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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그너 수장, 푸틴 노린다?…러 제2야당과 밀착 행보 주목

병력 파견으로 활약하며 러 내에서 세력 구축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2023-04-12 14:56 송고
6일(현지시간) 와그너그룹의 최고 경영자(CEO)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러시아 남부 그라스노다르 지역의 고랴치클류치에 마련된 와그너 용병들의 공동묘지를 방문했다. © AFP=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6일(현지시간) 와그너그룹의 최고 경영자(CEO)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러시아 남부 그라스노다르 지역의 고랴치클류치에 마련된 와그너 용병들의 공동묘지를 방문했다. © AFP=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와그너 그룹의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러시아 제2야당의 최대 지부를 노리며 정치적 야심을 드러내고 있다. 프리고진이 우크라이나 전장에 병력을 지원하며 러시아 내에서 자신의 세력을 구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는데, 이러한 관측에 보다 힘을 실어주는 정황 증거가 나오면서다.

11일(현지시간) 러시아 최대 독립매체인 메두자는 "프리고진의 정치적 열망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라며 "그는 직접 출마를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처음부터 새로운 정당을 만드는 대신 기존 정당의 주요 거점을 장악하기를 희망한다"고 보도했다.
지난해부터 프리고진이 정치적 영향력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왔으나, 최근 제2야당인 '정의러시아당'의 상트페테르부르크 지부를 이끌었던 마리나 시시키나가 사임하며 프리고진이 자신의 야망을 본격화하려 한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시시키나는 사임 두 달 전 "정의러시아당의 당수 세르게이 미로노프가 프리고진과 가까워지는 것에 반대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미로노프 당수는 "프리고진은 정치적 야망이 없다. 우리 사이에 합의도, 공동 정치 프로젝트도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크렘린과 상트페테르부르크 지부의 소식통은 "프리고진은 상트페테르부르크 지부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며 "알렉산드르 베글로프 상트페테르부르크 시장과의 경쟁에 이 지부를 사용할 수 있다"고 메두자에 전했다.

베글로프 시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오랜 동지다. 또 상트페테르부르크 지부는 정의러시아당이 가장 공들이는 거점이기도 하다.

프리고진은 베글로프 시장을 향해 "베글로프 같은 사람은 조만간 우리 사회에서 벌레처럼 뭉개질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전쟁연구소(ISW)는 미로노프 당수가 프리고진과 와그너 그룹을 대신해 연설했으며 이것이 크렘린 내에서 더 많은 분열을 촉발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 역시 지난 1월 가장 급진적인 정치인들과 사업가들이 프리고진의 편에 서기 시작해, 프리고진의 정치적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전까지 푸틴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하던 체첸의 지도자 람잔 카디로프는 현재 프리고진에게 보고하고 있으며, 러시아 보수 채널인 차르그라드 TV를 소유한 사업가 콘스탄틴 말로페예프와 푸틴 대통령의 정신적 지도자로 여겨지던 알렉산드르 두긴도 프리고진을 칭찬하고 나섰다.

NYT는 "이것은 가까운 장래에 프리고진이 대통령에 도전할 수 있고, 푸틴 대통령이 더 이상 프리고진에게 반대하지 못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고 부연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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