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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스미스 폭행 언급→'친중 발언' 견자단 등장…이모저모 [95회 아카데미]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정유진 기자 | 2023-03-13 12:52 송고 | 2023-03-13 14:38 최종수정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 진행을 맡은 지미 키멜 © AFP=뉴스1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 진행을 맡은 지미 키멜 © AFP=뉴스1

지난해 논란이 된 할리우드 배우 윌 스미스의 크리스 록 폭행 사건이 다시 소환되고, '친중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인 홍콩 배우 전쯔단(견자단)이 예정대로 시상식에 등장하는 등 올해도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은 많은 볼거리를 선사했다.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13일 오전(한국시간, 현지시간 12일 오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돌비극장에서 열린 가운데, 진행은 미국 유명 방송인 지미 키멜이 맡았다. 이날 시상식은 량츠쭝(양자경)의 아시아 최초 여우주연상을 포함해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가 총 7관왕을 차지했다.
이날 시상식은 오프닝부터 뜨거웠다. 지미 키멜은 지난해 3월 열린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벌어진 윌 스미스의 크리스 록 폭행 사건을 언급하며 다시금 이 사건을 짚고 넘어갔다.

◇ 진행자 지미 키멜, 지난해 윌 스미스 폭행 사건 언급

키멜은 이날 "우리는 당신이 재미있고 안전하다고 느끼기를 원하며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안전하다고 느끼길 바란다"며 "이 극장에서 폭력 행위를 저지르는 사람이 있으면, 최고의 주연상을 수상하고 19분간 긴 연설을 허용하겠다"며 농담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진지하게, 아카데미에는 위기 (대응) 팀이 있다"며 "쇼 중에 예측할 수 없거나 폭력적인 일이 발생하면 거기에 앉아서 아무것도 하지 마라"고 했다. 그러면서 "만약 여러분 중 누군가가 농담에 화가 나도, 내게 오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며 "여러분들을 막는 분들이 있다, 당신은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앤 원스'에서 액션 연기를 한) 량쯔충(양자경)을 상대해야 하고, 만달로리안과 스파이더맨도 상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윌 스미스는 지난해 3월27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다큐멘터리 시상자로 무대에 오른 크리스 록이 자신의 아내인 제이다 핀켓 스미스의 탈모증을 언급하며 "'지. 아이. 제인2'를 어서 보고 싶다"라고 농담을 하자 화를 참지 못하고 무대에 난입해 크리스 록의 뺨을 내리쳤다. 그는 자리에 돌아와서도 분노를 삭이지 못하고 욕설을 했고, 크리스 록은 "'지. 아이. 제인' 영화에서 비롯된 농담이었는데 역사상 최고의 밤을 지금 만들어주셨다"고 말한 뒤 시상을 이어갔다.

이후 논란이 더욱 커지자 윌 스미스는 그해 4월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cademy of Motion Picture Arts and Sciences, AMPAS) 회원 자격을 자진 반납하겠다는 의사가 담긴 성명을 내고, 사과 영상을 게재한 바 있다. 아카데미는 윌 스미스의 회원 자격을 취소하고, 10년간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하는 것을 금지했다.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한 전쯔단 © AFP=뉴스1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한 전쯔단 © AFP=뉴스1
◇ '친중 발언 논란' 견자단, 무대 등장

2019년 홍콩의 민주화 시위를 두고 "시위가 아닌 폭동"이라며 친중(親中) 발언을 해 논란의 중심에 섰던 홍콩 배우 전쯔단 역시 이날 시상식 무대에 예정대로 섰다.

전쯔단은 이날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의 OST '디스 이즈 어 라이프'(This is a Life) 축하 공연 직전 무대에 등장했다. 그는 "매일 우리는 새로운 선택을 마주하고 어느 길을 가야할지 알기 어렵다, 이번 곡은 어디로 갈지 알기 위해서 멀티버스로 점프를 하거나 또는 모든 멀티버스를 경험할 필요없다는 걸 알려준다, 그저 즐기기만 하면 된다"면서 영화의 OST를 소개했다.

앞서 전쯔단은 영국 잡지 GQ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을 '100% 중국인'이라고 표현하며 홍콩의 민주화 시위에 대해 "홍콩의 송환법 반대 소요는 시위가 아니라 폭동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어떻게 바꿀지에 대해 이야기하지는 않겠다, 많은 이들이 내 발언을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나는 내 경험을 바탕으로 말한 것"이라고도 말해 홍콩에서 논란이 됐다. 홍콩 일부 시민들은 전쯔단의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초청 철회를 요구하는 청원운동을 펼쳤으나, 예정대로 이날 시상식에 등장했다.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OST '리프트 미 업'을 부르는 팝 가수 리아나 © AFP=뉴스1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OST '리프트 미 업'을 부르는 팝 가수 리아나 © AFP=뉴스1
◇ '둘째 임신' 리아나, 열창 눈길

팝가수 리아나는 둘째를 임신한 상태로 영화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OST인 '리프트 미 업'(LIFT ME UP)을 열창해 눈길을 끌었다. 췌장암 투병 중 세상을 떠난 블랙 팬서의 채드윅 보즈먼을 추모하는 내용으로, 연출을 맡은 라이언 쿠글러와 리아나가 곡 작업에 참여한 이 곡은 주제가상 후보에도 올라왔다.

영화에 출연했던 다나이 구리라는 리아나의 무대를 소개하며 "채드윅 보즈먼을 향한 헌정곡을 썼다"라며 "채드윅의 강력한 예술성과 인간성은 우리 가슴에 지울 수 없는 걸 남겼다, 그는 희망을 잘 보여주고 우리를 보호할 자로 선택됐다, 그의 유산은 미래 세대를 위해 살아 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영화 속) 와칸다어로 말씀드리겠다, '왕이시여, 감사하다'"라고 덧붙여 감동을 자아냈다.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다큐멘터리상을 수상한 '나발니' 팀 © AFP=뉴스1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다큐멘터리상을 수상한 '나발니' 팀 © AFP=뉴스1
◇ 푸틴 정적 다룬 '나발니' 측, 인상적인 수상 소감

장편다큐멘터리상을 수상한 '나발니'도 인상 깊은 소감을 남겼다. 이 작품은 푸틴 대통령의 정적인 러시아의 젊은 정치인 알렉세이 나발니의 독살 시도 스캔들을 다루는 충격적인 다큐멘터리다.

나발비는 러시아에 몇 안 되는 야권 정치인이자 반 정권 평론가다. 앞서 2020년 8월 러시아 시베리아에서 모스크바로 비행하던 여객기에서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여 독일에서 치료를 받다 이듬해 1월 러시아 당국에 체포됐다. 현재는 사기·법정 모독 등의 혐의로 징역 11년 6개월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다.

2021년 1월 영상을 통해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흑해 연안에 총 13억달러(약 1조6000억원)를 들여 초호화 비밀궁전을 지었다는 의혹을 폭로한 바 있다. 폭로 영상은 체포를 앞두고 병원에서 녹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메가폰을 잡은 다니엘 로허 감독은 이날 무대에서 "나발니, 세상은 우리 모두에게 전하는 당신의 중요한 메시지를 잊지 않는다"며 "우리는 독재자와 권위주의가 고개를 드는 곳마다 반대하는 것을 두려워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나발니의 아내도 "남편은 단순히 진실을 말했다는 이유로 감옥에 있다, 민주주의를 수호했다는 이유로"라며 "나는 당신이 자유롭고, 우리나라가 자유로울 날을 꿈꾼다"고 소감을 밝혔다.


seung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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