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돈은 걸프산유국이 낸다"…이란 재건기금 최대 450조원 논의
직접 지원은 회피…트럼프 '정치적 부담 최소화' 전략
- 최종일 선임기자
(서울=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미국이 이란과의 전후 협상 과정에서 걸프 산유국들을 통해 이란 재건 비용을 부담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최근 걸프 지역 국가들과 비공개 접촉을 이어가며, 이란이 핵·안보 협상에서 미국 측 요구를 수용할 경우 전후 재건을 지원하는 대규모 투자기금 조성을 논의 중이다. 기금 규모는 최대 3000억 달러(약 451조 원)에 이를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미국은 직접 자금을 투입하지 않고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 등이 재원을 부담하는 구조를 구상하고 있다. 여기에는 과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2015년 이란 핵합의(JCPOA) 이후 이란에 17억 달러를 지급한 것을 두고 수년간 비판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미국의 직접 지원을 피하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실제 미국 측은 카타르 등에 동결된 일부 이란 자금을 의약품·사료 원료 등 인도주의 물품 구매 용도로 제한해 해제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카타르가 해당 물품을 직접 구매해 이란에 전달하는 방식이 거론되며, 미국이 이란 정권에 직접 현금을 쥐여줬다는 비판을 피하려는 의도가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이 대규모 재건 기금 조성과 우회적 자금 해제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즉각 재개방 및 기뢰 제거, 그리고 핵심 핵물질의 완전한 처분이 완료되는 것을 전제로 움직이고 있다. 미국은 이 조건이 충족되기 전까지는 어떠한 경제적 혜택도 제공하지 않겠다는 완강한 입장이다.
미국이 자금 투입에서 완전히 빠진 틈을 타, 현재 이란 원유 수출의 90%를 소화하는 중국이 대규모 투자를 감행하며 이란과의 경제 밀착을 전방위로 강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NYT는 막대한 재건 비용을 둘러싼 걸프 국가들의 이해관계가 복잡한 데다, 제3국을 통한 자금 우회에 대해서도 미국 내 대이란 강경파의 반발 가능성이 있어 실제 실행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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