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알리바바 등 中 10개사에 엔비디아 H200 판매 허용"
실제 수출은 '0'…젠슨 황 방중으로 거래 성사될지 주목
美 '25% 통행세' vs 中 기술자립…동상이몽에 낀 엔비디아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미국 정부가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 중국의 10여 개 정보기술(IT) 대기업에 엔비디아의 고성능 인공지능(AI) 반도체 'H200' 구매를 승인하며 구체적인 판매 규모를 확정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하지만 미국의 전격적인 승인 조치에도 불구하고 실제 제품 인도는 단 한 건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는 여러 소식통을 인용해 미 상무부가 최근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트댄스, 징둥닷컴 등 중국 기술 대기업을 대상으로 개별 라이선스를 발급했다고 전했다.
각 기업은 최대 7만5000개의 칩을 구매할 수 있도록 승인을 받았고 레노버와 폭스콘 등도 공식 유통사로서 판매 허가를 받았다.
그간 원칙적으로만 허용됐던 H200의 대중 수출이 '누구에게, 얼마나' 팔릴지 구체적인 명단과 수량으로 확정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수출길'은 서류상으로만 존재할 뿐, 현장에서는 중국 정부의 미온적인 대응으로 단 한 개의 칩도 중국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이런 교착 상태를 타개하기 위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 일정에 전격 합류해 베이징에 머물고 있다.
당초 사절단 명단에 없었던 젠슨 황은 트럼프 대통령의 직접적인 요청으로 알래스카에서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에 탑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이번 판매 승인에는 트럼프 행정부 특유의 독특한 조건이 붙었다.
엔비디아가 H200 판매로 얻는 수익의 25%를 미국 정부가 가져가는 일종의 '수익 환수 협정'이다. 법적으로 수출 수수료를 직접 부과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해 모든 칩이 중국으로 향하기 전 반드시 미국 영토를 거치도록 설계됐다.
미국 정부는 이를 통해 막대한 세수 확보와 공급망 통제권을 동시에 쥐겠다는 계산이다.
중국 정부는 이러한 조건에 강하게 반발하며 사실상 수입을 통제하고 있다.
화웨이 등 국산 AI 칩 사용을 독려하는 등 '기술 자립'을 추구하는 중국은 반도체가 미국 영토를 경유하는 과정에서 보안상 취약점(백도어)이 심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 또한 지난달 상원 청문회에서 "중국 중앙정부가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칩 구매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발언했다.
엔비디아에게 중국은 사활이 걸린 시장이다. 한때 엔비디아는 중국 첨단 AI 칩 시장의 95%를 장악했지만, 미국의 수출 통제 이후 점유율은 사실상 '0'으로 추락한 상황이다.
젠슨 황은 올해 중국 AI 시장 규모가 500억 달러(약 74조 원)에 달할 것이라며 과도한 규제가 미국 기업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
젠슨 황의 방중과 트럼프 행정부의 판매 조건은 미국 내에서도 논란의 중심에 섰다.
미국외교협회(CFR)의 크리스 매과이어 선임연구원은 "엔비디아가 중국에 칩을 더 많이 팔수록 미국의 AI 우위는 줄어들 것"이라며 "국가 안보보다 기업의 이익을 앞세우는 행보"라고 비판했다.
결국 H200 칩의 실제 인도 여부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 결과에 달려 있다. 이번 회담은 단순한 무역 협상을 넘어 글로벌 기술 공급망의 재편과 AI 패권의 향배를 가늠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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