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시진핑 회담 2주 앞으로…'전략적 안정' 미중관계 시험대

대만·이란·무역·AI 등 현안 다수…5월 베이징합의 이행 여부 주목
구조적 경쟁은 지속…갈등 해소보다 미중관계 '관리' 주력할 듯

지난 5월 1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베이징 중난하이 정원을 방문한 뒤 떠나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하고 있다.2026.05.15. ⓒ AFP=뉴스1

(서울=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정상회담을 갖는다. 지난 5월 중국 베이징 정상회담에 이어 4개월 만에 이뤄지는 올해 두 번째 정상회담이다.

5월 정상회담에서는 미중 관계를 '건설적 전략적 안정 관계'로 관리한다는 개념이 제시됐으며,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해서는 안 된다는 데 양측이 공감대를 형성했다. 중국의 미국산 항공기와 농산물 구매, 미중 무역위원회와 투자위원회 설치 등도 합의됐다.

이번 워싱턴 정상회담에서는 5월 합의의 후속 조치와 함께 대만, 이란, 무역·투자, 첨단기술과 인공지능(AI) 등 양국의 핵심 현안이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건설적 전략적 안정'…미중관계 '관리'에 초점

양국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미중 관계의 안정성을 강조할 가능성이 크다. 베이징 회담 이후에도 대만과 무역, 이란 등을 둘러싼 갈등은 계속되고 있지만 양국 관계가 급격히 악화하는 상황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미중 관계가 일정한 안정성을 유지하면서 예측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동시에, 양국의 구조적인 경쟁 관계 자체가 바뀐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의 아시아연구센터 분석가 앤드루 하딩은 기고문에서 "양국이 이번 회담에서도 '건설적 전략적 안정 관계'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 외교부의 공식 성명에 따르면,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14일 정상회담에서 "건설적인 중미 전략적 안정 관계"를 구축한다는 '새로운 비전'에 합의했다.

하딩은 다만 양국 관계가 근본적인 협력 관계로 전환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정상 간 대화가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양국은 무역과 기술, 안보 문제를 둘러싼 경쟁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만 문제…무기 판매·양안 관계 놓고 입장차

대만 문제는 지난 회담 이후 미국 언론이 주목해온 핵심 현안 가운데 하나다. 이번 회담에서도 대만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이 있지만, 양국의 정책이 크게 바뀔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방중 일정을 마친 뒤 전용기 안에서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와 관련해 "(중국과의 협상에서) 매우 좋은 협상 카드"라고 언급했다. 이후 미국의 대만 정책이 중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바뀌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미 행정부 관계자들은 대만 정책에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지만, 140억 달러(약 18조 7300억원)가 넘는 대만 무기 판매안은 여전히 백악관의 검토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미국의 대만 무기 판매에 지속해서 반대하고 있어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이 문제를 거론할 가능성이 있다.

보다 넓게는 대만해협의 긴장과 양안 관계에 대한 양국의 시각 차이가 다시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대만 독립을 추구하는 움직임이 대만해협의 긴장을 높이고 있다는 중국 측 입장을 강조할 가능성이 있다.

무역·투자…5월 합의 이행 여부 주목

무역과 투자는 이번 정상회담의 실질적인 성과를 가늠할 수 있는 핵심 의제다. 양국은 지난 회담에서 미중 무역위원회와 투자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지만, 이후 구체적인 역할과 운영 방식에서는 뚜렷한 진전이 나오지 않았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6월 중국과의 균형 있고 상호적인 무역을 촉진하기 위해 설치될 기구의 역할과 운영 방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지만, 이후 양국에서 구체적인 후속 조치는 나오지 않았다.

중국의 미국산 제품 구매 약속도 관심사다. 중국은 미국산 항공기와 농산물 구매에 합의했지만, 보잉 항공기 거래는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보잉 항공기를 대량 구매할 경우 미국의 부품과 정비, 기술 지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중 관계가 다시 악화할 경우 미국이 항공기 운용에 필요한 지원을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농산물 구매에서는 중국의 대두 수입이 최근 본격화하면서 5월 합의가 얼마나 이행됐는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로이터에 따르면 중국은 이번 주 미국산 대두 14~15개 선적분, 약 100만 톤을 구매했다. 이번 구매로 중국의 미국산 대두 누적 구매량은 백악관이 중국이 2028년까지 매년 구매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힌 2500만 톤의 절반에 가까워졌다.

이와 함께 시 주석이 미국 방문에 대규모 기업인 대표단을 동행시키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중국 기업인들의 방미는 미국과의 투자 및 상업적 관계를 유지·확대하겠다는 신호가 될 수 있어 무역·투자 분야에서 어떤 발표가 나올지 주목된다.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들. 2026.9.6 ⓒ 로이터=뉴스1
이란 전쟁…대이란 지원 둘러싼 미중 신경전

이란 문제도 이번 정상회담에서 다뤄질 가능성이 있다.

지난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란의 핵무기 보유에 반대하고 호르무즈 해협의 개방 필요성에 공감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중국과 이란의 경제·안보 관계는 이어졌고,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이란 지원 중단을 거듭 요구해 왔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미국은 이란의 경제적 '지원 세력'을 차단하는 2차 제재를 통해 이란을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은행이나 금융기관까지 제재할 경우 중국의 보복으로 미중 무역 휴전이 흔들리고, 미국이 중국에 의존하는 핵심 광물 공급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스콧 케네디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구원은 CNBC에 미국이 이란 문제에서 중국을 압박할수록 미중 관계라는 또 다른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크리스토퍼뉴포트대의 타이이 쑨 교수도 "더 강력한 선택을 할수록 중국 문제가 생긴다"며 이란에 가장 큰 경제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중국을 미국이 소외시키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첨단기술·AI…경쟁 속 안전 논의 가능성

미국과 중국은 인공지능 분야를 주도하고 있으며 양국의 AI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AI는 지난 회담에서는 주요 의제로 부각되지 않았지만, 이번 워싱턴 회담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은 9월 중순 AI 위험을 주제로 한 대화를 준비하고 있다. 일정과 참석자 등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성사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이후 양국이 AI만을 별도 의제로 다루는 첫 공식 대화가 될 가능성이 있다.

양측은 최신 AI 모델의 안전성과 AI를 활용한 사이버 공격 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AI 기반 사이버 공격을 공동으로 감시하고, 양국 연구소가 AI 개발 상황을 점검해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방안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 정상회담에서도 이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미국은 중국 기업의 미국 AI 기술 활용과 첨단 반도체 접근을 경계하고 있어 AI 안전을 둘러싼 협력과 기술 패권 경쟁이 동시에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교착상태 해결보다 관리"…낮은 기대 속 정상회담

이번 워싱턴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근본적인 갈등을 해소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5월 1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 중난하이를 산책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6.05.15 ⓒ 로이터=뉴스1

지난 회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기업인들은 중국으로부터 성대한 환대를 받았지만, 이란과 대만을 비롯한 첨예한 지정학적 현안에서는 뚜렷한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했고 구체적인 경제·사업 합의도 많지 않았다.

크레이그 싱글턴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중국 담당 선임국장은 CNBC에 "미중 관계는 갈수록 신뢰 없는 거래와 문제 해결 없는 안정을 만들어내고 있다"며 이번 회담이 "교착 상태를 해결하기보다는 관리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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