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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中 대신 성장성 韓…글로벌 반도체 장비업체 몰려온다

ASML·램리서치·TEL 등 글로벌 유력 기업들 연구센터 등 국내 투자 줄이어
경기도 거점으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협력 관계 구축 전망

(서울=뉴스1) 강태우 기자 | 2023-05-24 11:09 송고 | 2023-05-24 11:32 최종수정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글로벌 주요 반도체 장비 업체들의 '한국 러시'가 지속하고 있다. 미국의 대중 반도체 제재로 커진 '중국 리스크'는 덜고,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 등 국내 반도체 기업과의 '파트너십'은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회사 ASM은 이날 오전 경기 화성시 동탄에서 두 번째 제조연구혁신센터 기공식을 열었다. ASM은 첨단 반도체 제조에 사용되는 원자층증착(ALD) 장비 분야의 세계 1위 업체다. 한국은 ALD 종류 중 하나인 플라즈마 원자층증착(PEALD) 제품을 연구·생산하는 ASM의 핵심 거점이다.
벤자민 로 ASM CEO(최고경영자)는 전날(23일) 국내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은 ASM에 있어 아주 중요한 시장"이라며 "한국은 유일하게 PEALD를 생산하는 곳으로 그 수요가 늘고 있어 (제2 제조연구혁신센터) 추가 증설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생산 역량 확대를 위한 투자를 지속하고,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의 긴밀한 협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ASM뿐 아니라 미국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AMAT), KLA, 램리서치와 네덜란드 ASML 등도 동탄과 용인 등을 중심으로 국내 투자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들은 글로벌 반도체 장비시장에서 6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한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업체들이 국내 투자 확대에 나서는 데 대해 국내 반도체 산업의 성장성 등 투자 가치 외에도 중국 사업 및 투자 부담을 덜기 위한 차원도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10월 자국에서 생산된, 첨단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장비의 중국 수출을 사실상 금지하는 규정을 발표했다. 

전공정 장비 분야 1위인 AMAT는 경기도 일대에 메모리 장비 R&D(연구개발) 센터 건설을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반도체 식각 장비 부문 전 세계 점유율 1위인 램리서치는 작년 4월 경기 용인 지곡산업단지에 R&D 시설을 개소했다. 2021년에는 화성에 제3공장을 설립했다. 미국 KLA 역시 한국 내 R&D와 사무조직 규모를 지속적으로 늘리는 중이다.

일본 장비사들도 국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도쿄일렉트론(TEL)은 작년 2000억원을 투자해 기존 R&D 시설을 증축하기로 했다. TEL은 노광 공정에 필수적인 트랙 설비 분야 세계 1위다. 이 밖에도 일본 반도체 열처리 장비 업체인 고쿠사이일렉트론과 반도체 식각·측정 장비를 만드는 히타치하이테크도 한국 공장과 R&D 시설을 확대할 예정이다.

2024년 12월 완공 예정인 ASML 화성 뉴 캠퍼스(왼쪽부터 오피스동, 산업설비동) 가상 이미지. (ASML 제공)
2024년 12월 완공 예정인 ASML 화성 뉴 캠퍼스(왼쪽부터 오피스동, 산업설비동) 가상 이미지. (ASML 제공)

EUV(극자외선) 노광장비를 독점 생산해 '슈퍼을(乙)'로 불리는 ASML도 동탄 1만6000㎡ 부지에 2400억원을 투자해 EUV 관련 부품 등의 재제조시설, 트레이닝 센터가 들어서는 뉴 캠퍼스를 조성한다. 내년 12월 완공이 목표다. 최근에는 최근 용인시에 있는 서플러스글로벌 반도체 장비 클러스터 내에 EUV 라이브 모듈을 갖춘 글로벌 트레이닝 센터도 열었다.

지난해 11월 방한한 피터 베닝크 ASML CEO는 뉴 캠퍼스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과의 협업 관계는 물론 국내 반도체 생태계도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투자는) 단지 시작일 뿐"이라며 향후 투자 확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 같은 글로벌 반도체 장비 업체들의 국내 투자는 자사의 연구개발·생산 역량을 키우는 동시에 국내 반도체 인재 양성, 일자리 창출, 협력사 동반 성장, 지역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기존 반도체 사업장은 물론 향후 반도체 클러스터가 완성될 경기도를 거점으로 국내 반도체 기업과의 협력도 원활하게 이뤄질 전망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재작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글로벌 장비사들이 계속해서 한국을 찾고 있다"며 "중국 리스크 영향을 비롯해 반도체 장비에 대한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다는 점도 작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국내 반도체 기업들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커뮤니케이션하고, 장비를 공급하기 위해 한국 시장 투자는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burni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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