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장기 봉쇄 준비" 지시…양측 모두 "시간은 우리 편"
WSJ "트럼프, 이란 3단계 제안 거부…강경 입장 고수"
전문가들 "이란도 봉쇄 견딜 것…협상 교착 지속"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참모들에게 이란에 대한 장기 봉쇄 준비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격 재개나 전면 철수보다 봉쇄 유지가 더 낫다고 생각한 것인데 전문가들은 이것이 미국도 충격을 피할 수 없는 고위험 전략이라고 우려했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27일 상황실 회의를 포함한 최근 회의에서 이란 항구를 오가는 선박 운송을 차단함으로써 이란 경제와 석유 수출을 계속 압박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WSJ은 "이는 이란의 재정을 압박하고, 이란이 오랫동안 거부해 온 핵무기 포기를 강제하기 위한 고위험 전략"이라며 얻는 게 있는 만큼 트럼프도 잃는 게 있다고 보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황실에서 참모들에게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고 핵 협상을 마지막 단계로 미루겠다는 이란의 3단계 제안은 이란이 진정성 있게 협상에 임하지 않고 있음을 증명한다고 말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트럼프는 트루스소셜에 “봉쇄가 이란을 붕괴 상태로 몰아가고 있다”고 적으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백악관은 “항구 봉쇄로 미국은 최대의 협상 지렛대를 확보했다”며 “대통령은 국가안보를 지킬 수 있는 합의만 받아들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브루킹스연구소의 수잔 말로니는 "이란은 자신들이 봉쇄를 견디고 우회할 수 있는 능력이, 미국이 장기간 봉쇄를 유지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에너지 위기와 세계 경기침체를 막으려는 의지보다 더 강하다고 계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즉 이란 역시 이런 판단하에 '버티기'를 할 것이라는 의미다. 말로니 전문가는 "1월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자국민을 학살한 정권이 이제 자국민에게 경제적 어려움을 가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봉쇄 장기화는 미국 내 휘발유 가격 상승과 트럼프 지지율 하락을 불러왔고, 중간선거를 앞둔 공화당의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일부 참모와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압박 강화를 주장하는 반면, 대통령 측근 기업인들은 경제 악화를 우려하며 신중론을 펴고 있다.
전직 미 정보당국 이란 담당 분석가 에릭 브루어는 “이란 제안은 핵 문제를 전혀 다루지 않기 때문에 트럼프가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독일 위험분석·국제안보연구소 너고 랑게 소장은 “양측 모두 시간이 자신들에게 유리하다고 믿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이유로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은 교착 상태다. 이란은 27일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와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며 중재자들에게 며칠 시간을 요청하면서 그 후 수정안을 제시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중동 중재자들은 수정안이 나올 가능성에 회의적이다. 미 국무장관 마코 루비오는 “이란 내부 강경파가 궁극적 권력을 쥐고 있어 협상은 복잡하다”며 “미국 협상단은 단순히 이란과만 협상하는 게 아니라, 이란 내부 세력 간 합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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