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통제"·"경제난 집중"…이란 권력투쟁에 후속협상 흔들
WSJ "대통령 등 온건파, 동결자금 해제 중시…혁명수비대 등 강경군부와 이견"
- 장용석 기자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이란 내 권력투쟁이 미국과의 평화 협상을 위협하고 있다고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는 복수의 협상 관계자를 인용, 미·이란 간 평화 협상과 관련해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이란의 민간 지도자들은 카타르에 묶여 있는 수십억 달러 규모 동결 자금 해제를 우선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등 강경 군부 세력은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WSJ에 따르면 페제시키안 정부는 전쟁과 제재, 석유산업 타격으로 악화한 경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카타르 내 이란 동결 자금 자금 60억 달러(약 8조 3000억 원) 해제를 우선 추진 중이다.
특히 이란 측은 미국과의 양해각서(MOU) 합의에 따라 전체 120억 달러의 동결 자금 중 60억 달러가 우선 반환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취임 이후 경제 회복과 대서방 관여를 내세워 온 페제시키안 대통령에게 정치적으로도 중요한 카드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최근 시아파 성지 쿰을 찾아 고위 성직자들을 상대로 카타르 내 동결 자금 확보의 중요성을 설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IRGC는 호르무즈 해협 통항 문제를 미국과의 후속 핵 협상에서 핵심 지렛대로 내세우고 있다. IRGC는 해협 통제권을 유지하는 한 미국과의 협상은 물론 이란 내 권력 구도에서도 주도권을 계속 쥘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WSJ는 "이란 내 온건파와 강경파의 우선순위가 엇갈리면서 미국과의 평화 협상도 지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경우 당초 미국과의 합의에 부정적이었지만, 내부 표결 뒤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협상 추진은 허용했다고 한다.
이란은 지난 2월 말 미국·이스라엘의 선제공격으로 전쟁에 돌입한 이래 각국 유조선 등 선박의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제한해 왔다.
WSJ는 "IRGC가 해협 통항과 관련해 사실상 독점적인 통제권을 요구하고 있다"며 "선박 통항료 부과를 통해 연간 최대 400억 달러(약 55조 원)의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미국 측은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 통항 재개를 이달 17일 이란과 체결한 종전 관련 MOU의 핵심 조건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IRGC는 지난주 이란의 통제를 따르지 않은 채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한 상선들에 드론 공격을 가했고, 미군도 그 대응 차원에서 이란 내 군사시설을 타격했다.
이에 IRGC가 바레인·쿠웨이트 내 미군기지를 겨냥한 보복 공격을 재차 감행하면서 역내 군사적 긴장이 다시 고조됐다. 당초 이번 주말 스위스에서 재개될 예정이던 미·이란 간 후속 협상도 연기됐다.
미국 측은 이후 "이란과 군사적 행동을 멈추고 30일 카타르 도하에서 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지만, 이란 측은 "며칠 내 미국과의 회담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카타르 외무부 또한 미국의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이날 도하에 도착했으나, "이란과의 직접 회담은 예정돼 있지 않다"고 전했다.
다만 이란 측은 실무 협상단이 카타르에서 동결 자금 해제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혀 카타르 측 인사들을 통한 간접 협상 방식으로 협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ys417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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