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중간선거 D-60]①반트럼프 생활비 공세 vs 색깔론 든 마가…의회 쟁투

트럼프 2기 후반 의회권력 달려…공화 상·하원 모두 사수는 힘들 듯
이란전쟁·이민정책 등 쟁점…트럼프 심판 vs 공산주의 프레임 대결 불꽃

미국 한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용지를 작성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워싱턴=뉴스1) 이훈철 특파원 = 오는 11월 3일 치러지는 미국 중간선거가 4일(현지시간) 기준 60일 앞으로 다가왔다. 대통령 4년 임기 중간에 치러지는 이번 중간선거는 하원 전체 435석과 상원 100석 중 35석, 그리고 36개 주의 주지사 등을 선출하는 미국 연방 총선이다. 이번 중간선거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남은 2년 임기 동안의 국정 운영 동력을 좌우하고 미 의회의 권력 균형을 결정짓는 핵심 기로가 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고물가와 생활비 부담, 이란 전쟁 이슈 등을 고리로 한 '반(反)트럼프' 공세로 상·하원 다수당 탈환을 노리고 있다. 반면 의회 권력 수성에 나선 공화당은 여전히 막강한 트럼프 대통령의 영향력을 바탕으로 MAGA(마가·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세력을 집결시키는 한편, 민주당 내 진보·민주사회주의 진영의 약진을 겨냥한 '공산주의' 색깔론 프레임을 제기하며 맞불을 놓고 있다.

민주, 하원 3~4석·상원 4석 더하면 다수당…돈·시스템은 공화당 유리

현재 미 연방 하원은 총 435석 가운데 공화당 218석, 민주당 214석(공석 2석 제외) 수준의 근소한 차이로 공화당이 팽팽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과반 기준이 218석(공석 제외 시 217석)인 상황에서 민주당은 불과 3~4석 이상만 순증하면 다수당 탈환이 가능하다.

미국 비(非)당파 정치분석기관 '270투윈'에 따르면 현재 전체 하원 지역구 가운데 민주당의 승리가 유력하거나 우세한 지역구는 208곳, 공화당은 207곳이다. 나머지 20곳의 경합 지역에서 3~4곳만 승리하면 다수당이 되는 민주당이 유리한 상황인 것이다.

하원은 민주당의 다수당 탈환 가능성이 높은 반면 상원은 예측이 쉽지 않다. 현재 공화당 53석, 민주당 47석으로 공화당이 다수당이다.

민주당 입장에서 상원 탈환(과반 51석)을 위해서는 최소 4석 이상의 순증이 필요하지만 이번 상원 선거 대상 35석 중 공화당 현직 지역이 22석, 민주당이 13석이어서 까다로운 구조다.

미 정치분석기관 쿡폴리티코 등의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경합지역은 미시간, 메인, 오하이오, 알래스카, 아이오와, 텍사스등 6곳으로, 민주당으로서는 경합지역에서 4곳을 승리해야 다수당을 바라볼 수 있다.

전국 정당 선호도를 나타내는 '정당별 하원 투표 지지율' 조사에서는 민주당이 평균 약 5~7%포인트(p) 가량 우세를 나타내고 있다. 통계적으로 6~8%p 격차는 민주당이 15~35석을 순증할 수 있는 수치에 해당한다.

다만, 공화당에 유리하게 설정된 선거구 재획정 여파와 6월 연방대법원의 전미공화당상원위원회(NRSC) 대 연방선거위원회(FEC) 판결(NRSC v. FEC)로 정당의 후보 연계 지출 상한이 폐지돼 자금력이 풍부한 공화당에 유리해진 점 등은 민주당의 하원 탈환 판세에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공화당은 6월 말 기준 당위원회 2억7710만 달러(3768억 원), 슈퍼팩(민간정치자금·Super PAC) 9억2900만 달러(1조2634억 원)의 선거자금을 모금해 합계 4억7230만 달러(6423억 원)에 그친 민주당을 압도했다. 쿡폴리티코 등은 공화당이 이번 선거구 재획정과 대법원의 판결로 총 10~14석을 얻을 수 있는 효과를 볼 것이라고 추정했다.

역대 중간선거 결과와 대통령 지지율의 상관관계도 주요 관전 포인트다. 1946년 이후 중간선거에서 집권 여당은 평균적으로 하원 26석, 상원 4석을 잃는 '여소야대' 역풍을 맞았다.

특히 대통령 직무 수행 지지율이 50% 미만일 경우 집권당의 하원 의석 손실은 평균 32~37석 이상으로 확대되는 경향을 보였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30%대 후반에서 40% 내외 위험 구간에 형성되어 있다는 점에서 역사적 패턴상 공화당이 의회 다수당 지위를 방어하는 데 상당한 부담을 안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란 수도 테헤란의 반트럼프 광고판. 2026.08.31 ⓒ AFP=뉴스1
생활비·이란전쟁·이민정책 등 3대 쟁점 표심 가른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판세를 가를 최대 쟁점은 '먹고 사는 문제'. 즉 생활비 이슈가 첫 번째로 꼽힌다. 로이터 조사에서 유권자들은 생활비 대응 능력에서 민주당에 더 높은 점수를 줬다. 트럼프 대통령이 물가 우려를 대체로 일축해 온 데다 이란전쟁 여파로 유가까지 오르며 공화당에 불리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8월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1갤런당 4.08달러로 협회가 가격 조사에 나선 2000년 이후 역대 8월 최고가를 기록했다. 미시간·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 등 노동자 비중이 높은 러스트벨트와 애리조나·조지아·네바다 등 선벨트 지역은 대선·상원·주지사 선거에서 모두 1~3%포인트(p) 차이로 승패가 갈리는 곳으로, 생활비 체감도가 클 것으로 보인다.

이란전쟁도 핵심 변수다. 미 언론들은 전쟁 발발 6개월을 넘어선 이란전쟁이 선거 구도 자체를 흔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해외 분쟁 불개입' 공약이 깨진 데다 여론 악화로 공화당 내부에서도 조기 종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무당층이 많은 미시간·펜실베이니아·애리조나 등 스윙스테이트에서 트럼프 지지율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도 중요 쟁점으로 표심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민세관단속국(ICE)의 강경 일변도 단속에 공화당 내부도 균열이 두드러진다. 민주당도 '개혁'과 '폐지' 사이에서 메시지가 엇갈린다. 국경 인접 주와 플로리다 등 라틴계 유권자 비중이 높은 경합주에서 트럼프식 이민 정책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관심이다.

이밖에 △데이터센터 논쟁 △유가 둘러싼 여야 공수 전환 △민주당 내 세대·노선 갈등 △트랜스젠더 이슈도 경합지별로 표심을 흔드는 변수로 거론된다.

미국 중간선거 하원 경합 지역구 현황.(출처 270toWin)
트럼프 정부 심판 vs 공산주의 프레임 전쟁

이번 중간선거는 양당의 극단적인 프레임 전쟁으로 치닫고 있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암호화폐 자산 급증과 대규모 주식거래 등을 고리로 '부패 세력' 프레임을 앞세워 공화당을 공격하고 있다. 당수당을 탈환할 경우 민주당은 특위를 가동해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겨누겠다며 벼르고 있다.

반대로 공화당은 경찰 비무장화, ICE 폐지 등 DSA 소속 민주당 후보의 공약을 근거로 민주당 전체를 옛 소비에트식 사회주의에 빗대는 '공산주의자' 프레임으로 맞서고 있다. 이른바 '부패 세력 대 공산주의자' 구도가 이번 중간선거의 상징적 대결로 자리 잡은 셈이다.

이번 선거는 단순한 의석수 싸움을 넘어 트럼프 이후 공화당의 정체성을 가늠하는 시험대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식 지지한 후보들은 지난 8월 19일 기준 총 114개 경선 중 108곳에서 승리해 94.7%의 압도적 성공률을 기록했다.

다만 아이오와·조지아·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 경선 등 일부에서는 트럼프가 지지한 후보가 전통·보수파 후보에게 패하는 이변도 나왔다. 경합 지역에서 MAGA 후보들이 대거 낙선할 경우 트럼프의 레임덕이 가속화하고 공화당 내 차기 리더십 경쟁이 조기에 불붙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중도 실용주의 노선과 진보(사회주의) 노선 간 주도권 다툼이 이번 선거를 계기로 본격화할 수 있다. 미국민주사회주의자들(DSA) 소속 의원은 현재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약칭 AOC·뉴욕)와 라시다 탈리브(미시간) 2명이며, 서머 리(펜실베이니아)·그레그 카사르(텍사스)·일한 오마르(미네소타) 등 계열 의원까지 포함하면 총 5명 수준이다.

다음 회기(120대 의회)에는 11월 본선에 나서는 DSA 소속 5명의 민주당 후보가 승리하면 DSA 의원만 7명으로 늘고, 계열 의원까지 포함하면 최대 10~12명 수준으로 두 배 가까이 확대될 전망이다. 민주당 지도부로서는 진보 진영의 확대가 당의 동력이자 동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송원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KAGC) 사무총장은 "이번 중간선거는 2028년 대선의 가늠자라는 점에서도 중요한 선거라 할 수 있다"며 "민주당은 다수당을 차지할 경우 특위를 가동할 것이고 다음 대선을 트럼프와 함께 치러야 하는 공화당으로서는 민주당에 밀리느냐, 안 밀리냐에 따라서 트럼프의 공화당에 대한 그림이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boazh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