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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정부가 자초한 재난 수습하려고 중대본 설치? 코미디"(종합)

비대면 진료 전면 확대에 "만성질환자 위기에 몰아넣을 것"
25일 '전국 의사 대표자 회의' 개최…"많은 회원 모일 것"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2024-02-23 16:29 송고
주수호 의대정원 증원 저지를 위한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이 23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2.23/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주수호 의대정원 증원 저지를 위한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이 23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2.23/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의사 집단행동으로 인한 진료공백에 대비해 정부가 보건의료 위기 단계를 최상위인 '심각' 단계로 격상한 것과 관련해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정부가 재난상황을 스스로 만들고 이 재난을 수습하겠다고 한다"며 비난했다. 또한 정부가 이날부터 비대면진료를 전면 허용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는 "만성질환자들만 위험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주수호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은 23일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에서 정례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밝히며 "간신히 유지되던 현 의료 시스템을 일순간 망가뜨리는 포퓰리즘 정책을 강행한 것은 정부"라면서 "(이로 인해) 전공의들이 희망을 잃고 병원을 사직하면서 의업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오전 8시를 기해 보건의료 재난경보 위기단계를 기존 '경계'에서 최상위인 '심각'으로 올리고, 정부 대응 컨트롤 타워를 기존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서 국무총리를 본부장으로 하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로 전환했다.

아울러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으로 인한 진료 공백을 메우기 위해 그간 의사들이 반대해 온 비대면진료를 한시적으로 전면 허용하기로 했다. 상급종합병원은 중증·응급환자, 지역 2차병원은 중등증 이하 환자, 동네 의원은 경증 외래환자 진료에 집중한다는 원칙도 발표했다.

이에 대해 주 위원장은 "정부는 재난 상황을 스스로 만들고는 이 재난을 수습하겠다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설치하는 코미디를 하고 있는 거다. 정부가 무리한 정책을 강행하지 않았다면, 벌어지지 않았을 일이 일어났기에 국민 생명을 위협하고 있는 건 다름 아닌 정부"라고 비판했다.

주 위원장은 비대면진료 전면 허용에 대해 "실소를 금할 길 없다. 현재 진료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곳은 다름 아닌 중증 및 응급환자를 중점적으로 진료하는 상급종합병원"이라며 "비대면진료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게 논리적으로 맞는 말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중증 응급환자들을 비대면으로 진료해 줄 의사는 당연히 없을 거지만, 이 조치는 그동안 1·2차 의료기관에서 안정적으로 관리받으며 정기적으로 대면진료 후 처방받는 만성질환자들도 비대면진료를 이용하게 만들어, 만성질환자들을 더 위기로 몰아넣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전공의들은 진료를 거부한 적 없다. 그냥 사직서를 내고 직장을 그만뒀다. 진료 거부는 의료기관에서 일하는 의사가 진료할 수 있음에도 정당한 이유 없이 진료하지 않을 때 사용하는 용어"라며 "의료기관에서 종사하지 않는 의사가 어떻게 진료 거부를 할 수 있나"라고 항변했다.

그는 국내 의사 1인당 연간 진료 건수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 3배인 데는 "원가의 70% 수준이자 OECD 평균에 한참 못 미치는 저수가 때문"이라며 "늘어난 의사로 의료접근성은 더욱 높아져 국민은 의료를 더 많이 이용하고 의료비는 재난적 폭탄을 맞을 게 자명하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제 시간이 없다. 아무리 정부가 강하게 압박해도 더 많은 의사가 자신의 업을 포기하고 있는 이유를 알아야 한다"면서 "정부는 진실을 호도하지 말고, 재난 상황을 스스로 만든 책임을 지고 억압이 아닌 대화를 시작하는 자세를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의협 비대위는 25일 또는 그 이후 회원들을 상대로 의료계 단체행동 시작을 묻는 전자투표에 나선다. 그는 "회장이나 집행부가 독단적으로 중대한 결정을 하지 못하도록 이번 투표를 통해 원칙을 세우려 한다"고 말했다.

의협 비대위와 복지부 간 공개 토론이나 TV 출연과 관련해서는 "오늘 김택우 비대위원장과 복지부 차관 토론회가 있고 복지부 장관은 내일 뉴스 프로그램 대담에 나온다"면서 "명분 쌓기로, 앞으로 정부와의 마지막 토론일 걸로 보인다"고 했다.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서울시의사회 주최로 열린 제2차 의대정원 증원·필수의료 패키지 저지를 위한 궐기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2.22/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서울시의사회 주최로 열린 제2차 의대정원 증원·필수의료 패키지 저지를 위한 궐기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2.22/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한편, 의협 비대위는 오는 25일 의협 회관에서 의협 대의원회·비대위, 시도의사회장, 시군구의사회장, 유관 의사회장 등이 참여하는 '전국 의사 대표자 확대회의'를 연 뒤, 오후 5시부터 회관 앞에서 용산 대통령실 인근까지 2.6㎞ 가량 행진하는 집회를 진행한다.

주 위원장은 "2000년 의약분업 당시 집회에 (가장 많이 모였을 때) 5만명 모인 적 있다"며 "(이번에) 정확히 몇 명 오겠다는 추산은 어렵지만 최근 몇 년간 있었던 집회보다 가장 많은 회원이 올 수밖에 없다고 추측한다"고 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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