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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확인 '뇌 먹는 아메바'는…"수영하다 코로 침입, 치명률 97%"

태국 4개월 체류한 50대 남성, 귀국 직후 아메바성 뇌수막염 사망
전세계 수백명 감염 보고…국내서도 과거 '존재 가능성' 보고된 적 있어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2022-12-26 11:06 송고 | 2022-12-26 11:34 최종수정
파울러자유아메바 생활사(출처 미국질병예방센터(CDC), 질병관리청 제공)
파울러자유아메바 생활사(출처 미국질병예방센터(CDC), 질병관리청 제공)

26일 국내 처음으로 '파울러자유아메바'(Naegleria fowleri, 네글레리아 파울러리) 감염 사망자가 확인되면서 질환에 대한 우려 수위가 높아질 전망이다. 

파울러자유아메바는 이른바 '뇌 먹는 아메바'로 불리는 원충으로 질병관리청은 "세계적으로 감염사례는 드물지만 감염 후 증상 진행이 빠르고 치명적"이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질병청에 따르면 파울러자유아메바는 전 세계 호수, 강과 온천 등 민물과 토양에서 발견되며 따뜻한 환경을 좋아하는 자유 생활 아메바의 일종이다. 치명적인 아메바성 뇌수막염을 일으켜 사망에 이르게 하는 병원성이 매우 높은 원충이다.
주로 호수나 강에서 수영·레저활동 중 감염이 이뤄지며 코를 통해 후각신경을 따라 뇌로 이동하기도 한다. 질병청은 "감염 위험은 높지 않은데, 수영을 통한 감염 사례가 가장 많다"며 "여름철 수온이 많이 올라가 있을 때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종교적 목적 또는 비염 치료에 많이 사용하는 코 세척기를 통해 아메바에 오염된 깨끗하지 않은 물을 사용할 때도 감염될 수 있다. 사람 간 전파는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잠복기는 짧게는 2~3일, 길게는 7~15일로 초기에는 두통, 정신 혼미, 후각 및 상기도 증상이 나타났다가 점차 심한 두통과 발열, 구토와 경부 경직이 이어진다.

감염이 최초로 보고된 것은 1937년으로 미국 버지니아 감염자 조직에서 첫 사례가 나왔다. 이후 2018년까지 전 세계에서 감염에 의한 원발성 아메바 뇌염 사례는 총 381건이다. 

미국에서는 1962년부터 2021년까지 총 154건의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 그중 150명이 사망해 치명률은 97%에 달한다. 

아시아에서는 파키스탄 41건, 인도 26건, 중국 6건, 일본 2건 등의 사례가 확인됐다. 태국의 경우 지난해 1건을 포함해 지난 40년간 외국인 여행자 등 총 17건의 감염 사례가 확인됐다. 태국 중부 지역 43.8%, 북동부 31.3%, 동부 25% 순으로 많이 발생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번 사례가 처음으로 확인됐는데, 비슷한 아메바성 뇌수막염 사례로는 '가시아메바'와 '발라무시아' 감염에 의한 사망이 보고된 바 있다. 

다만 우리나라에서도 파울러자유아메바 존재 가능성이 보고된 적이 있다. 2017년 전국 상수원 조사 당시 52개 중 6개 지점에서 파울러자유아메바 유전자가 검출돼 유관기관과 협조해 환경수에서 파울러자유아메바 발생 조사를 검토하고 있다. 

한편, 이번 환자는 태국에서 4개월간 체류한 50대 남성으로 지난 10일 귀국 당일부터 뇌수막염 증상이 시작돼 이튿날인 11일 응급실로 이송됐고 10일 후인 지난 21일 숨졌다.

질병청은 아메바성 뇌염 원인 병원체 3종류의 원충에 대해 유전자 검사를 해 파울러자유아메바 유전자를 검출했다. 

태국 체류시 감염됐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질병청은 "역학조사를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사망자의 감염 추정 경로는 현재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파울러자유아메바 발생이 보고된 지역 여행 시 수영 및 레저활동을 삼가고 깨끗한 물을 사용하는 등 각별히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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