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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레인, 시아파 지도자 국적박탈…이란 "대가 치를 것"

(서울=뉴스1) 손미혜 기자 | 2016-06-21 21:26 송고
바레인 시민들이 21일(현지시간) 시아파 성직자 세이크 이사 카심의 국적 박탈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 AFP=뉴스1
바레인 시민들이 21일(현지시간) 시아파 성직자 세이크 이사 카심의 국적 박탈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 AFP=뉴스1

수니파 왕정국가 바레인이 자국 내 권위 있는 시아파 종교지도자의 국적을 박탈한 데 대해 이란이 강력히 반발했다.

21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바레인은 전날 "외국의 이해관계에 봉사하고 종파주의와 폭력을 선동한다"는 혐의로 최고 시아파 성직자 세이크 이사 카심의 국적을 박탈했다.
카심의 향후 거취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으나, 무국적자가 되면서 법적 분쟁을 거쳐 국외 추방당할 가능성이 크다.

바레인에서는 지난 2011년 '아랍의 봄' 당시 시아파를 중심으로 한 시위대가 입헌군주제와 총리직선제를 요구하며 정부와 충돌한 이래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최근 정부가 시아파 야권 정파 알웨파크(Al-Wefaq)의 활동을 정지시키면서 시아파와의 긴장관계는 점차 고조돼 왔다. 바레인은 지난주 시아파 8명에게 시아파 헤즈볼라 테러단체에 연루됐다는 혐의로 징역 15년형을 선고하고 시민권을 박탈하기도 했다.
바레인은 이란이 시아파 반정부세력을 선동해 자국 국내정치에 개입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가 언급한 '외국의 이해관계' 역시 이란을 간접적으로 가리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란 외무부는 "대화를 통한 변혁의 희망에 찬물을 끼얹는 등 재판 절차에 위반되는 조치"라며 즉각 항의했다.

이란 혁명수비대 산하 해외작전부대 쿠드스군 대표 카셈 술레이마니는 국영방송을 통해 "아야톨라 세이크 이사 카심에 대한 공격은 시아파에게 무장저항 외에 어떤 선택지도 남겨두지 않는 조치"라며 "바레인은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야톨라는 시아파 고위 성직자에게 수여하는 칭호다.

바레인 인권감시단체도 "카심의 시민권 박탈은 표현의 자유를 앗아가는 것"이라며 정적을 제거하기 위한 시민권 박탈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존 커비 미 국무부 대변인은 "최근 바레인의 행보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고 경고했으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최근 잇단 시민권 박탈 등 바레인의 행보에 "낙심했다"고 우려를 표했다.


yeou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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