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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암 흑색종, 최적 조직검사 위치 제시…인공지능 시스템 개발

서울성모병원 한주희 교수 연구팀…AI가 가장 좋은 생검 위치 조언
머신러닝 분류기 정확도 91%…"흑색종 조기 진단 도움될 것"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2022-09-05 11:02 송고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한주희 교수(왼쪽)와 박지호 전공의(서울성모병원 제공)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한주희 교수(왼쪽)와 박지호 전공의(서울성모병원 제공) 

서울성모병원 연구진이 치사율이 높은 피부암인 흑색종의 조기진단을 보조하는 인공지능(AI) 기반 조직 생검 부위 추천 시스템을 개발해 이 내용이 국제 학술지에 수록되었다고 병원측이 5일 밝혔다.

악성 흑생종은 다른 장기로 전이 시 5년 생존율이 20% 미만으로 조기 발견이 가장 중요하다. 흑색종의 표준 진단법은 전절제 조직생검이나, 현실적으로 병변을 모두 절제하여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보통 3㎜ 펀치를 이용해 조직의 작은 부위만 떼어내어 검사를 한다. 하지만 부위를 잘못 선택할 경우 흑색종 진단이 늦어져 예후가 악화되는 문제점이 있었다.
현재까지 딥러닝 알고리즘 분석을 활용한 선행 연구는 대부분 악성과 양성을 진단하거나 분류하는데 초점을 맞추었고, 적절한 펀치 조직생검 부위를 제시하여 흑색종 진단을 보조하기 위한 연구는 없었다.

그런데 최근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한주희 교수(교신저자)와 박지호 전공의(제1저자) 연구팀은 흑색종 진단 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조직검사(펀치 조직생검)에 비침습적, 증강 접근 방식을 적용하여 생성적적대신경망(GAN·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에 의해 생성된 이미지를 기반으로 펀치 조직생검 부위를 제안하는 모델을 설계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흑색종 확대경 이미지를 학습한 인공지능이, 환자의 병변 중 펀치 조직생검에 가장 적합한 부위를 제시하여 조직생검 시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고, 검사의 정확도를 높여 흑색종 진단에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서울성모병원의 흑색종과 양성 점의 피부확대경 검사 이미지와 공개 데이터 (HAM10000 흑색종 데이터)를 병합했다. 머신러닝 분류기(classifier)는 이미지가 양성인지 악성인지 결정하도록 훈련되었고, 이미지 생성기(generator)는 'styleGAN2' 알고리즘을 사용하여 육안으로는 흑색종과 유사하지만, 흑색종의 특이적인 특성이 제외된 양성 점 이미지를 생성하도록 훈련되었다.

마지막으로, 잠재적 조직검사 부위를 결정하기 위해 흑색종 입력 이미지를 생성기에서 생성된 이미지와 비교하여 펀치 조직생검에 가장 적합한 부위를 추천하도록 했다. 3명의 피부과 전문의가 조직검사에 가장 적합한 부위를 결정했고, 이 영역을 AI 모델의 권장 조직검사 부위와 비교했다.

분류기의 정확도는 91.05%, 민감도는 49.18%, 특이도는 98.16% , F1 점수(정밀도와 재현율의 조화평균)는 65.53% 이었다.

다음으로 피부과 전문의의 조직생검 추천위치와 AI 모델이 권장하는 조직생검 위치를 비교했다. 즉 전문의가 흑색종 진단을 위해 조직생검 위치로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한 부위(confidence level 1)와 그 다음으로 적합한 조직생검부위(confidence level 2)를 선정하고, AI 모델이 적합하다고 추천한 조직생검 부위와 얼마나 일치하는지 조사하였다. 그 결과 레벨A, 레벨B, 레벨C, 레벨D의 각각 정확도는 58%, 90%, 78%, 98%로 확인되었다.

흑색종은 보통 작은 점으로 시작해 점점 커진다. 새로 발생하거나 기존에 있던 점에서 모양의 비대칭화, 경계 불규칙, 색깔 변화, 크기 증가 (>6㎜) 의 변화가 생기면 반드시 흑색종을 의심해 조직검사를 해야 한다. 광범위한 절제술과 방사선 치료, 면역치료제, 표적치료제 등이 치료법이다. 동양인에게 주로 발생하는 흑색종은 자외선 노출이 적은 손, 발가락, 발바닥에 주로 발생하며, 손발톱에 생기는 경우는 검은 선으로 시작해 점차 넓어지고 주변 피부로 번지는 모습을 보인다.

한주희 교수는 "이 파일럿 연구는 AI를 실제 진료 환경에서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면서 "향후 추가 연구를 통해 AI 모델이 더욱 개선된다면, 조직검사 부위를 정확히 제안하여 흑색종을 조기에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도록 의사결정을 보조하여 결과적으로 흑색종의 예후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 교수는 "피부암은 조직생검 부위가 정확하지 않을 경우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있으며, 비교적 천천히 진행되는 다른 피부암과 달리 흑색종은 치료시기를 놓치면 림프절, 뇌, 뼈, 및 폐 등 다른 장기로 전이 되어 치명적일 수 있다"면서 "특히, 피부과 전문의의 의료 접근성이 낮은 국가에서 인공지능기반 펀치 조직생검 부위 추천 시스템을 활용한다면 흑색종 조기 진단과 치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유럽 피부과 및 성병 학회지'(Journal of the European Academy of Dermatology and Venereology) (IF 9.228) 8월호에 게재되었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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