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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전기스쿠터 비오면 고장…라이더 난폭운전 방지 열쇠는 BSS 보급"

[인터뷰]박천일 LM사업본부장 "야심작 GS시리즈로 日 잡는다"
"환경 위해 전환 필수…텔레매틱스로 난폭운전 문제까지 해결"

(네덜란드 델프트=뉴스1) 김민석 기자 | 2023-11-06 06:05 송고 | 2023-11-10 13:56 최종수정
박천일 대동모빌리티 LM사업본부장이 '2023년 카이오티 유럽 총판 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대동 제공) 
박천일 대동모빌리티 LM사업본부장이 '2023년 카이오티 유럽 총판 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대동 제공) 

"중국산 전기스쿠터는 대부분 반년을 못 버팁니다. 비만 맞으면 고장이 납니다."

박천일 대동모빌리티 LM사업본부장(상무)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각) 네덜란드 델프트시에서 열린 '2023년 카이오티(KIOTI) 유럽 총판 대회'에서 "중국산 전기스쿠터가 그간 국내에 2만대 가까이 판매됐지만 현재는 거리에서 사라졌다"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GS-100'(e-바이크)은 전체 부품의 90%를 국내 부품으로 만들다 보니 중국산 대비 비싸지만 그 이상으로 품질이 좋다"며 "중국보다는 일본 브랜드를 잡기 위해 선보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GS-100에는 자체 개발한 관재 프로그램인 '텔레매틱스'도 탑재했다"며 "운행 현황을 기록하고 사고가 나면 당시 상황을 알려주기 때문에 라이더들의 난폭운전과 사고 방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대동모빌리티 e바이크 신모델 'GS-110' 이미지와 배터리 교환형 스테이션 BA200 이미지(대동 제공)  
대동모빌리티 e바이크 신모델 'GS-110' 이미지와 배터리 교환형 스테이션 BA200 이미지(대동 제공)  

또 "지금까지는 국내에 품질 좋은 전기스쿠터가 없었고 BSS(배터리 교환형 스테이션) 설치도 더뎠다"며 "BSS 1만대 설치 목표가 계획대로 진행됐다면 전기스쿠터가 3만~5만대는 팔렸을 것으로 본다. 전기이륜차 시장 성장성은 굉장히 밝다"고 언급했다.

박 본부장은 "내연기관 오토바이가 배출하는 배기가스 오염이 자동차의 수십배가 넘는다"며 "서울시가 2025년까지 서울 내 이륜차를 모두 전기 이륜차로 바꾸겠다고 선포했고 올해부터 BSS가 본격적으로 늘고 있어 앞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박천일 대동모빌리티 LM사업본부장이 2023 카이오티 총판 대회 야외 전시장에서 총판사 대표들에게 GS-100을 소개하고 있다. ©News1 김민석 기자

다음은 박천일 대동모빌리티 LM사업본부장과의 일문일답이다.

-국내 오토바이(이하 스쿠터 포함) 시장은 배달 라이더들 선택이 절대적이다. 어떤 기준으로 구매를 결정하나.
▶우리나라 배달 라이더들은 대부분 리스 프로그램을 활용한다. 일시불 구매는 극소수다. 라이더들이 일본 혼다 오토바이를 많이 찾는데 리스 프로그램 활용시 하루 2만5000원 정도다.

라이더들이 하루 10시간을 일하면 약 30만원, 평균적으로 월 300만~400만원을 찍는다. 대부분 주급 체계로 일주일 단위로 돈이 들어온다.

1년에 1억원 가까이 번다는 얘기도 과장이 아니다. 실제로 그 정도 버는 사람들이 있다. 한 달을 주말 없이 일하면 월 기준 900만원을 찍는다. 사고를 내지 않았다고 가정하면 기름값 등을 빼면 750만원 정도를 순수익으로 가져간다. 이들이 오토바이를 가장 험하게 몬다고 보면 된다.

가정이 있는 30대 중반 이상의 성실한 라이더를 가정하면 한달에 20일 일하고 약 400만원 정도를 수입으로 가져간다. 안정적으로 오래 하는 분들은 오토바이를 일시불로 구매하기도 한다. 가정이 있는 데다 사고시 보험료 할증 걱정에 모범적이고 안전하게 일을 한다.

-현재 국내 오토바이 시장은.
▶국내 시장은 일본산과 중국산이 잠식했다. 일본 브랜드 오토바이 가격은 보통 400만~430만원 선이고 중국산은 250만원에서 400만원까지 다양하다.

전기 스쿠터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300만원대도 있고 700만원을 넘기도 한다. 기본적으로 배터리 가격이 150만원으로 비싸다. 중국산 배터리는 100만원 안팎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자사는 글로벌에서 인정받는 LG에너지솔루션(373220) 배터리를 넣었다. 대량 구매로 가격은 약 130만~150만원 정도다. GS-100 일시불 가격은 600만원이 넘는데 정부 보조금을 고려하면 450만원 정도다.

GS100 제품 특장점 이미지(대동 제공) 

-배달 라이더들이 'GS-100'에 관심을 보이나.
▶LG에너지솔루션이 BSS를 설치한 서울 관악구와 동작구 지역에서 GS-100이 운행되고 있다. 시범사업도 운영 중인데 일부 배민커넥트 라이더들이 GS-100을 구매했다.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 등 배달업체들이 LG에너지솔루션과 협업하는 형태지만 아직은 운영하는 대수가 많지 않다.

BSS 한 달 사용료(구독료)는 10만~15만원으로 내연 오토바이 기름값보다 적게 든다. 환경부는 전국에 1000개의 BSS를 올해 8월까지 설치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현재 기준 절반만 설치됐을 정도로 더디다.

-우리나라 전체 오토바이 규모 12만대 중 약 80%인 10만대는 배달 라이더들이 운행한다고 한다. 라이더들이 전기스쿠터로 갈아타려면 총 몇 대의 BSS가 필요하나.
▶정부는 2027년까지 BSS를 5000개를 설치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5000개가 설치된다면 4~5만대 정도 운영될 것으로 본다.

라이더들은 오토바이를 2년에 1번 바꿔왔다. 2년을 타면 10만㎞를 찍기 때문에 내연기관 이륜차는 폐기해야 한다.

라이더들도 정부의 내연기관 차단 움직임에 고민이 있을 것이다. 지금은 BBS 설치가 더딘 탓에 시승까지 하고도 10명 중 1명 정도만 선택한다.

2023 카이오티 총판 대회 야외 전시장에 전시된 대동모빌리티 GS-100 ©News1 김민석 기자 
2023 카이오티 총판 대회 야외 전시장에 전시된 대동모빌리티 GS-100 ©News1 김민석 기자 

-라이더들이 2년에 10만㎞를 탄다면 배터리 성능이 예상보다 더 빨리 저하되지 않나. GS-100을 포함한 전기스쿠터가 라이더들 주행을 버틸까.
▶LG에너지솔루션의 기술을 믿는다. LG에너지솔루션이 배터리에 대해 보증하는 기간이 3년이다. 3년을 채우기 전에 방전되거나 성능이 떨어지면 배터리 업체가 교체해 주는 형태다. LG에너지솔루션도 상황을 파악하고 있을테니 구독료 변경 등을 통해 교체 비용을 충당하지 않을까 한다.

-GS100 등 전기스쿠터 보증 정책은 어떻게 되나.
▶전기스쿠터도 내연기관 오토바이와 같다. 2년에 2만~3만㎞ 정도다. 라이더들은 매일 정말 많은 거리를 달리기 때문에 3개월에서 6개월 정도면 보증 주행거리를 초과해 버린다. 라이더들은 매월 3000~4000㎞ 탄다고 보면 된다.

-현재 BSS를 설치하는 주체들이 많은데 호환되나.
▶호환이 안 되는 곳들이 아직 많다. 환경부가 지난해 표준화 고시를 했고 앞으로 LG에너지솔루션과 같은 메이저 업체들이 이끌고 있어 이른 시일에 표준화할 것으로 본다.

전기자동차 충전소도 처음에는 각자 방식을 달리하다가 현재는 대부분 호환되는 것으로 안다. BSS도 비슷한 흐름으로 가지 않겠나.

GS-100은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채택해 호환 가능 BSS가 상대적으로 많아 앞으로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

-중국산 전기스쿠터는 고장이 자주 난다는데 주로 어떤 이유인가.
▶비를 맞으면 대번에 고장이 난다. 비도 있지만 우리나라 라이더들이 오토바이를 가장 험하게 탄다고 보면 된다. 중국산 전기스쿠터가 그간 1만5000대에서 2만대 판매됐음에도 현재는 거리에서 모습을 감췄다.

중국산 문제는 고장 나면 부품을 교체해야하는데 부품이 제때 들어오지 않는다는 점도 있다. 중국 업체에 부품을 요청하면 중국 업체는 최소주문 수량이 1000개라면서 한 번에 5000만원어치를 주문하라고 한다. 부품이 소량으로 필요하다면 수급 자체를 할 수 없는 구조다.

문제는 또 있다. 품질 불량이 발생했을 때 설계 변경 등 후속조처가 필수적인데 중국 업체들은 '팔면 끝'이라는 행태를 보인다. 중국 업체들 입장에서 우리나라 시장은 메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을 통해 들여온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국내 업체 주도로 대응을 하긴 한다. 그럼에도 빠르면 3개월, 늦으면 6개월 이상 걸린다.

-품질과 문제발생시 즉각 대응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650만원이라는 가격은 높지 않나. 후속 모델인 GS-110 경우 100만원 정도 낮아진다지만 그래도 라이더들이 구매하기엔 비싸 보인다.
▶가격 부분은 회사도 고민이 많다. 국산화율에 비례해 가격이 높아지면서 중국산 대비 100만~150만원 차이가 난다.

다만 리스 프로그램으로 돌리면 일일 약 2000원 정도 차이다. 그 정도 차이면 품질이 우선이라고 판단한다.

중국산 전기스쿠터는 일주일에 한번 고장이 나고 자사 제품은 한 달에 한번 고장이 난다면 라이더들은 예외없이 자사 제품을 선택할 것이라고 판단한다. 라이더들은 1000원·2000원보다는 매일 불편함 없이 달려 돈을 많을 버는 것이 중요하다.

대동모빌리티 'GS-100' 배터리 장착부(왼쪽)와  좌석 하단 수납공간 모습 ©News1 김민석 기자
대동모빌리티 'GS-100' 배터리 장착부(왼쪽)와  좌석 하단 수납공간 모습 ©News1 김민석 기자

-GS-100의 1회 완충시 주행거리는.
▶완충시 40~50㎞ 정도 간다. GS-100을 타는 라이더들에게 물어보면 BSS가 눈에 보일 때 마다 배터리를 교체한다고 한다. 사실 완충시 주행거리가 짧은 게 가장 큰 단점이다. 한 번에 100㎞씩 달릴 수 있었다면 정부 보조금 정책 등으로 탄력을 받아 더 잘 팔렸을 것이다.

-기술적으로 완충시 주행거리를 늘릴 순 없나.
▶완충시 주행거리 늘리려면 배터리 용량을 늘려야 하는데 크기를 키울 수 없는 스쿠터라는 한계점 때문에 안 된다.

1회 완충시 100㎞를 가는 스쿠터가 있긴 한데 해당 제품 배터리 1개 무게는 15㎏다. 12㎏를 넘어가면 운행 안전에 위협이 된다.

GS-100 배터리 1개 무게는 10㎏으로 성인 남자가 들었을 때 생각보다 무겁다. 오토바이·스쿠터는 자동차처럼 배터리를 욱여넣어 주행거리를 늘릴 수 없다.

GS-100은 라이더들이 가장 선호하는 사이즈다. 차량과 차량 사이를 지나갈 수 있는 최소 폭을 맞췄다.

폭이 넓어지고 무거워지면 차량과 차량 사이를 지나가다가 긁는 등의 사고를 낼 가능성이 높아진다.

반면 현재 사이즈보다 작으면 차량이 지나가며 발생하는 바람에 영향을 받는 등 안전에 치명적인 문제가 생긴다.

완충시 주행거리에 한계가 있다보니 결국 BSS 보급이 관건이다. 전국에 BSS가 1만대 깔리면 전기스쿠터가 적어도 5만대 이상 팔릴 것으로 본다.

-GS100에 들어간 텔레매틱스 관제시스템은 대동모빌리티의 다른 제품들에도 적용되나.
▶연계 플랫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시작은 전기스쿠터지만 앞으로 'e-LSV'나 'e-트럭' 등에도 장착할 예정이다.

대동엔 농업농기계 커넥트앱과 모빌리티 커넥트앱 두 가지가 있다. 농업농기계 커넥트앱은 대동의 플랫폼 사업을 통합하는 앱으로 발전시키고 모빌리티 커넥트앱은 현재는 라이더들이 주로 사용하지만 앞으로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할 것이다.

-텔레매틱스 장점은.
▶기존 내연 오토바이는 난폭운전을 통제하거나 관리할 수가 없었다. 우리 전기스쿠터 GS-100은 텔레매틱스를 내장해 난폭운전을 관리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

당장 이런 장점들이 부각 못 받고 있지만 GS-100이 많이 팔리면 배달 도중 교통사고가 획기적으로 줄 것이다. 라이더에 대한 인식 개선에도 도움을 줘 새로운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기대한다. 보험사와 협업해 보험료 인하 등을 통한 차별화도 가능할 것이다.

-대동그룹 전체에서 대동모빌리티의 매출 비중 목표는.
▶올해 매출 비중은 7~8% 정도로 10%가 안 된다. 내년 매출비중 목표는 15~20%다. 2026년~2027년 되면 대동모빌리티가 그룹 매출의 과반을 차지하게 되지 않을까 한다.

-대동모빌리티의 기업공개(IPO) 계획은.
▶3년 내인 2026년 이전에 상장한다는 목표다.


ideae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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