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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에 '3m 해일' 덮치면?…'지진 해일' 남의 일 아냐

83년 5월 임원항 3m 이상 해일…어선 산중턱·널브러진 어선
당시 일본 지진 강도 이번 비슷…93년에도 동해안에 지진해일

(삼척=뉴스1) 윤왕근 기자 | 2024-01-03 06:14 송고
지난 2020년 태풍 '마이삭' 상륙 당시 쑥대밭이 된 삼척 임원항 모습.(뉴스1 DB) 
지난 2020년 태풍 '마이삭' 상륙 당시 쑥대밭이 된 삼척 임원항 모습.(뉴스1 DB) 

'선착장에 정박해 있어야 할 어선이 산 중턱에 가 있고, 거센 물길이 휩쓸고 간 하천 바닥에는 집채가 널브러져 있다.'

이는 2004년 남아시아 대지진 당시 해일 피해를 입은 동남아나, 해일이 빈번한 일본이나 하와이의 모습을 표현한 것이 아니다.
싱싱한 해산물이 풍부해 식도락객이 많이 찾는 강원도 삼척 임원항의 41년 전 봄의 모습이다.

새해 첫날인 1일 일본 이시카와현 노토반도 앞바다에서 발생한 규모 7.6의 강진으로 강원 동해안 일부 지역에 지진해일이 관측됐다.

동해 묵호 0.85m, 속초 0.45m, 경북 울진 후포 0.66m 등 해일의 규모가 비교적 약해 관련 피해는 전무했지만, 이는 지진해일주의보 발령 기준을 넘는 수치이자, 동해안에 31년 만에 찾아온 지진해일이어서 우려가 컸다.
일본 강진 시 영향권에 드는 강원 동해안은 과거 일본 지진으로 인한 해일 피해를 입은 적이 있다.

지난 2020년 태풍 '마이삭' 상륙 당시 삼척 임원항 모습.(뉴스1 DB) 
지난 2020년 태풍 '마이삭' 상륙 당시 삼척 임원항 모습.(뉴스1 DB) 

대표적인 것이 지난 1983년 5월 26일 발생한 삼척 임원항 지진해일 피해다.

이번 일본 이시카와현 강진 규모(7.7)와 비슷한 7.6 규모의 지진이 일본 아키다현 서쪽 해역에서 발생했고, 이로 인해 삼척 원덕읍 임원항 일대를 비롯한 동해안에 지진해일이 발생했다.

당시 지진으로 임원에서는 무려 3.1m의 지진해일이 들이닥쳐 1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으며 건물 100여채가 파손됐다.

지진해일은 삼척 외에도 울릉도와 울진, 포헝 등 동해안 대부분 지역에서 관측됐는데, 울릉도에 해일이 도착한 것은 일본 현지 지진 발생 후 단 77분 만이었다.

이로부터 딱 10년 후인 지난 1993년에도 일본 홋카이도 해역에서 발생한 규모 7.8 지진으로 인한 해일이 동해안을 덮쳤다.

당시 강원 속초에서 최대 2.76m의 해일고가 관측됐고, 지난 1일 가장 큰 해일고(0.85m)를 기록한 동해 묵호에서 2.3m를 기록하기도 했다.

10년 전 큰 지진해일 피해를 입었던 삼척 임원지역에서도 선박 5채가 침몰하기도 했다. 임원지역은 2019년 태풍 '미탁', 이듬해 태풍 '마이삭' 당시에도 선박 침몰, 침수 등 큰 피해를 입기도 했다.

지난 2020년 태풍 '마이삭' 상륙 당시 쑥대밭이 된 삼척 임원항 일대 모습.(뉴스1 DB) 
지난 2020년 태풍 '마이삭' 상륙 당시 쑥대밭이 된 삼척 임원항 일대 모습.(뉴스1 DB) 

이처럼 동해안은 일본이나 국내 지진으로 가장 큰 해일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지역으로,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인호 강원대 지구환경시스템공학과 교수는 "강원 동해안은 자연적, 외부적 요인으로 해안침식이 꾸준히 진행되는 곳"이라며 "지진해일이라는 단기적 이벤트에 의해 더 크고 빠른 침식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강원 동해안은 어업은 물론 원전, 각종 발전소가 밀집해 있는 곳으로 지진해일 시 인적, 경제적 피해가 어느 곳보다 크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현재 강원도 동해안에 100여곳의 지진해일 대피소가 마련돼 있지만, 이를 실제 체감하고 인지하는 주민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실질적이고 현실에서 체감 가능한 대피소 홍보 수단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wgjh654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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