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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억 타운하우스 '하자'에도 양주시 사용승인…주민들 '분통'

시공사 "공사 지연됐을 뿐 구조적인 문제 없다"
소방시설 부재에 벽·바닥 수평 안 맞는 등 곳곳 하자

(양주=뉴스1) 양희문 기자 | 2023-02-16 06:12 송고 | 2023-02-16 15:16 최종수정
‘월드메르디앙 양주 옥정 라피네트 더 테라스' 조감도.
‘월드메르디앙 양주 옥정 라피네트 더 테라스' 조감도.

경기 양주시의 한 타운하우스가 '편법 분양' 논란에 휩싸였다. 안전시설 규제가 까다로운 주택법 대신 건축법을 적용받기 위해 1개 단지를 5개로 쪼개 건축허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양주시도 사용승인 허가를 내주면서 입주 예정자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15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양주시 옥정신도시 ‘월드메르디앙 양주 옥정 라피네트 더 테라스’는 2021년 4월 한 단지가 아닌 50가구 미만의 5개 필지로 쪼개 건축허가를 받았다. 50가구 미만 단지는 건축법이 적용되는데, 이럴 경우 지자체의 품질검수나 사전예비점검, 소방 시설 설치 등 여러 의무 점검 대상에서 제외된다.
입주 예정자들은 안전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 주택법에 따라 시공됐으면 옥내소화전, 스프링클러, 물 분무 소화설비 등 소화용수 설비가 필수로 들어가지만, 건축법을 적용받은 탓에 기본적인 소방시설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하자도 불만이다. 입주 예정자들은 지난해 12월 사전 점검을 통해 공개된 집 상태를 보고 깜짝 놀랐다. 방문이 전등에 걸리는가 하면, 세탁실에는 수도꼭지와 배수구조차 없었다. 벽과 바닥도 수직과 수평이 불량했다. 2층 거실 창에는 난간도 설치가 안 돼 문 열면 2층 높이로 추락할 가능성도 있었다.

이에 입주 예정자들은 불안감을 호소하며 양주시에 사용승인을 내주지 말라는 민원을 냈다. 시는 지난해 12월16일 공사 현장을 방문, 미비한 부분이 많다고 보고 사용승인을 보류하고 도로점용, 배수준공 등 허가 조건을 이행하라고 시공사와 시행사 측에 알렸다. 또 같은 달 23일 경기도 주택품질점검 위원과 함께 현장을 찾아 특별점검도 실시했다.
하지만 결국 지난 6일 사용승인 허가가 났다. 시공사 측이 시가 요구한 이행 조건을 모두 충족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사용승인이 떨어지게 되면 무조건 입주를 해야 하는데, 이때부턴 시행사와 건설사가 ‘을’에서 ‘갑’의 위치가 된다. 이 단지는 15일부터 입주가 시작됐다.

양주시 관계자는 “전문가들과 함께 한 특별점검 결과 구조적 문제는 없었고, 품질적으로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며 “입주민의 마음은 이해되고 안타까운 부분이 크지만 사용승인을 계속 미룰 수 없었다”고 말했다.

입주 예정자들은 시의 결정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수평과 수직이 맞지 않는 등 구조적으로 위험이 상당했음에도 시가 사용승인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시 홈페이지와 국회동의청원에 관련 글을 올리며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양주시민 안모씨(43)는 “2023년에 발생한 일이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 주민들의 안전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사용승인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며 “양주시가 진정으로 시민을 위한 행정을 하는지 의문이다. 기가 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공사 측은 “애초 나누어져 있는 단독주택 용지를 LH로부터 분양받은 것이기 때문에 쪼개기라고 할 수 없다”며 “이 때문에 주택법이 아닌 건축법이 적용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12월 초 사전점검 당시 공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어서 미흡한 부분이 있었는데 지금은 모든 부분에 대한 수정이 완료됐다. 구조적으로 문제가 없다”며 “소방시설이 미비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전 세대에 소화기를 배치해 민원을 해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라피네트 더 테라스는 188가구 규모의 블록형 단독주택이다. 지난해 12월 준공과 입주가 예정됐다. 분양가는 6억5000만~7억3000만원 사이다.


yhm9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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