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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민의 친청 첫 방문, 1만명 관중 기립…안타 없었으나 명장면 남겼다

SSG전 앞서 추신수와 포옹하며 인사 나눠
7회 대수비로 출전해 9회 한 타석 소화

(인천=뉴스1) 문대현 기자 | 2024-03-27 06:00 송고
 2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대수비로 출전한 뒤 관중들에게 인사하는 김강민. (한화 이글스 제공)
 2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대수비로 출전한 뒤 관중들에게 인사하는 김강민. (한화 이글스 제공)

지난해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한화 이글스로 팀을 옮긴 김강민(42)이 '친정'인 인천 SSG랜더스필드를 찾았다. 김강민은 이날 안타 없이 물러났지만 최고의 '신 스틸러'로 스포트라이트를 독식했다. 

한화는 26일 오후 6시30분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원정 경기에서 6-0으로 승리했다. 지난 주말 '디펜딩 챔피언' LG 트윈스와 경기에서 1승1패를 거뒀던 한화는 SSG마저 격침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날 한화의 수훈선수는 5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투수 김민우였다. 8회 쐐기 투런포를 때린 노시환의 활약도 좋았다.

그러나 정작 관중들이 가장 큰 환호를 보낸 선수는 김강민이었다.

김강민은 2001년 SK 와이번스(현 SSG)에 입단해 2023년까지 한 팀에서만 뛰었다. 한때 팀의 왕조 구축에 중심 역할을 하기도 했다. 2022년 SSG의 한국시리즈 우승 최우수선수(MVP)도 김강민이었다.
SSG 팬들로부터 '짐승'이라는 별명으로 많은 사랑을 받던 김강민은 지난해 2차 드래프트에서 SSG의 보호선수에서 빠졌고 한화의 지명을 받았다.

SSG에서 은퇴를 고민하던 김강민은 한화의 선택을 받고 고민에 빠졌고 결국 현역 연장의 길을 선택해 처음으로 팀을 옮겼다. SSG 팬들은 프랜차이즈 스타를 놓친 구단을 비난했고 김강민에게는 격려를 보냈다. 한화 팬 역시 김강민을 반겼다.
  
묘한 상황에서 랜더스필드를 찾은 김강민은 "기분이 이상하지만 나쁘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김강민은 "한화에서 열심히 하면 된다. SSG에 나쁜 감정은 없다"고 말했다.

김강민은 경기 전 한화 동료들에게 랜더스필드의 지형과 조명 위치 등을 세세하게 알려주기도 했다.

2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SSG 랜더스와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대화 중인 김강민. 2024.3.26/뉴스1 © News1 문대현 기자
2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SSG 랜더스와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대화 중인 김강민. 2024.3.26/뉴스1 © News1 문대현 기자

김강민은 이날 선발에서 제외돼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인천에 왔다고 억지로 김강민을 쓰진 않겠다. 다른 경기와 마찬가지로 상황에 따라 기용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경기 중반까지 더그아웃을 지키던 김강민은 6-0으로 앞선 7회말 리드를 지키기 위해 대수비로 투입됐다. 김강민이 글러브를 끼고 중견수 자리에 서자 한화 팬은 물론 SSG 팬까지 환호를 지르며 박수를 보냈다. 오랜 기간 팀을 지탱해 준 레전드를 향한 예우였다.

김강민은 8회 하재훈의 뜬공 타구를 안정적으로 처리했다.

이후 한화의 9회초 공격시 2아웃이 되자 랜더스필드가 들썩였다. 현재 타석에 들어선 선수는 9번타자 최재훈이었는데 이어 1번 타순에 김강민이 대기하고 있었다. 최재훈이 출루하면 김강민이 나올 수 있었다.

최재훈은 2스트라이크를 먼저 당했지만 이후 볼 4개를 연거푸 고르며 출루했고 결국 김강민이 등장했다. 그러자 1만여명의 전 관중이 일어나서 박수로 맞이했다.

주심은 홈플레이트를 쓸어주며 김강민이 관중들에게 인사할 시간을 만들어줬다. 마치 며칠 전 메이저리그 서울시리즈에서 김하성이 등장할 때와 흡사한 장면이었다.

김강민이 SSG 시절 쓰던 응원가를 현재도 유지하면서 모든 관중이 그의 응원가를 떼창했다. 비록 김강민은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으나 최고의 순간을 경험했다.

경기 후 한화 팬들은 김강민의 이름을 연호했고 SSG 팬 중 일부도 김강민이 경기장을 빠져나갈 때까지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비록 이날 랜더스필드에서 김강민의 활약상은 없었으나 존재감만큼은 그 어떤 선수보다 컸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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