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올해 김정은 만날 것"…비핵화 목표엔 즉답 피해(종합3보)

트럼프, 기자 질문에 정상회담 추진 계획 밝혀…11월 中선전 APEC 계기 가능성
"北 핵무기 57개" 이례적 수치 언급하면서도 "김정은과 관계 아주 좋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암호화폐 업계 경영진들과 함께 발언하고 있다. 2026.08.19 ⓒ 로이터=뉴스1

(워싱턴·서울=뉴스1) 이훈철 특파원 최종일 선임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의 대화 재개를 추진하면서도 목표가 여전히 비핵화인지 묻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하고, 김 총비서와의 "좋은 관계"를 거듭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정은과 다시 관계를 맺으려는 과정에서도 당신의 목표는 여전히 비핵화인가. 첫 임기 때 성공하지 못했는데, 지금은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 문제에 대해서는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바이든을 좋아하지 않았다. 오바마도 좋아하지 않았다. 누구도 좋아하지 않았지만 그는 나를 좋아하고 나도 그를 좋아한다"며 "우리는 정말 잘 지냈고 훌륭한 회담을 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집권 초기 북한과 긴장 관계를 이어갔지만, 2018년 6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시작으로 친서 교환과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같은 해 6월 판문점 남북미 정상 회동 등을 통해 3차례 김 총비서와 만나 정상외교를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뿐 아니라 일본이나 한국 등 다른 나라들도 다른 누군가가 대통령일 때보다 내가 대통령일 때 훨씬 더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거듭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문제 삼았다. 그는 "우리가 이렇게 대규모 군사훈련을 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사실상 북한을 상대로 한 훈련"이라고 말했다.

오는 27일까지 예정돼 있던 '을지 자유의 방패(UFS)' 훈련 일정이 미 측의 제안으로 21일로 단축하기로 결정된 19일 경기 동두천시 주한미군 기지에서 미군 스트라이커 장갑차가 기동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언급하며 한미 연합훈련을 대폭 축소할 것을 지시했다. 2026.8.19 ⓒ 뉴스1 최지환 기자

이어 "나는 그와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고, 우리가 함께하는 동안에는, 적어도 2년 반 동안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적어도 내 첫 임기 동안에는 그가 매우 잘 행동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런 사람에게 대규모 전쟁 훈련을 하는 것은 매우 모욕적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호르무즈 해협 관련 대응에도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한국이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관련 지원 요청을 거절했다고 주장하면서 "한국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석유의 60%를 공급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측에 "우리를 도와주겠느냐"고 물었지만 "사양하겠습니다"(No, thank you)라는 답변을 들었다며 "나는 '그렇군요. 감사합니다'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이재명 대통령과의 통화 내용을 다시 언급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그는 우리에게 많은 돈을 벌게 해줬다"고도 말했다. 이는 한국이 미국과의 관세 협상 과정에서 대규모 대미 투자 등을 약속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날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안에 김 총비서와 만날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만날 것"이라고 답했다.

실제로 만남이 성사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2기 임기 첫 북미 정상회담이자, 1·2기 임기를 통틀어 김 총비서와의 네 번째 정상회담이 된다.

전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르면 올가을 김 총비서와의 만남을 추진하도록 참모들에게 압력을 넣고 있다고 보도했다. 11월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 계기 아시아 순방에서 회동을 갖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뉴욕 주재 북한 유엔대표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발언에 대한 로이터통신의 논평 요청에 즉각 응답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김 총비서의 여동생이자 북한의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이 최근 양국 정상 간 어떤 소통이 있었는지 알지 못한다고 밝힌 직후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첫 임기 때인 2018년 6월 12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센토사 섬의 카펠라 호텔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합의문을 발표한 후 악수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김 부장은 또 담화에서 "국가의 안전이익과 지역 안전 환경에 대한 최대의 위협이 미국으로부터 오고 있다는 것은 변함없는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 건설 중인 헬기장을 둘러보던 중에도 기자들에게 "나는 김정은을 매우 잘 알고 있으며, 우리가 현명한 대통령을 두는 한 그는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가 그와 잘 지낸다는 사실은 좋은 일이지 나쁜 일이 아니다. 그는 매우 강력한 핵무기 57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이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내버려둬서는 안 됐다. 내가 대통령이었다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핵무기 보유량을 구체적인 숫자로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핵보유를 전제로 한반도 비핵화 목표 대신 거래적 대북 외교를 추진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정부는 북한의 핵무기 보유량에 대한 공식 추정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미 의회조사국(CRS)은 2025년 보고서에서 비정부 전문가들의 추정치를 인용해 북한이 최대 90기의 핵탄두를 만들 수 있는 핵분열 물질을 생산했으며, 이 가운데 약 50기를 실제로 조립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지난 6월 북한이 약 60기의 핵탄두를 조립했을 가능성이 있으며 최소 30기를 추가로 만들 수 있는 핵분열 물질을 보유하고 있다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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