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협상대표, 美재무 조롱…"비축유 바닥·국채 급락, 숏 더 처봐"

美의 대이란 경제 제재 반응

지난 6월 22일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이 스위스 뷔르겐슈토크 호텔 단지에서 중동 분쟁 종식을 위한 합의를 진전시키기 위한 고위급 회담의 일환으로 열린 미국·이란·파키스탄·카타르 4자 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2026.6.22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동건 수습기자 이정환 기자 = 이란의 대미 협상단을 이끌어 온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이 치솟는 미 국채금리와 유가를 거론하며 미국의 대(對)이란 경제 봉쇄를 주도하는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을 공개적으로 조롱했다.

이란 국영 프레스TV에 따르면 갈리바프 의장은 3일(현지시간) 엑스(X)에 올린 게시글에서 오만 원유 선물(OQX26)과 미국 10년물 국채금리(USGG10YR), 전략비축유(DOESSPR)를 뜻하는 시장 코드를 나란히 적은 뒤 베선트 장관을 공격했다.

그는 "어이 대장, 더 세게 하락에 베팅해 봐라. 당신의 경력이 달린 일처럼 말이다. 실제로 그렇기도 하다"라고 비꼬았다. 이어 "전략비축유를 위험선 아래까지 빼내 소금 동굴이 무너지는 것을 지켜보든가, 아니면 브라이언 마운드의 소금 신에게 기도하라"며 "세상은 이미 팝콘을 준비했다"고 적었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이 엑스(X)에 올린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을 겨냥한 조롱성 게시물. (사진=엑스 갈무리)

이어 갈리바프는 게시물과 함께 베선트 장관의 얼굴 사진이 붙은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낭떠러지 앞 허공으로 발을 내딛는 사진을 공유했다.

갈리바프의 게시물은 최근 미국 국채와 에너지 시장 상황이 미국 경제의 불안 요인이 되고 있음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9일 미 재무부는 30년 만기 국채금리가 약 20년 만의 최고치인 5.34%까지 치솟자 10~30년 만기 국채 바이백(조기상환) 규모를 두 배로 늘린다고 밝혔다. 바이백은 재무부가 시중에 풀린 국채를 다시 사들이는 방식으로, 국채 가격이 오르고 금리는 떨어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효과는 오래가지 않았다. 미 3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달 재무부의 발표 직후 5.18%까지 내려왔지만, 이달 들어 5.29% 안팎으로 반등했다. 이에 베선트 장관은 바이백 규모를 더 늘릴 수 있다는 뜻까지 내비쳤다.

유가 역시 미국 경제에 녹록하지 않은 상황이다. 호르무즈 해협 개방 상황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오만·아랍에미리트(UAE)산 원유 선물가격은 최근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이란 전쟁 이후 미국은 치솟는 국제 유가를 잡기 위해 전략비축유(SPR)를 대규모로 방출했다. 지난달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비축량은 198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2억 8970만 배럴로 줄어들었다.

비축유가 점점 고갈되면서 기름이 저장된 텍사스·루이지애나주 지하 소금 동굴이 붕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원유가 급격히 방출될 경우 동굴 벽이나 배관·펌프가 물리적으로 손상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갈리바프가 언급한 텍사스주 브라이언 마운드는 주요 비축유 저장고 가운데 하나다.

프레스TV는 "국채금리가 다시 오르고 전략비축유는 줄어드는 데다, 유가까지 치솟고 있는 상황이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압박을 가중하고 있다"며 "미국 정부가 이란 관련 발언으로 실상을 감추려 하고 있다"고 선전했다.

moveg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