 현실에서 볼 수 없는 일반적이지 않은 관계 설정인데도, 이야기는 꽤 개연성 있게 흘러간다.

똑똑하지만 책임지지 않으려는 남자 정민과 강해 보이고자 솔직하지 못했던 여자 연옥이 50대 중년이 되어 나누는 대화를 통해 자신들의 인생을 되돌아본다. 정민과 연옥과는 달리 두 사람의 딸 이경은 솔직하고, 그녀의 연인 덕수는 닥친 현실에서 도망가지 않는다. 이 이야기의 흐름에 빠져 있다 보면 자연스레 삶에 대해 성찰하게 된다.
성기윤(왼쪽)과 윤유선의 공연 모습. © News1

대본을 직접 쓴 황재헌 연출가는 6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드림아트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작품은 대사가 많으면서도 리듬감이 필요하다"며 "배우가 배역에 녹아드는 과정을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자와 여자의 본질적인 면을 추상화해서 그리고자 했다"며 "남자와 여자의 존재를 곱씹어볼 기회를 드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 작품은 언뜻 '작가의 예술'로 보이지만 연기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끌고 나갈 수 없는 작품이다. 연출의 설명처럼 대사량이 많은 건 차지하더라도 때론 빠르게, 때론 느리게 리듬을 잘 살려야 해서다. 2012년 초연에선 배종옥과 조재현이 각각 연옥 역과 정민 역을 했다.

이번 공연에서 연옥 역은 드라마와 영화에서 활약하던 중견 연기자 윤유선과 진경이 맡아 호연을 펼쳤다. 윤유선은 11년 만에, 진경은 5년 만에 연극 무대로 돌아왔다. 정민 역에는 뮤지컬 '시카고' '아이다' 등에서 활약했던 성기윤과 드라마 '내일 그대와' 등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던 조한철이 맡았다.

배우들은 모두 대사량이 많았던 점을 어려웠지만 즐겁게 연습을 했다고 입을 모았다. 윤유선은 "소극장에서 관객과 호흡하는 공연은 오랜만이라 한계도 느꼈고 발성 등 부족한 점을 많이 깨달았지만, 행복한 시간"이라고 말했다. 진경은 "오래 연극을 했지만 (드라마나 영화에서) 끊어 가는 촬영을 하다 다시 연극을 하게 돼 대사를 잊었을 때의 무서움을 깨닫고 정말 열심히 대사를 외웠다"고 했다.

25년간 뮤지컬을 주로 했다는 성기윤은 "대극장에서 마이크를 차고 연기하다가 몸으로 부대끼고 같이 숨 쉬는 공연을 하게 돼 즐겁다"고 했다. 조한철은 "대사량이 워낙 많다 보니까 깜빡할 때가 없지 않아 있는데 그걸 넘기는 것도 재미가 생긴다”고 소감을 밝혔다.

공연은 8월20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숭동 드림아트센터 2관 더블케이씨어터에서 이어진다. 전석 5만 5000원. 공연 문의 1577-3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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