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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 스타필드 옆에 소각장이?…덴마크엔 스키장·암벽장도

기피시설→기대시설로…소각시설 지하화·지상부 '랜드마크'로
쓰레기 옮기는 과정 보면서 식사·음주…굴뚝 레스토랑 명소화

(서울=뉴스1) 정연주 기자 | 2022-09-10 07:30 송고
편집자주 서울시가 마포구 상암동 광역 자원회수시설(소각장) 인근 지하에 소각장을 새로 짓겠다고 발표한 이후 후폭풍이 거세다. 음식 배달과 택배가 생활 트렌드로 자리잡으며 배출되는 서울 쓰레기는 하루 3200톤에 달해 현재 시설만으로는 감당 불가능하다. 더욱이 2026년부터 쓰레기 직매립이 법적으로 불가능해지면서 소각장은 선택이 아닌 필수 시설이다. 서울시가 신규 소각장 부지로 마포구를 선정하게 된 배경과 앞으로의 계획을 2회에 걸쳐 짚어본다.
덴마크 코펜하겐의 '아마게르 바케' 전경. (서울시청 제공) @News1
덴마크 코펜하겐의 '아마게르 바케' 전경. (서울시청 제공) @News1

쓰레기 처리는 전 세계적인 문제다. 쓰레기 처리 방법으론 매립과 소각이 있는데, 소각이 가장 효과적이다.

환경 선진국들은 쓰레기 매립률을 최대한 낮추고 소각률을 높여 환경 부담을 줄이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 매립률은 여전히 높은 편이다. 소각률을 높이려면 소각장을 늘려야 하는데, 문제는 기피시설로 인식되는 소각장을 반길 지역이 없다는 점이다.

해법은 기피시설을 '기대시설'화하는 발상의 전환에서 나왔다. 소각장을 지하화 등으로 눈에 띄지 않게 하고 그 지상부의 경우 각종 편의시설을 갖춘 명소로 조성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서울시는 마포 신규 소각장(자원회수시설) 건립을 앞두고 '기대시설'로 전환에 성공한 국내외 모범사례를 벤치마킹했다.
◇ 하남 스타필드 옆 '유니온파크'

하남 유니온파크는 2014년부터 운영을 시작한 '복합 환경기초시설'로, 하남시 폐기물을 하루 최대 48톤까지 처리할 수 있다.

유니온파크와 인근 주거지역과의 최단 거리는 35m에 불과하다. 또 바로 옆에는 다른 지역 주민도 찾는 복합쇼핑몰 '하남스타필드'가 있다.

유니온파크 지하에는 하수처리시설과 소각장, 음식물 자원화시설, 재활용품선별시설 등이 갖춰져 있다. 

반면 지상에는 물놀이시설과 공원, 테니스장, 전망대(유니온타워) 등 하남시민이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시설이 갖춰져 있다.

지하 시설을 음압 상태로 유지하고 별도 악취 포집 시설도 운영해 쓰레기 차량이 이동하는 새벽 시간 외엔 지상에 폐기물 처리에 따른 악취가 퍼지지 않도록 관리되고 있다.

◇ 덴마크 코펜하겐 '아마게르 바케'…2021년 올해의 세계 건축물 선정

2019년부터 가동된 아마게르 바케는 덴마크 코펜하겐 아마게르섬에 조성된 소각장 겸 열병합발전소다.

지난 2010년 40년 한계수명이 지난 열병합발전소를 대체하기 위한 디자인을 공모했고 소각시설 상부에 덴마크 최초 인공스키장을 조성하는 파격적인 시도가 이뤄졌다.

소각시설 벽면 암벽장과 10개의 다양한 하이킹·달리기 코스도 마련됐다.

10개의 하이킹 코스는 예산을 지원한 10개의 지자체를 상징하도록 스토리텔링을 했으며 관련 대회도 열린다. 그 외 어린이 썰매장 등 여러 시설을 갖췄다.

2021년엔 올해의 세계 건축물로 선정됐다. 현재 주변 16만~18만 가구에 에너지와 난방을 공급하고 있다.

덴마크 다른 소각장인 로스킬레 소각장의 경우 로스킬레 대성당을 형상화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각장'이란 평가를 받았다.

하남시 유니온파크 전경.(하남시 제공) © News1 김평석 기자
하남시 유니온파크 전경.(하남시 제공) © News1 김평석 기자

◇ 일본 '무사시노 클린 센터'…쓰레기 처리 과정 공개

일본 도쿄도 무사시노시 시청 옆에 위치한 소각장은 건물 외관에 숲 이미지를 반영해 미술관에서 전시를 관람하듯 쓰레기 처리 과정을 볼 수 있도록 조성했다.

단순 소각장이 아닌 환경에 대한 정보 제공과 교육기관 역할을 수행한다.

외부인을 차단해 감추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예약 없이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도록 했다.

크레인이 쓰레기를 옮기는 광경을 관람하면서 식사와 음주를 즐길 수 있는 '고미피트 바(쓰레기 구덩이 바)' 등 이벤트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음식물쓰레기 퇴비를 활용한 옥상 텃밭도 운영 중이다.

◇ 대만 '베이터우 소각시설'…굴뚝 레스토랑 관광 명소로

대만 최대 소각장이자 타이페이시 랜드마크로, 쓰레기 소각으로 발생한 에너지 수익금을 주민 복지시설에 투자하고 있다.

높은 굴뚝(160m)을 활용한 전망대와 회전 레스토랑은 관광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레스토랑에선 360도 통유리를 통해 노을이나 자연 풍광을 즐길 수 있다.

내부 수영장의 경우 소각 과정에서 생산되는 열에너지로 온수를 제공하고 있다. 타이페이시 주민들은 수영장을 비롯한 각종 편의시설을 무료로 사용 중이다.

우리나라에도 소각장 굴뚝을 활용한 레스토랑이 있다.

경기도 구리시 랜드마크인 '구리타워'는 일반 타워가 아닌 소각장 굴뚝을 이용한 전망대로, 한강과 아차산 전경 등을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과 미술 전시공간 등이 조성돼 있다.

그밖에 영국의 리즈 소각시설, 오스트리아 슈피텔라우 소각시설, 폴란드 크라쿠프 생활폐기물 발전소, 프랑스 센강변의 이쎄안 소각장, 중국 닝보 밍저우 소각장 등이 모범 사례로 꼽힌다.

2026년 완공 예정인 마포 소각장은 '소각시설 100% 지하화'와 '소각장이라고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의 지상부 랜드마크화'에 방점이 찍혔다. 배출가스 허용기준을 유럽·일본보다 엄격한 10배 수준으로 강화해 무취·무해한 시설로 운영한다.


jy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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