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트럼프' 폴란드 전 법무장관, 헝가리 떠나 미국 도피

이스라엘산 페가수스 불법사찰 등 혐의…최대 징역 25년 가능
새 헝가리 총리 "국제 수배범 은신처 안 되겠다"

즈비그니에프 지오브로 전 폴란드 법무장관 ⓒ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폴란드에서 각종 형사 혐의로 수배 중인 즈비그니에프 지오브로 전 법무장관이 헝가리를 떠나 미국으로 도피한 사실을 직접 인정했다.

10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지오브로 전 장관은 우파 성향 방송사 레플리카 인터뷰에서 나는 현재 미국에 있다"며 "어제 도착했다"고 밝혔다.

친트럼프·반유럽연합(EU) 성향의 민족주의 우파 정권 핵심 인사로 꼽히는 지오브로는 극우 성향의 빅토르 오르반 전 헝가리 총리로부터 지난해 망명을 허가받아 헝가리에 체류해왔다.

그는 폴란드에서 권한 남용과 범죄조직 운영, 범죄 피해자 지원기금을 유용한 불법 사찰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산 스파이웨어 페가수스를 구매해 정치적 반대세력을 감시했다는 의혹이 핵심 혐의 다. 유죄가 확정될 경우 최대 징역 25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 이번 미국행은 헝가리 정권 교체 직후 이뤄졌다.

지난 4월 총선에서 오르반 진영을 꺾은 페테르 머저르 신임 총리는 취임 직후 "헝가리는 더 이상 국제 수배범들의 쓰레기장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머저르 총리는 지오브로와 그의 측근인 마르친 로마노프스키 전 차관을 직접 언급하며 "국제적으로 수배된 인물들을 보호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로마노프스키 역시 약 4000만유로 규모 횡령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폴란드 자유주의 성향 방송사 TVN24는 지오브로가 미국 뉴어크 리버티 국제공항에 있는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다만 지오브로가 어떻게 미국 입국에 성공했는지는 논란이 되고 있다. 폴란드 정부는 앞서 그의 일반 여권과 외교관 여권 등을 모두 무효화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현지 매체 오넷(Onet)은 지오브로가 레플리카 방송과 연계된 미국 기자 비자를 발급받았다고 보도했다. 이후 레플리카는 그를 미국 정치 해설위원으로 채용했다고 발표했다.

발데마르 주레크 현 법무장관은 X를 통해 "유효한 서류 없이 어떻게 미국 입국이 가능했는지 미국과 헝가리에 질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오브로와 로마노프스키가 반드시 폴란드 사법 시스템 앞에 서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폴란드 정부는 지오브로의 미국 체류가 확인될 경우 범죄인 인도 절차를 추진할 방침이다.

지오브로는 2015~2023년 법무장관과 검찰총장을 겸임했으며 민족주의 성향 법과정의당(PiS) 연립정부 핵심 인사였다. 그는 EU와 충돌을 불러온 강경 사법개혁의 설계자로도 알려져 있다.

하지만 지오브로는 모든 혐의를 부인하며 현재 폴란드 중도 정부가 보수세력을 상대로 "마녀사냥"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