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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온·상압 초전도체' 개발 주장…과학계 "검증이 우선, 신중해야"

"샘플 상온 초전도성 측정해야"…한국초전도저온학회 검증위원회 구성

(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2023-08-02 16:28 송고 | 2023-08-02 16:48 최종수정
LK-99의 초전도체 특성을 주장한 영상 캡쳐 (사이언스 캐스트(Science Cast)의 김현탁 계정에 올라온 영상 갈무리) 2023.08.02 /뉴스1
LK-99의 초전도체 특성을 주장한 영상 캡쳐 (사이언스 캐스트(Science Cast)의 김현탁 계정에 올라온 영상 갈무리) 2023.08.02 /뉴스1

한국 연구진인 퀀텀에너지연구소가 상온·상압 초전도체를 개발했다는 주장을 내놓으며 국내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학계에서는 재현 실험을 통한 검증을 진행 중이다.

2일 과학계에 따르면 상온·상압 초전도체 논란은 지난달 22일 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 아카이브(arXiv)에 두 편의 논문이 올라오며 시작됐다.
학계에서는 arXiv에 올라오는 논문은 검증을 거치지 않아 질과 진위를 판단할 수 없지만 학계의 최신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수단으로 여기고 있다.

이번 논문은 동료 과학자의 검증을 거친 정식 논문은 아니다.

이 논문에서는 구리와 납, 인산구리 등으로 구성된 아파타이트(apatite) 구조의 'LK-99'라는 물질이 상온·상압 조건에서 초전도성을 보인다고 주장했다.
초전도성은 특정한 조건에서 저항이 0이 되는 물질의 특징이다. 지금까지 연구된 초전도체는 극저온이나 매우 큰 압력 조건에서 초전도성이 나타났다.

따라서 초전도체를 활용하는 자기공명영상(MRI)이나 핵융합 실험 설비 등은 냉각 시설에 유지비를 투입 중이다. 또 초전도체를 활용하면 저항이 없는 특성 때문에 전력 수송 과정에서 생기는 전력 손실을 줄일 수도 있다.

에너지 문제 등 인류의 현안을 해결할 수 있기에 많은 과학자가 상온·상압에서 쉽게 쓸 수 있는 초전도체 연구에 뛰어들고 있다.

무궁무진한 초전도체의 가능성 때문에 LK-99의 상온 초전도성 주장이 제기되자 과학계 및 세간의 관심이 모아졌다.

학계에서는 논문의 일부 데이터가 충분하지는 않다는 평가를 하면서도 종종 새로운 돌파구가 튀어나오기도 하는 만큼 재현 실험으로 진위를 판별하는 작업에 나섰다.

학술지 사이언스에 따르면 미국 아르곤 국립연구소에서 재현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1일(한국시간)에는 미국 로런스 버클리 국립 연구소의 연구자가 LK-99의 구조를 이론적으로 분석한 결과를 arXiv에 공개했다. 같은 날 중국 화중과학기술대학교 재료공학부 연구팀은 LK-99 결정을 합성해 자기적 특성을 확인했다는 주장을 영상으로 펼쳤다.

다만 이런 재현 실험은 저항이 0이 되는 초전도성의 직접 증거는 아니어서 추가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2일 오후 3시를 기준으로 LK-99의 초전도성을 직접 증명한 공신력 있는 데이터는 공개되지 않았다.

한국초전도저온학회는 이를 고려해 검증위원회를 구성한다는 방침이다. 학회는 "현재 발표된 데이터와 공개된 영상을 기반으로 판단할 때 논문과 영상 물질이 상온 초전도체라고 할 수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검증위원회는 LK-99 시료를 제공받아 검증에 나설 예정이다. 샘플이 있으면 검증에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증권가 및 암호화폐 업계 등에서는 관련 테마주, 코인이 등장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상온 초전도체 진위가 가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민감하게 반응하는 투자시장 움직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seungjun24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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