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에 핵폭발 견딜 벙커 있다"…트럼프 연회장 논리 무력화
WP 보도…"오바마 시기 몇 주간 수십명 수용 가능한 시설 완공"
-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미국 백악관에 핵폭발을 견딜 수 있는 벙커가 이미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숙원 사업인 6억 달러(약 8300억 원) 규모 백악관 연회장 건설이 필요하다는 논리가 흔들리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세 명의 전직 관리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기인 10여년 전 연방정부가 비상사태 발생 시 대통령과 참모들을 대피시킬 수 있는, 지하 깊숙이 매설된 벙커를 건설했다고 밝혔다.
이들 중 두 명의 전직 관리는 비밀리에 완공된 이 시설이 수십 명의 인원을 최대 몇 주 동안 수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백악관 단지 지하 60피트(약 18m)에 매설된 이 시설은 핵폭발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돼 대통령과 참모들이 위기 상황에서도 국가를 운영할 수 있는 안전한 지휘 본부를 확보할 수 있게 해준다.
관리들은 벙커가 암반 깊숙이 매설되어 있으며, 전용 엘리베이터로만 접근할 수 있고, 대량살상무기 공격을 포함한 광범위한 위협으로부터 대통령을 보호하기 위해 특별히 지어졌다고 강조했다.
또한 백악관이 새로운 연회장 건설을 정당화하기 위해 제시하고 있는 보안 조치 중 상당수가 포함됐다고 말했다.
관리들은 이 벙커의 존재로 인해 국가 안보상의 이유로 연회장이 필요하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논리가 무력화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데이비스 잉글 백악관 대변인은 벙커의 존재 사실을 밝힌 전직 관리들을 비판하며 보안상의 이유로 연회장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백악관 벙커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처음 지어졌다. 이곳에는 비상시 대통령이 보고받고 지시를 내릴 수 있는 '대통령 비상작전센터'(PEOC)가 설치돼 있다.
보수 성향 기자인 로널드 케슬러도 백악관이 지난 2001년 9·11 테러를 계기로 더 안전한 시설 건설에 착수했다고 전한 바 있다. 그는 지난 2018년 출간한 저서에서 해당 시설이 수개월 분량의 식량 비축량과 자체적인 독립형 공기 순환 시스템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 연방대법원은 지난 21일 연회장 공사 대부분을 중단시켰던 하급심의 명령을 일시 정지했다.
대법원의 이번 조치는 일종의 '행정적 집행정지'로, 공사 중단을 요구하는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연회장 공사를 계속 진행할 수 있게 해달라는 행정부의 공식 요청을 대법관들이 검토할 추가 시간을 벌어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의 이유를 내걸며 백악관 이스트윙을 철거한 뒤 9만 평방피트(약 8360㎡) 규모의 연회장 건설에 착수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방공호, 의료 시설, 드론 및 미사일 방어 차폐막, 기타 보안 기능이 포함됐다.
하지만 비영리단체인 국립역사보존기금은 트럼프 행정부가 의회의 명시적 승인을 받지 않고 공사에 나섰다며 지난해 소송을 제기했다.
미 법무부에 따르면 현재 백악관의 지상 연회장과 지하 시설을 포함한 전체 공정률은 약 65%다.
gw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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