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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다음은 중동'…이재용의 두번째 행보가 삼성엔지니어링인 까닭

사우디아라비아 최첨단 '네옴시티' 670조 프로젝트 '기회의 땅'
빈 살만 왕세자와 'JY네트워크' 구축…미래성장산업 협력 논의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2022-08-24 16:31 송고 | 2022-08-24 16:49 최종수정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4일 삼성엔지니어링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GEC)를 방문해 사업 현황을 보고 받고 있다. (출처 삼성엔지니어링 직원 SNS)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4일 삼성엔지니어링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GEC)를 방문해 사업 현황을 보고 받고 있다. (출처 삼성엔지니어링 직원 SNS)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15 사면 복권' 이후 두 번째 현장 경영으로 삼성엔지니어링을 택했다.

앞서 기흥 R&D연구 단지 기공식 방문이 반도체 사업의 '초격차'를 유지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면 삼성엔지니어링 방문은 중동 시장 공략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그동안 중동 시장에 공을 들여왔다.
현재 중동은 탈석유 프로젝트를 추구하면서 다양한 사업을 진행 중이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는 서울시의 약 44배에 달하는 스마트시티 '네옴(NEOM) 시티' 건설과 국가 에너지원을 신재생으로 전환하는 '에너지 트랜스포메이션' 등을 추진 중이다. 다양한 최첨단 대규모 사업 기회가 열려 있다는 셈이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서울 강동구 상일동에 위치한 삼성엔지니어링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GEC)를 방문해 사업 현황을 보고 받았다.

지난 19일 사면 복권 후 첫 행보로 기흥 차세대 반도체 R&D단지 기공식을 찾은 데 이어 두 번째 현장 경영이다. 이 부회장의 삼성엔지니어링 방문은 '의외'라는 시각이 많다. 첫 행보가 반도체라는 것은 예상했지만 그다음 행보가 삼성엔지니어링이 될 것으로 예측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동안 이 부회장이 강조했던 반도체나 바이오, 인공지능(AI) 등 삼성의 미래 먹거리와는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동 사업을 고려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 부회장은 그동안 중동에 공을 들여왔다. 지난 2019년 6월 한국을 방문한 빈 살만 왕세자를 삼성그룹 영빈관인 승지원으로 초청해 AI·5G·IoT 등 미래 성장산업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으며, 같은 해 9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를 방문해 빈 살만 왕세자와 개별 면담을 가졌다.

사우디 출장 중에는 삼성물산이 건설 중이던 리야드 도심 지하철 공사 현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당시 "중동은 탈석유 프로젝트를 추구하면서 21세기 새로운 기회의 땅이 되고 있다"며 임직원들을 격려했었다.

이번 삼성엔지니어링 방문도 중동 국가들과의 사업 비즈니스 강화를 위한 점검 차원으로 보인다. 중동이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네옴시티 가상 전경 (출처 네옴 웹사이트)
네옴시티 가상 전경 (출처 네옴 웹사이트)

현재 사우디는 GDP의 70~80%를 차지하는 석유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미래 준비를 위해 빈 살만 왕세자를 중심으로 국가개혁 프로젝트 '비전 2030'을 추진하고 있다. AI·IoT·신재생 에너지 등 첨단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 시티 '네옴'과 국가 에너지원을 신재생으로 전환하는 '에너지 트랜스포메이션'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스마트시티 '네옴'은 약 2만6500㎢ 크기로, 서울의 44배에 달하는 규모다. 대표 프로젝트인 '더 라인'은 도시 전체를 길이 170㎞·폭 200m 유리 벽에 담은 건축물이다. 도시 양 끝을 고속철도로 20분 안에 이동할 수 있고 집·학교·공원·직장을 도보 5분 안에 도착할 수 있다. 또 100%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 전력을 공급해 기후 변화와 상관없이 1년 내내 도시 기온을 완벽하게 조절한다.

네옴의 또 다른 프로젝트인 '옥사곤'은 전 세계 40%를 비행기로 6시간 안에 도착할 수 있고, '트로제나'는 1년 내내 야외 스키와 각종 스포츠 활동이 가능하다. 업계에서는 네옴시티 건설에 약 5000억 달러(약 671조원) 이상이 투입될 것으로 추정한다.

삼성전자는 물론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이 갖춘 기술과 노하우가 필요한 사업으로, 다양한 사업 기회가 열려있다. 이미 삼성물산은 현대건설과 손잡고 '더 라인'의 철도터널 공사를 수주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도심 지하철 공사 현장을 방문해 직원의 안내를 받으며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2019.9.15/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도심 지하철 공사 현장을 방문해 직원의 안내를 받으며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2019.9.15/뉴스1

아랍에미리트 등 다른 중동 국가에서도 다양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아부다비에서 열린 비공개 포럼에 참석해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아랍에미리트 대통령(당시 아부다비 왕세제) 등을 만났으며 △차세대 이동통신 △반도체 △인공지능 등 신산업 분야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아랍에미리트도 석유 자원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글로벌 허브를 목표로 2017년 'UAE 4차 산업혁명 전략'을 수립해 추진 중이다.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기 위해 신기술의 '테스트 베드' 역할을 자처하는 UAE는 특히 삼성전자의 5G 기술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석유에 대한 의존을 줄이기 위해 새로운 사업을 추진 중인 중동 국가들과 삼성의 비즈니스 기회를 결합할 방안에 대해 이 부회장이 고민하는 것 같다"며 "삼성의 '반도체 경영 산실'인 기흥에 이어 엔지니어링을 방문한 이유"라고 말했다.


k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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