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 한시간 전에 국경 건넜는데"…네팔 참사에 애타는 외국인 가족들

"美 국무부와 대사관에 연락했지만 구체적 정보 얻지 못해"
"처지 비슷한 미국인과 서로 연락하며 정보 공유하고 있어"

27일(현지시간) 네팔에서 발생한 대홍수 이후 사람들이 병원 벽에 붙은 부상자 명단을 휴대전화로 촬영하고 있다. 2026.08.27.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홍수 닥치기 한 시간 전에 국경 넘으셨는데…"

수백 명의 외국인이 대홍수가 발생한 네팔과 티베트 국경에서 연락이 끊긴 가족의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고 27일(현지시간) BBC가 보도했다.

BBC에 따르면 슈레아·아슈나 아후자 자매의 부모님 디팍·마두자 아후자는 단체 순례 여행으로 미국 텍사스에서 카일라스산으로 향했다. 카일라스산은 힌두교와 불교의 성지로 매년 수만 명의 순례객이 방문한다.

아후자 자매는 전날(26일) 대홍수가 닥치기 직전 부모님과 통화했다. 부모님을 찾기 위해 미국 국무부와 인도 델리·네팔·중국 주재 미국 대사관에 연락했다. 하지만 이날까지 부모님의 소재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는 얻지 못했다.

아후자 자매는 이날 BBC에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으나 훨씬 더 오랜 시간이 지난 듯하다"며 "우리는 부모님을 정말 사랑하고, 그저 집으로 돌아오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뉴욕에 거주하는 미국 시민권자 라메시·닐람 샤르마 역시 대홍수 발생 당시 카일라스산으로 향하고 있었다. 지난해 은퇴한 후 둘만 떠난 첫 여행이었다.

부부의 딸인 라디카 샤르마는 "마지막으로 확인된 건 부모님이 오전 8시에 국경에 있었다는 것"이라며 "홍수가 발생하기 약 한 시간 전이었다"고 했다.

이어 "부모님이 무사히 티베트 쪽으로 넘어갔길 바라고 있다"며 사정이 비슷한 다른 미국인과 서로 연락해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재난에 휘말린 사람 중 최소 77명은 인도에 본부를 두고 테네시주 맥미빌에도 지부를 둔 비영리 단체 이샤 재단이 주관하는 순례단 소속이었다.

홍수 이후 실종된 또 다른 미국인 프라바트 사지파 역시 이샤 재단과 함께 순례하던 77명 중 한 명이었다.

27일(현지 시간) 대규모 홍수가 발생한 네팔 누와코트에서 구조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26.08.27. ⓒ 신화=뉴스1

사지파는 캘리포니아에서 소프트웨어 회사에 다니고 있으며, 몇 년 전부터 이샤 재단과 인연을 맺어왔다고 독일에 거주하는 사지파의 조카 카비야 쿨라기 자야티르타는 전했다.

자야티르타는 "정말 끔찍하다. 삼촌이 어딘가 안전한 곳에 있길 바란다"며 "좋은 소식이 들려오길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미국 국무부는 이날 약 90명의 미국인이 홍수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미국인 3명이 구조됐다고 확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미국 행정부가 네팔 정부에 지원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미국인을 포함해 실종자는 최소 1468명으로 집계됐다. 네팔에서 연락이 두절된 실종자는 910명이며, 이 중 외국인은 517명이다.

외국인 실종자 중엔 인도인이 가장 많다. 한국인 9명과 더불어 호주·영국·말레이시아·네덜란드·포르투갈·남아프리카공화국의 국민도 연락이 끊겼다고 각국 정부는 부연했다.

대홍수로 목숨을 잃은 사람은 이날 기준 392명으로 늘어났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