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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진보·보수 문화전쟁 일단락…디즈니와 디샌티스 소송 합의

초등학교 성문제 토론 금지법서 분쟁 촉발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2024-03-28 08:30 송고
디즈니와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 AFP=뉴스1
디즈니와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 AFP=뉴스1

디즈니와 공화당 출신 플로리다주 론 디샌티스 주지사간의 격렬한 '문화 전쟁'이 27일(현지시간) 일단락됐다. 성과 젠더 문제를 교실에서 토론하는 것을 제한하는 플로리다의 '게이라고 말하지 마세요'(돈세이게이) 법에서 시작된 싸움은 양측 합의로 종료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중부 플로리다 관광 감독 지구 이사회는 디즈니가 제안한 소송 합의안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이사회는 디즈니 테마파크 주변의 개발을 감독하기 위한 정부 기구다.
2022년부터 양측은 월트 디즈니 월드 테마파크가 포함된 특별 구역의 통제권을 두고 싸움을 벌였다. 분쟁은 밥 차펙 당시 디즈니 최고경영자(CEO)가 초등학교 교실에서 성 및 성 정체성에 대한 토론을 제한하는, 이른바 '돈세이게이' 법에 반대하는 발언을 하며 시작됐다. 이에 디샌티스 주지사는 격분하며 디즈니의 각종 혜택을 박탈하려고 시도했다.

디샌티스는 자신의 측근들로 플로리다 이사회를 재구성했지만, 그 전에 디즈니가 이전 감독 이사회와 수십년간의 장기 협정을 체결해 버렸다. 새 이사회는 디즈니에 유리한 "밀실 거래"를 무효로 한다며 디즈니를 고소했다. 전 이사회가 맺은 장기 협정은 30년간 디즈니가 올랜도 특별지구 일대에 통제권을 유지하고 위원회가 디즈니 승인 없이 중대한 조치를 할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한편 디즈니는 디샌티스가 표현의 자유를 행사한 회사를 벌주려 한 것이라며 맞고소했다.

2023년 디샌티스 주지사는 주가 디즈니월드 옆에 교도소 건설을 추진할 수 있다고 위협하며 점점 격해졌다. 하지만 결국 이번 합의로 양측은 한발씩 양보하게 됐다. 즉 디즈니는 기존 협정 일부를 철회하고, 이사회는 토지 사용계획과 관련해 디즈니와 협의하기로 한 것이다.
무소속인 플로리다 출신 공화당 하원의원 출신 데이비드 졸리는 이번 합의로 양측이 충돌을 극복하고 원래 원만했던 디즈니와 주 정부 관리들 사이의 관계를 회복하기를 원했음을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그는 디샌티스 주지사가 대선 경선에서 물러난 후 의욕을 잃은 것 같다고 전했다.

하지만 양측의 싸움의 불씨까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다. 디즈니가 연방 법원에 디샌티스를 고소한 것은 지난 1월 기각됐다. 하지만 디즈니는 항소했고, 양측이 회담을 진행하는 동안 항소는 일시 중지됐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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