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자선단체' 세워 하마스 전투자금 모금…美남성 체포
가자지구 인도지원 명목 모금 캠페인…하마스 조직원에 1억 이상 송금
- 이정환 기자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가짜 자선단체를 설립해 수십만 달러를 모금한 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자금으로 조달하려 한 미국 시민권자가 테러 혐의로 미국 연방 검찰에 17일(현지시간) 기소됐다.
AFP통신,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사는 레다 마젠 리다 사바시(38)를 테러, 제재 회피, 전자 사기, 자금 세탁, 허위 진술 등 5개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존 A 아이젠버그 국가안보 담당 법무차관보는 사바시가 "자신의 사기성 인도주의 사업에 기부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2023년 자행된 야만적인 테러 행위를 악용했다"며 "수십만 달러를 모금한 뒤 하마스로 흘려보내 테러와 폭력 자금을 조달하는 데 일조하고 자신의 주머니를 채운 혐의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고발장에 따르면 사바시는 "아랍어에 능통한 미국 귀화 시민권자"로, 지난 2022년부터 '이크람-아랍 자선 재단'의 이름으로 온라인 기부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로부터 기부금을 모금했다.
당시 사바시는 공모자와 모금 행사 이름을 하마스의 군사조직 '알카삼 여단'의 이름을 따서 지어야 한다고 사적으로 농담을 주고받은 뒤, 사바시의 이크람을 사용하기로 합의했다.
모금 캠페인에서 사바시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인도주의적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기금을 모으고 있다고 주장했으나, 실제로는 하마스를 위한 자금을 모으고 있었다.
사바시는 2023년 12월부터 2024년 2월까지 온라인 캠페인을 통해 약 60만 달러(약 9억 1400만 원)를 모금했으며, 이 중 하마스 조직원에게 약 11만 6000달러(1억 7700만 원)를 송금했다. 그는 또한 약 38만 2000달러를 암호화폐로 전환해 하마스 연계 단체 '가자 나우'를 통해 송금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바시는 인터넷에서 "하마스 암호화폐", "암호화폐 지갑이 IP 주소를 추적하는가?" 등을 검색한 기록을 남겼다고 검찰은 지적했다.
사바시는 추가로 "온라인에서 공개적으로 하마스를 지지"하는 한편, 2023년 10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기부를 독려하기 위해 "하마스 학살에 관한 1시간 분량의 선전 영상"을 제작한 혐의도 받고 있다.
그는 수사관들에게 하마스 전투원들이 당시 군사 목표물을 공격한 것이지, "아기들을 참수하거나 강간한 것이 아니다"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영상을 제작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바시는 전날 샌디에이고에서 체포돼 캘리포니아주 연방법원에 출두했다. 그의 모든 혐의가 유죄로 인정될 경우 최대 85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제이 클레이튼 뉴욕남부지검 연방 검사는 "하마스는 테러 행위를 통해 미국인 수십 명을 살해했다"며 "레다 사바시를 체포한 것은 미국을 증오하는 악성 테러 정권에 재정적 지원을 제공하는 자들을 처벌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jw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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