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제재로 경제 숨통 조일 것"…이란 "경제 테러리즘"(종합2보)

베센트 미 재무 "24일 제재 발표…우방국, 美편에 설지 맞설지 선택해야"
이란 외무부 "70년 저항 경험으로 맞설 것…주권 수호 의지 못 꺾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암호화폐 업계 경영진들과 함께 발언하고 있다. 2026.08.19 ⓒ 로이터=뉴스1

(워싱턴·서울=뉴스1) 이훈철 특파원 이정환 기자 = 미국이 이란에 해상 봉쇄와 역사상 가장 강력한 경제 제재를 동시에 사용해 경제적 고사 작전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우방국들에는 이란과 거래를 중단하라며 미국 편에 설지, 맞설지 선택하라고 으름장을 놨다. 이란은 미국의 경제 제재를 '경제 테러리즘'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 미 재무장관 20일(현지시간) CNBC와 인터뷰에서 '앞으로 어떤 조치들을 예상하고 있느냐'는 앵커의 질문에 "정확히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 설명하기 위해 월요일(24일)에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최고 수준의 경제적 압박을 가하게 된다면 이는 대규모 물리적(군사적) 재경색이 일어날 가능성이 낮음을 의미한다"며 "우리가 말하는 경제적 압박이란 모든 우방국을 대상으로 세계 역사상 가장 강력하게 공조된 경제적 고립을 추진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베센트 장관의 이번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테헤란에 '어떤 형태의 생명줄'이라도 제공하는 국가에 대해 강력한 경제적 제재를 가함으로써 이란 경제의 숨통을 조이겠다고 선언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나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오늘 나는 지금까지 그 어떤 국가를 상대로도 시행된 적 없는 가장 파괴적인 경제 작전을 발표한다"며 "이는 전례 없는 규모의 경제 작전이자 고립 작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나는 자국의 금융기관이나 기업, 공항, 정부기관이 어떤 형태로든 이란에 생명줄을 제공하도록 하는 모든 국가는 엄청난 경제적 대가를 치르게 될 것임을 발표한다"고 경고했다.

이어 "석유 밀수, 통화스와프, 현금 송금, 환전소, 선박 등록, 위장회사 등 이 모든 것을 지금 당장 중단해야 한다. 해당하는 국가들은 자신들이 누구인지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조치는 '경제적 디데이(Economic D-Day)'가 될 것이며, 이란의 위협을 고립시키고 물리치기 위해 모든 동맹국이 미국과 함께해야 한다"며 "이란은 결코 핵무기를 갖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센트 장관은 이에 대해 "우리는 동맹국들에 '우리 편에 설 것인지, 아니면 우리에 맞설 것인지 결정하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이 살인적인 정권(이란)이 끝나기를 원하면서도 자금 이체든, 석유 구입이든, 해상 선박 간 환적이든 이들과 계속 거래하겠다고 고집한다면 미 재무부와 미국 정부는 제재 집행을 위해 모든 권한과 힘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각에서 '이런 방식은 성공한 적이 없다'고 말하는 보고서들을 많이 보지만 이는 효과가 있다"며 "봉쇄 조치와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제재라는 원투 펀치를 동시에 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이 이란에 대해 최고 수위의 경제 제재와 고립 정책에 나선 것은 이란의 원유 수출과 외화 유입을 차단해 핵·미사일 프로그램 확대에 대한 자금줄을 끊는 것이 핵심 목적으로 최근 60일 휴전이 결렬되면서 군사 옵션 대신 사상 최고 수위의 경제적 고립 조치로 이란 정권을 압박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란 수도 테헤란의 반트럼프 광고판. 2026.07.27 ⓒ AFP=뉴스1

이란은 미국의 '경제적 디데이' 작전이 이란 국민들을 겨냥한 "경제적 테러리즘"에 해당한다고 규탄했다.

이란 국영 통신 IRNA에 따르면 이란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의 대이란 신규 제재가 "미국 정책결정자들이 이란 국민을 향해 73년간 이어온 적대감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미국 집권층의 반인륜적이고 불법적이며 오만한 본성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외무부는 "이란 시민 개개인의 기본적 인권을 겨냥한 미국의 대이란 경제 제재는 "경제적 테러리즘"이자 "인류에 대한 범죄"에 해당하며, 이러한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지른 제재의 주도자와 집행자들은 처벌받아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외무부는 이번 제재가 "이란의 독립과 존엄, 국가 주권을 수호하려는 이란인들의 의지에 단 조금의 영향도 미치지 못할 것이 확실하다"며 "이란을 겨냥한 미국의 압박, 개입, 군사 침략에 맞선 70년간의 저항 경험을 바탕으로 적의 악행을 물리치고 이란의 국익을 수호하기 위해 모든 수단과 역량을 동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boazh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