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재무부, '이란산 원유 中수출 지원' 기업·개인 제재…트럼프 방중 전 압박

'경제적 분노' 작전…홍콩 소재 기업 4곳 제재

2023년 1월 20일 촬영된 미국 워싱턴 재무부 청사에 전시된 재무부 상징물. 2023.1.30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미국 재무부가 11일(현지시간) 이란산 원유의 중국 수출을 도운 혐의로 홍콩 소재 기업 4곳 등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미 재무부는 이날 "해외자산통제국(OFAC)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이란산 원유 판매와 중국으로의 운송을 도운 혐의로 개인 3명과 기관 9곳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홍콩 소재 기업 4곳, 아랍에미리트(UAE) 소재 4곳, 오만 소재 1곳이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제재 대상이 된 개인들은 석유 대금 결제에 관여한 IRGC 산하 샤히드 푸르자파리 석유 본부 소속이라고 재무부는 전했다.

'홍콩 블루 오션 리미티드'(HKBOL), '홍콩 산무 리미티드'(HKSL) 등 제재 대상에 오른 홍콩 기업들은 해외 구매자에게 이란산 석유 판매·선적 과정을 주선한 위장 회사들이거나, 이란산 석유 구매 계약을 체결한 회사로 지목됐다.

재무부는 IRGC가 해외 위장 회사를 활용해 이란산 석유 판매를 주선하고 대금을 수령해 오고 있다며, 이번 제재가 이란 정권의 불법 거래를 도운 개인과 단체들을 겨냥했다고 설명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이란 정권의 무기 프로그램, 테러 대리인, 핵 야망을 위한 자금을 끊겠다"며 "이란 정권을 테러 행위를 자행하고 세계 경제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데 사용하는 금융 네트워크로부터 차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재 대상의 미국 내 자산은 동결되며, 미국인 또는 미국 금융시스템을 통한 거래는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제재 대상자와 관련된 거래에 참여할 경우, 해당 외국 금융기관에 2차 제재가 부과될 위험이 있다고 재무부는 밝혔다.

미 재무부는 최근 '경제적 분노(Economic Fury)'라는 이름의 금융 제재 작전을 개시해 이란 정권을 압박하고 있다.

앞서 재무부는 지난 8일 이란군의 무기 및 원자재 확보를 도운 개인과 기업 10곳을 제재한다고 밝혔다. 제재 대상엔 중국과 홍콩에 있는 기업·개인 여러 곳이 포함됐다. 지난달 24일에는 수십억 달러 상당의 이란산 원유를 구매한 혐의로 중국의 소규모 정유사 헝리석유화학을 상대로 제재를 부과했다고 밝혔다.

이번 제재는 오는 13~15일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회담을 며칠 앞두고 나온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재무부의 이란 관련 대중 제재를 압박 카드로 활용해 이란의 우방국이자 최대 원유 수입국 중국이 이란을 압박하도록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