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칼럼] 트럼프도, 민주당도 "적은 내부에 있다"

이훈철 뉴스1 워싱턴 특파원.

(워싱턴=뉴스1) 이훈철 특파원 = 올해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향한 여름 경선의 대장정이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워싱턴 정가의 셈법도 바빠지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양당 모두 기성 주류 세대에 대한 유권자의 변화가 감지됐다는 점이다. 민주당은 진보 진영의 약진이 두드러진 반면, 공화당 내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발 리스크의 영향으로 일부 지역에서 기존 세력의 재편이 일어났다.

가장 상징적인 결과는 민주당 내 진보 성향의 압둘 엘사예드가 친이스라엘 단체(AIPAC)의 자금 공세를 뚫고 헤일리 스티븐스 하원의원을 꺾은 미시간 상원 경선이다. 버니 샌더스조차 "현대 미국 정치사에서 가장 이례적인 승리"라고 평가했을 정도다.

위스콘신 주지사에 도전장을 낸 프란체스카 홍 주의회 하원의원 역시 이변의 주인공으로 꼽힌다. 비록 토니 에버스 현 주지사가 지지한 데이비드 크롤리에 0.4%포인트 차로 석패했지만 당 지도부의 견제 속에서도 경합주 주지사 경선에서 이 정도 선전을 거둔 자체가 유권자의 변화된 표심을 보여줬다.

두 사람은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이 속해 있는 '미국민주사회주의자들(DSA)' 소속이거나 그 지지를 받는 진보파다. 맘다니의 지지를 받은 뉴욕주의 민주사회주의 성향 후보들이 잇달아 기성 정치인을 꺾은 데 이어 미시간·위스콘신에서도 진보 후보들이 민주당 주류 기득권 구도를 흔들었다.

'이민 2세' 한국계인 프란체스카 홍의 패배가 아쉽지만 같은 날 미네소타 상원 경선에서도 진보 성향의 페기 플래너건 부지사가 중도 성향 앤지 크레이그 하원의원을 꺾어 진보 돌풍을 이어갔다.

민주당 주류는 진보 진영의 약진을 경계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반공' 색깔론을 힘을 싣는 꼴이고, 그로 인해 중도층을 잃어 본선 승리가 멀어진다는 판단이다. 미 유권자단체 관계자는 "급진적인 후보의 공약에 반발하는 중도 유권자들이 본선에서 공화당에 표를 던질 수 있어 민주당 내에서는 진보 후보의 선전이 마냥 달갑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영향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급사한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의 여동생 달린 그레이엄(오빠의 잔여 임기 수행 중)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 지지를 받고 11월 재선 도전을 위해 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 경선에 나섰으나 과반 득표에 실패해 결선 투표를 치르게 됐다.

미네소타 주지사 경선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 지지한 기업인 마이크 린델이 패배했다. 트럼프의 '엔도스먼트'(지지 선언) 파워가 절대적이지 않음을 보여준 대목으로, 당내 트럼프발 경기 둔화와 전쟁 리스크가 현실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모든 시선은 오는 11월 3일 본선으로 향하고 있다. 트럼프 대 반(反)트럼프를 넘어 민주당 내 기성 주류세대에 대한 변화의 열망이 상·하원 모두에서 다수당 탈환을 노리는 민주당의 승리로 귀결될지 아니면 공화당이 트럼프발 리스크를 극복하고 민주당 진보 세력에 반발하는 유권자 표를 흡수해 방어에 성공할지 관심이다.

boazh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