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美·사우디 원자력협정안 의회 제출…"이스라엘 수교 조건"

90회기일 동안 협정 심사…"핵 개발 길 열어줄 것" 우려도

지난해 11월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만난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25.11.18.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사우디아라비아와 체결한 민간 원자력 협정안을 미 의회에 제출했으나, 사우디가 이스라엘과 관계를 정상화해야만 협정이 승인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고 로이터통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는 이메일을 통해 "사우디아라비아가 아브라함 협정에 가입해야만 협정이 추진될 것이라는 대통령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의회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과 사우디가 맺은 원자력 협정안이 의회 지도부에 전달됐으며 이날 의회 상임위원회에 넘겨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의회가 90회기일 동안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협정은 발효된다.

아브라함 협정은 지난 2020년 트럼프 1기 행정부의 중재로 이스라엘과 일부 아랍·이슬람권 국가들이 체결한 관계 정상화 협정이다.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모로코, 수단이 협정에 참여했다.

사우디는 그간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이 선행되지 않는 한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는 어렵다며 버티고 있었다.

미국과 사우디는 지난달 22일 미국의 민간 핵물질·기술·장비 이전 허용을 핵심으로 하는 원자력 협정을 체결했다. 장기적으로는 사우디가 핵 연료 농축 프로그램을 추진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수 있도록 설계됐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협정 체결 하루 만인 23일 원자력 협정이 사우디의 아브라함 협정 가입을 전제로 하고 있다며 새로운 조건을 내세웠다.

당시 한 당국자는 서명된 협정문 본문에는 사우디가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정상화해야 한다는 요건이 명시되지 않았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전했다.

헨리 소콜스키 핵비확산정책교육센터 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련 절차를 개시해 의회가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나 비확산 조건 없이도 협정을 승인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줬다고 비판했다.

소콜스키 소장은 "우라늄 농축 금지와 이스라엘 승인 문제를 진심으로 대하려면 이는 결코 이상적인 상황이 아니다"라고 로이터통신에 전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