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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협상할 때 덜 깎이는 간단한 비결

책 ‘당신들은 늘 착각 속에 산다’가 말하는 허를 찌르는 직장 심리학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2015-11-12 11:34 송고
© News1


국내 중견기업의 사원 A씨. 책상 위는 늘 지저분하고 상대방의 눈길을 피해 말하며 말끝마다 “왜나하면요~”를 달고 산다. 그런데 괴짜같은 A씨가 사실은 창의력 넘치는 100점짜리 사원이라면.
해외 유명대학 연구들을 모아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직장 상식을 꼬집은 책 ‘당신들은 늘 착각 속에 산다’(유정식 지음, 알에이치코리아)가 출간됐다. 책 속에는 정신을 차리게 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앞에서 따끔하게 직원을 혼내거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높은 목표를 설정하는 등의 경영자의 행동이 실제로는 전혀 경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내용의 여러 연구결과들이 실렸다.

또 사무실은 정리정돈이 잘 되어있어야 하고, 회의는 앉아서 해야 하며, 상대의 눈을 바로보고 말해야 한다는 등의 일반적인 상식 역시 뒤집힌다. 이 책이 담고 있는 허를 찌르는 직장심리학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정리정돈이 곧 생산성? NO!

‘깔끔한 방’과 ‘지저분한 방’에 들어간 실험 참가자들. 탁구공의 다른 용도를 묻는 창의력 테스트를 받았는데 결과는 지저분한 방에 머문 사람들의 성적이 좋았다. 지저분한 환경이 기존과 다르게 생각하도록 유도하기 때문이다.(미국 미네소타 대학의 연구)
하지만 또 다른 실험에선 또다른 결과가 나왔다. 

'깔끔한 방'과 '지저분한 방' 들어간 사람들에게 각각 HD TV 등 열 가지 제품 구매를 위해 얼마나 많은 금액 낼 수 있는지 물어보았다. 지저분한 방 사람들이 월등히 높은 가격을 제시해 충동적 의사결정 가능성이 높아졌음을 보였다. 이들은 순발력과 집중력 테스트에서도 늦게 대답하고 실험 전반에서 ‘지쳤다’, ‘힘들었다’ 반응을 더 보였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  

결론적으로 정리정돈된 사무환경은 사회적 전통, 규정준수, 보수적 관리 등의 업무수행에 도움이 되며 지저분한 사무환경은 참신한 아이디어와 비전통적인 방식 추구 업종에 적합하다.

2. 회의는 꼭 앉아서 해야 하나? 서거나 걸으면서 해야 제맛.  

직장인들 하루 일과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회의. 워싱턴대학이 앉아서 회의하는 그룹과 서서 회의하는 그룹 비교해보았다. 그 결과 서서하는 회의가 의사결정의 질이 높았고 회의시간도 단축됐다. 발끝에서 전해지는 감각이 뇌를 자극해 뇌의 활동성이 강화되고 집중력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다리가 아프니 빨리 끝내려 하고 백일몽에 빠지지도 않는다.

그렇다면 걸으면서 하는 회의는. 스탠퍼드 대학에선 러닝머신 위를 걷게 한 참가자와 앉은 참가자들에게 단추나 타이어 같은 물건들의 ‘다른 용도 생각하기’와 세 단어를 주고 함께 붙여 쓸 수 있는 ‘공통단어 생각해내기’ 과제를 부여한 실험을 실시했다.

다른 용도 생각해내는 창의적 과제엔 러닝머신 참가자들이 앉아있는 참가자보다 60% 이상 더 좋은 성과를 냈다. 하지만 반짝 떠오른 아이디어를 정제하고 심화시키는 공통단어 퀴즈에선 앉아있는 참가자 성적이 높았다.

3. 척 보기만 해도 면접에서 좋은 지원자를 가려낼 수 있다? NO!

경험 많은 면접관들도 비싼 브랜드(타미힐피거) 로고가 찍힌 흰 셔츠를 입은 참가자를 아무 로고가 없는 흰셔츠를 입은 참가자보다 더 그 일에 적합하고 더 많은 연봉을 받아야 한다고 보았다. 사소한 이유로도 판단이 흐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네덜란드 틸뷔르흐대학 & 연세대학교 실험)

4. 뚱뚱한 상사는 식사 후에, 마른 상사는 식사 전에 결재를!

비만인 사람은 식사 직전보다 식사 직후에 좀 더 리스크가 큰 의사결정을 내리고 반대로 다이어트를 하거나 원래 많이 먹지 않는 사람들은 식사 직전에 리스크가 큰 의사결정을 내리는 경향이 있다. (심리학자 므카엘 시먼즈의 논문) 

5. 상사를 설득하기 위해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한다면.

상대방이 나의 의견에 어느 정도 동조한 상태면 시선일치가 의견일치를 공고히 한다. 하지만 의견대립 상황이라면 오히려 역효과다. 눈을 뚫어져라 바라보는 것은 '이거 싸워야 하나, 피해야 하나'의 ‘투쟁-도피 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상대를 설득하기 위해선 약간 비켜서거나 앉고 눈을 바라보지 말고 얼굴의 다른 부분 보다가 가끔 눈을 맞추는 편이 더 좋다.

6. ‘왜냐하면’의 힘은 세다. 

5쪽짜리 보고서를 복사해 빨리 회의에 참석해야 하는데 복사기 앞 사람이 많다. 이럴 때 ‘왜냐하면’을 붙여 부탁을 하면? “제가 먼저 해도 될까요”만 말한 사람에겐 60%가 양보했다. 하지만 이에 이유까지 붙인 사람에겐 94%가 양보했다. 놀라운 점은 멍청한 이유를 대도 똑같은 효과였다는 사실이다. 

“제가 먼저 복사해도 될까요? 왜냐면 제가 먼저 복사해야 되거든요“라고 말도 안되는 이유를 붙여 말해도 93%가 양보했다. 이는 제대로된 이유를 붙인 경우의 94%와 차이가 없는 수치다. 하지만 20쪽짜리 보고서를 복사해야하는 경우는 달랐다.  20매 복사의 경우 엉터리 이유에는 양보하는 사람의 비율이 60%선에서 높아지지 않았다. 왜냐하면 희생해야 될 몫이 커지면 이유에 귀를 기울이기 때문이다.(심리학자 엘렌 랭어의 실험)

7. 연봉협상 잘하려면 끝자리까지 구체적으로 대라.

받고 싶은 연봉을 상대에게 말할 때 뭉뚱그려 3500만원이라고 하지 말고 3493만원이라고 대답해야 연봉조정을 덜 당한다. 숫자가 구체적이지 않으면 원래의 값에서 금액을 끌어올렸거나 정보를 숨긴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ungaung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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