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특사라더니…트럼프 사위 쿠슈너, 이스라엘 방산 투자해 5배 수익
쿠슈너 소유 사모펀드, 방산기업 투자하는 이스라엘 금융사 투자
동시에 평화 중재자 역할…가자지구 관광허브 청사진 제시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가 가자 전쟁의 핵심 평화 협상가로 활동하는 동안, 그가 이끄는 사모펀드 '어피니티 파트너스'가 이스라엘 군사 작전을 지원하는 기업들에 투자한 이스라엘 금융사의 최대 주주 자리를 유지해 온 것으로 CNN 탐사보도 결과 드러났다.
1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쿠슈너는 재산 공개 의무가 따르는 정부 공식 직함 대신 '무보수 특사' 신분을 활용함으로써 이러한 이해충돌 가능성에 대한 심층적인 검증망을 교묘히 피해 갔다. 이 과정에서 그는 트럼프 행정부 아래서 막대한 비즈니스 이익과 고위급 정치를 절묘하게 결합한, 전례 없는 '이중 역할'을 구축했다.
CNN은 이스라엘 금융 투명성 법안을 활용해 텔아비브에 본사를 둔 대형 종합 금융 그룹 '피닉스 파트너스'의 군사 연계 투자를 추적했다. 쿠슈너가 100% 지분을 가진 어피니티 파트너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복귀하기 직전 피닉스의 지분율을 두 배로 늘렸다. 쿠슈너는 이후 피닉스를 어피니티의 "최고의 투자처"라고 치켜세웠다.
피닉스의 군 관련 투자 목록은 전체 보유 자산 중 일부다. 피닉스는 이스라엘 최대 방위산업체인 '엘빗 시스템즈'에 수억 달러를 투자했다. 이와 함께 드론부터 군함, 철거 장비에 이르기까지 이스라엘 군에 장비를 납품하는 최소 8개 기업의 지분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NN이 파악한 이들 9개 기업은 모두 지난해 주가가 상승했으며, 상당수는 가자 전쟁으로 인해 자사 제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고 밝혔다.
어피니티가 이들 9개 기업의 지분을 직접 소유한 것은 아니지만, 피닉스가 수익을 낼 경우 그 과실을 고스란히 챙기는 구조다.
쿠슈너는 2025년 봄부터 트럼프 행정부의 중동 정책을 이끄는 핵심 목소리로 활동하며, 트럼프를 보좌하고 전 세계를 누비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비롯한 지도자들과 협상을 벌였다. 심지어 가자지구를 재건해 글로벌 관광 허브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청사진까지 내놓았다.
쿠슈너는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에 체결된 가자 휴전 협상의 주역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 합의에도 이스라엘은 거의 매일 가자지구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CNN은 외교관으로서 쿠슈너의 행보가 문제의 투자 건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징후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나 그의 펀드는 피닉스 투자로 막대한 이익을 거두어, 지난 7월 보유 지분의 4분의 1을 현금화해 3억4000만 달러 이상을 벌어들였다. 이는 초기 투자금의 5배가 넘는 수익률이다. 남은 어피니티 지분은 7월 기준 7.4%(10억 달러 이상 가치)로 여전히 피닉스의 최대 주주 자리를 지키고 있다.
쿠슈너는 피닉스 투자와 평화 중재자 역할에 대해 가감 없이 발언하며, 재정적 이익이 지속 가능한 평화로 가는 가장 확실한 길이라고 주장해 왔다.
쿠슈너는 지난해 9월 '노 프라이어스' 팟캐스트에 출연해 "아랍인과 이스라엘인이 함께 모여 비즈니스 기회에 관해 이야기하기 시작하면 다른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자신들에게 공통점이 아주 많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내 중동 투자자들은 이제 이스라엘을 바라보며 '잠깐만, 이 전쟁들이 끝나는 게 우리에게 이득일지도 몰라'라고 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비평가들은 쿠슈너가 백악관의 비공식 특사 역할을 하면서 납세자의 이익을 위해 뛰고 있는지 아니면 자신의 배 속을 채우기 위해 뛰고 있는지 의문을 낳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스라엘 방산업체에 투자해 막대한 돈을 벌고, 이제는 전쟁을 마무리짓고 가자지구를 관광지구로 개발하려 한다면 양손에 떡을 쥔 것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워싱턴의 '책임과 윤리를 위한 시민들(CREW)'의 수석 윤리 고문인 신시아 브라운은 "전쟁이나 정부 정책으로 이익을 보는 사람들은 늘 존재한다. 차이점은 이익을 보는 사람들이 그 정책을 결정하는 사람들이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라며 "지금 바로 그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쿠슈너 측 변호인은 CNN에 쿠슈너가 어디에 투자할지 결정하는 피닉스의 의사결정에 "참여하거나 지시한 적이 없다"며, CNN이 지목한 9개 기업의 "매입, 보유, 매각 결정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고" 피닉스 이사회에도 이름을 올린 적이 없다고 밝혔다. 또한 "쿠슈너의 외교적 업무가 이들 기업에 대한 피닉스의 투자에 영향을 미쳤다거나 그 반대라는 주장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논란이 확산하자 백악관은 이를 정면으로 일축했다. 안나 켈리 백악관 부대변인은 쿠슈너의 이해충돌 우려를 두고 "민주당이 지난 10년 동안 트럼프 대통령 일가를 상대로 우려먹어 온 낡은 레코드판일 뿐"이라며, 그의 개인 사업은 대통령 요청에 따른 무보수 자원봉사 외교와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방어했다.
그러나 야당인 민주당은 벼르고 있다. 민주당 소속 제이미 래스킨 하원 법제사법위원회 의원은 쿠슈너의 이중적 역할을 "완전히 타협 불가능하고 비윤리적인 결정"으로 규정하며, 하원 통제권을 탈환할 경우 즉각 진상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경고했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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