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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닥친 TV 시장…고민 빠진 삼성·LG전자

삼성·LG전자 2분기 가전 영업이익률, 7년來 최저 수준
생활가전 수익성 악화…TV 수요위축·환경변화 '직격탄'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2022-08-02 06:15 송고 | 2022-08-02 11:47 최종수정
서울에 위치한 한 가전제품 매장(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2022.7.8/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에 위치한 한 가전제품 매장(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2022.7.8/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올해 2분기(4~6월)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주요 업체들이 가전 사업에서 최근 7년 동안 가장 낮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등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성적표를 거뒀다. 특히 TV는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급감하는 등 수요 위축에 직격탄을 맞았다.

2일 삼성전자 분기별 실적을 분석한 결과 삼성전자 CE(생활가전·TV) 사업은 올해 2분기 매출 14조8300억원과 영업이익 3600억원을 거둬 2.4%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7.9%)의 3분의 1 수준이며 지난 2015년 2분기(1.9%) 이후 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LG전자도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올해 2분기 H&A(생활가전)·HE(TV) 사업부는 합산 매출 11조5254억원과 영업이익 4133억원을 기록해 영업이익률이 3.6%다. 전년 동기(9.0%)보다 크게 낮아졌으며 지난 2015년 2분기(2.5%) 이후 2분기 기준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반면 매출액은 두 회사 모두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2분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생활가전·TV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각각 1조4300억원, 6676억원씩 늘었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매출 증가는 백색가전 등 생활가전 사업의 매출 호조에 힘입은 것이다. LG전자는 2분기 H&A(생활가전) 사업에서 처음으로 매출 8조원을 넘어섰으며, 삼성전자의 경우도 2분기 생활가전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1조원 이상 늘었다. 경기 불황에도 교체 수요가 꾸준했고 단가가 높은 프리미엄 제품 판매도 늘었다. 올해 폭염으로 에어컨 수요가 급증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반면 수익성은 우크라이나 전쟁 등 악재로 물류비와 원자재 비용 등 원가가 상승하면서 크게 훼손됐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의 경우 올해 물류비가 약 4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2019년(1조7000억원)과 비교하면 2배 이상의 부담이 발생한 것"이라며 "물류비만 정상화해도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나마 매출이 증가한 생활가전에 비해 TV 사업의 상황은 좋지 않다. LG전자는 2분기 HE(TV) 사업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약 5500억원 감소했으며 영업손익은 2015년 2분기 이후 28분기 만에 적자를 냈다. 생활가전·TV 실적을 구분해 발표하지 않은 삼성전자도 2분기 TV 사업에서 적자 또는 손익분기점을 소폭 상회하는 수준의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생활가전과 마찬가지로 물류비·마케팅비 등 비용이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하락했고, 유럽 지역에서 전쟁으로 수요 심리가 위축된 결과다.

 LG 올레드 에보(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2022.3.23/뉴스1

특히 콘텐츠 환경이 변화하면서 TV 시장의 축소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무리 시장이 침체되더라도 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 생활가전은 '한 가정당 1개씩'이라는 기본적인 시장이 있지만, TV는 최근 스마트폰 등 영상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는 채널이 많아지면서 시장 자체가 축소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초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글로벌 TV 출하량 예상치를 기존 2억1400만대에서 2억200만대로 5.6% 하향 조정했으며 내년 출하량 예상치도 2억1600만대에서 2억1100만대로 2.5% 낮췄다. TV를 제외한 생활가전 시장의 매출 성장세가 이어지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향후 TV 시장의 축소가 예상된다"며 "이런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집콕' 수요로 TV 교체가 지난 2020~2021년 크게 늘어난 점도 향후 수요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TV는 최소 5년 이상의 교체 주기가 있는 만큼 앞으로 수 년 동안은 교체 수요가 억눌릴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글로벌 경기 불황도 수요 회복 모멘텀을 불투명하게 하는 이유다.

TV 업계는 하반기 월드컵·블랙프라이데이 등 성수기에 마케팅을 집중하고, 장기적으로는 수익성이 높은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에 주력하는 방향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이 연구원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등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 확대와 가전과의 통합 브랜딩이 수익성 유지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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