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핵협상 쟁점 압축…15년 농축중단·이란 내 희석 예상"
뉴욕타임스 보도…"이란 농축우라늄 해외 반출은 없을 듯"
"핵시설 전부 해체 vs 1곳은 유지…美, 불시 핵사찰 권한 요구"
- 이창규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미국과 이란의 평화협상 최대 쟁점인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관련해 흐릿하지만 합의의 윤곽이 잡혔다고 뉴욕타임스(NYT)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복수의 미국 관계자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 간 핵 협상의 4대 쟁점은 △장기간 우라늄 농축 중단 △농축 우라늄 희석 △이란 핵시설 해체 △불시 핵 사찰 권한 등이다.
미국은 이란에 최소 20년간 우라늄 농축 중단을 요구했고, 이란은 10년 중단을 제안하면서 대치했지만 미국 관계자들은 15년 선에서 타협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중국을 방문한 후 귀국길에 기자들에게 이란이 20년간 핵 프로그램을 중단하는 방안에 동의할 수 있다며 완고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15년 우라늄 농축 중단을 받아들일지는 불확실하다.
또한 미국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협력해 이란 내에서 농축 우라늄 비축분을 희석할 방침이다. 이란은 60% 농축 우라늄 약 440kg과 20% 농축 우라늄 11톤 등을 비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그동안 주권 국가의 정당한 핵 사용 권리 등을 이유로 농축 우라늄 반출에 강하게 반대했다.
이란은 지난 2015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핵 합의(JCPOA)를 체결하면서 20% 농축 우라늄 11톤을 러시아로 반출했으나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핵 합의를 파기하고 제재를 복원했다.
이에 이란은 이번에도 농축 우라늄을 반출한 뒤 같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고, 미국과의 관계에서 외교적·군사적 지렛대를 상실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다만 농축 우라늄을 해외에 반출하는 것이 아니라 국내에서 희석하는 경우라면 이란도 여전히 핵연료를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할 수 있어 수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NYT는 전했다.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특사와 트럼프 사위 재러드 쿠슈너는 지난 4일 미국 테네시주의 오크리지 국립연구소를 방문해 우라늄 제거 및 희석 장비를 검토했는데, 이는 최종 합의에 대비해 농축 우라늄 처리 방안을 준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NYT는 분석했다.
이란 핵시설 해체와 관련해선 미국과 이란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공습한 나탄즈, 포르도, 이스파한 등을 해체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이란은 자신들이 우라늄 농축 권리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상징성을 위해 두 곳만 해체하고 최소한 한 곳은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란의 핵시설이 유지될 경우 쉽게 타격할 수 있는 지상에 위치하지 않는 한 이란이 언제든지 우라늄을 농축하면서 핵 개발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
JCPOA 당시에도 핵시설을 해체하는 대신 동결·전용하도록 했는데 결국 이란은 포르도 핵시설에서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했다. 이에 이번에도 핵시설을 그대로 둘 경우 비슷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이란은 핵시설 해체와 관련해 아직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아울러 미국은 국제 핵 사찰단이 이란 내 어디든지 불시 사찰을 할 수 있기를 원한다. 이란 내 의심 시설 상당수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군기지 내에 있으며, 과거에도 사찰단이 거부당하는 일이 빈번했다는 이유에서다.
이란이 미국의 4가지 핵 관련 조건을 모두 수용한다면 JCPOA 당시 이란으로부터 받아낸 양보보다 훨씬 진전된 합의가 될 것이라고 NYT는 전망했다.
다만 협상의 관건은 250억 달러 규모의 이란 동결자산 해제 시점이다. 이란은 미국이 자산을 먼저 해제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 개방 등 단계별로 해제하겠다는 입장이다.
미국과 이란이 휴전 후에도 지속된 교전으로 군사적 긴장감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협상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미군은 이날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아파치 공격 헬기가 이란 드론과 충돌한 뒤 추락한 사건에 대응해 이란 남부의 군 시설을 공격했다. 이란도 이에 맞서 바레인 주둔 미 5함대를 드론으로 공격했다고 밝혔다.
yellowapoll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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