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부장관, 방산업체에 '증산 계획 21일 이내 제출' 압박"

"재고 부족 속 증산 기본계약…본계약엔 의회 예산통과 필수"
"백악관, 방산업체 소집해 '국방비 증액 의회 로비' 요구"

대만 동부 기란에서 열린 한광22 훈련 중 이동식 발사대에서 미국산 패트리엇 미사일이 발사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2006.07.20 ⓒ AFP=뉴스1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스티브 파인버그 국방부 부장관이 주요 방위산업체에 21일 이내로 무기 증산 계획을 제출하도록 압박했다고 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WP가 입수한 국방부 메모에 따르면, 파인버그는 지난 5일 방산업계 임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핵심 무기 체계의 납품 일정을 대폭 앞당기거나 생산량을 늘리는 방안을 21일 이내에 제출하라"고 통보했다.

또한 "개발 주기가 몇 년씩 걸리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프로그램 일정을 획기적으로 앞당기고 생산 역량을 지금 당장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란 전쟁이 5개월 이상 이어지면서 미국이 장거리 미사일을 비롯한 주요 무기 재고 상당량을 소진했다는 경고가 여러 차례 나왔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전쟁 기간 미군이 패트리엇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미사일 재고의 60% 이상을 발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캠프데이비드 내각 회의에서 무기 재고 문제가 "해결된 것으로 알고 있었다"며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을 공개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 2명은 이렇듯 트럼프 대통령과 국방부 사이에서 무기 재고 문제를 둘러싸고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번 지시가 나왔다고 전했다.

미 국방부는 지난 2일 록히드마틴, 노스롭 그루먼과 패트리엇 PAC-3, 사드 등 요격미사일 증산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국방부가 체결한 기본계약은 무기 구매 의향을 표명할 뿐 법적 구속력이 없고, 최종 확정을 위해서는 의회 예산 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CSIS 미사일방어프로젝트 소장 톰 카라코는 "합의하겠다는 내용일 뿐 계약이 아니다"라며 "실질적으로 계약된 것은 거의 없으며, 그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펜타곤은 전 우버 수석부사장 출신 에밀 마이클 등 기업인들을 연구공학차관 등 요직에 앉혀 국방 혁신과 조달 체계를 전면 개편하고 있다.

그러나 이 전략의 핵심인 기본협약이 실제 무기 구매로 이어지려면 1조 1500억 달러(약 1624조 원) 규모의 국방예산 법안이 의회를 통과해야 한다. 민주당이 대규모 지출 증가에 반대하면서 법안은 교착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백악관은 지난달 말 록히드마틴, 노스롭 그루먼, 안두릴, 팔란티어 등 대형 방산업체들과 실리콘밸리 무기 스타트업을 소집해 '의회 예산조정 절차를 통해 국방비를 늘리도록 의원들에게 로비하라'고 요구했다고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 3명이 전했다.

이 자리에는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러셀 보트 백악관 예산관리국장, 제임스 브레이드 백악관 의회담당국장도 참석했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