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측근도 몰랐다"…CIA 국장 극비 방러, 러에 이란 단절 요구

WSJ 보도…"트럼프, 이번에는 측근 대신 CIA 국장 보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존 랫클리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 2026.04.06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최근 존 랫클리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의 극비 러시아 방문 목적이 백악관 고위 관계자들도 모를 정도로 극비 사안이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현지시간) 미국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는 이번 방문에서 러시아 측에 이란과의 경제 및 안보 관계를 끊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랫클리프 국장을 직접 러시아에 보냈으며, 그가 러시아에서 전달할 메시지가 무엇인지 측근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이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 사위 재러드 쿠슈너 등 신뢰할 수 있는 '특사'들을 앞세워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는 데 실패하자 이번에는 정보기관 수장인 랫클리프 국장을 보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의 방문 소식이 뒤늦게 알려지자 유럽 국가들은 정보 파악을 위해 분주히 움직여야 했다.

랫클리프 국장은 러시아 측에 이란과의 경제·안보적 유대 관계를 유지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러시아는 이란에 드론 등 무기를 제공한 핵심 우방국으로, 최근 이란 전쟁 국면에서는 이란에 미군 목표물 관련 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랫클리프 국장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협상 재개 방안도 논의했다. 같은 날 키릴로 부다노우 우크라이나 대통령비서실장은 협상이 다음달 재개될 수 있다고 밝혔다.

WSJ는 랫클리프 국장의 방문 목적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을 공격하지 말라는 경고를 전달하는 것도 포함됐다고 전날(26일) 보도한 바 있다.

브리핑을 받은 두 명의 유럽 관리에 따르면 그는 러시아 정보 당국자들과의 회담에서 한 회원국에 대한 공격은 모든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된다는 나토 헌장 제5조에 미국이 여전히 전적으로 충실할 것임을 재차 강조했다.

이 같은 보도에 대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지금 이런 공포를 조장하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며 "물론 현실성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일축했다.

CIA 국장이 모스크바를 방문한 것은 2021년 11월 윌리엄 번스 당시 국장 이후 약 5년 만이다. 번스 당시 국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움직임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모스크바를 찾았었다. 그러나 러시아는 석 달 뒤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했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