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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륙 지진 40% 충청 집중…기후변화에 지진 가능성도 커져

2.0 미만 지진도 경북 이어 가장 많아…지난해 특히 집중
충청·수도권 취약성 높아…서울, 4채 중 1채만 내진설계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2023-02-19 08:30 송고 | 2023-03-02 17:15 최종수정
약 200년 만에 규모 7 이상의 지진이 발생한 튀르키예 하타이 일대.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약 200년 만에 규모 7 이상의 지진이 발생한 튀르키예 하타이 일대.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지난해 충청권에서 규모 2.0 이상의 지진이 9번이나 발생하며 연평균 발생 건수를 크게 웃돌았다. 튀르키예에 남부에 규모 7 이상의 지진이 약 200년 만에 발생하며 전세계적으로 지진에 대한 경각심이 커진 가운데 충청과 수도권도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기상청이 발간한 '2022 지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한반도에서 발생한 규모 2.0 이상의 지진 77건 중 9건이 내륙 중심인 충청권에서 발생했다. 북한(20건)과 해역(36건)을 제외한 내륙에서 발생한 지진은 총 21건인데 그중 42.9%(9건)가 충남과 충북에서 발생한 것이다. 포항 지진이 발생했던 경북이 7건으로 뒤를 이었고, 경남과 전남 각 2건, 인천 1건이었다.  
규모 2.0 미만의 미소지진 708건 중에서도 대구·경북(182건)을 제외하면 충남·대전·세종(66건)과 충북(52건)에서 발생한 지진이 다른 지역과 비교해 월등하게 많았다. 전남에서는 31건의 미소지진이 관측됐고, 강원 29건, 전북 23건, 경남 22건, 수도권 17건 등이었다. 

직전인 2021년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2021년에는 규모 2.0 이상의 지진 70건 중 단 1건만 충청지역에서 발생했다. 충남은 2021년 0건에서 지난해 4건으로 지진 횟수도 전국에서 가장 많이 늘었다. 경북은 3건, 인천과 경기는 각각 1건씩 늘었고, 경남과 전북은 오히려 5건씩 줄었다.

디지털 지진계가 전국에 도입된 1999년 이후 관측 평균도 크게 웃돌았다. 지난해 충남(4건)과 충북(5회)에서 발생한 지진은 지역 평균(충남 2.6회, 충북 1.3회)보다 각각 1.4회, 3.7회 많다. 대구·경북의 지난해 지진(7회)이 평균(20.1회)에 한참 못미친 것과는 대조적이다.
지진은 판과 판 사이에 축적된 에너지가 한꺼번에 터지는 것이기 때문에 특별한 주기성은 없다. 다만 지진이 발생할 수 있는 판의 경계부에 오랫동안 지진이 없다가 발생한 경우 향후 추가적인 지진을 부를 수 있기 때문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2021년 2월 일본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발생했던 규모 7.3 지진이 2011년 3월 발생했던 규모 9.1의 동일본대지진 여진으로 추정되는 것처럼 뒤이은 지진이 앞의 지진의 영향을 받거나 앞선 지진이 뒤따를 지진의 선발대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충청권 지진이 더 우려되는 것은 이 지역이 가진 취약성 때문이다. 황희연 충북대 도시공학과 교수팀(전 LH 토지주택연구원장)이 청주를 사례로 쓴 '지진에 대한 재해위험도 평가 모형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이 지역 내 구 시가지는 상업지역이 밀집된 지역으로 재해에 취약한 곳이 많았다. 지진에 따른 화재 위험도, 건물 붕괴 위험도, 대피 위험도, 가스 폭발 위험도 등이 높았고 대피를 위한 안전 공간도 부족했다.

기상청 국가지진화산종합상황실. (기상청 제공) 
기상청 국가지진화산종합상황실. (기상청 제공) 

서울도 안전하지 않다. 과거 자료를 살펴보면 중종 13년인 1518년 7월 서울에서 최소 규모 6.0 이상으로 추정되는 지진이 발생한 적 있다. 광해군 5년인 1613년에도 서울에서 지진이 발생해 담과 집이 흔들렸다는 기록이 있다.

그러나 송도호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장이 서울시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시내 내진 설계 대상인 2층 또는 200㎡ 이상 주택 총 48만6828동 가운데 내진 설계가 이뤄진 건물은 23.8%(11만5824동)에 그쳤다.

그간 지진이 잦아들던 지역의 지진 가능성은 기후변화가 심화되면서 함께 증가하고 있다. 기후변화센터는 판 경계에 지하수의 압력이 증가할 경우 암석을 약화하고, 지하수가 단층면 사이의 윤활 역할을 하면서 지진을 촉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앞서 미국 지질조사국(USGS)이 1969년부터 5년간 실험을 통해 확인한 것이다.

기후변화센터 관계자는 "기후변화에 따른 기상 이변으로 폭우가 오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지하수 양의 차이가 많이 나는 경우가 잦아지면서 지진 발생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c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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