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에 바닥난 美요격망 재건…'中 장악' 핵심광물 확보 관건
폴리티코 "中, 갈륨 등 공급망 장악…대미협상 지렛대 활용 가능"
- 장용석 기자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미국이 이란과의 전쟁과정에서 소모한 미사일 요격·방어체계를 재건하는 과정에서 중국이 새로운 지렛대를 쥐게 됐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관련 장비에 쓰이 핵심광물인 갈륨 공급을 중국이 사실상 장악하고 있단 이유에서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9일(현지시간) 군사 전문가들을 인용, "지난 5주간의 중동전쟁에서 이란은 역내 전역에 배치돼 있는 미국의 레이더·방공 자산을 집중적으로 노렸고, 이 가운데 상당수가 손상·파괴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같이 전했다.
미군은 이란이 쏴 올린 미사일 1발을 막기 위해 10~11발의 요격미사일을 사용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미사일 방어체계 등 관련 장비의 주요 부품엔 중국 측이 그 가공을 거의 독점하고 있는 갈륨이 쓰인다. 이 때문에 미국 측의 중동 내 미사일 방어체계 재건 노력은 결과적으로 중국의 대미 협상력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폴리티코의 설명이다.
중국 당국은 과거에도 갈륨을 포함한 핵심광물의 수출 통제를 외교·통상 분야의 압박 카드로 활용한 적이 있다. 최근 한 달 새 갈륨 가격은 32%나 올랐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내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예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갈륨뿐만 아니라 미사일 조준 등을 위한 장비에 쓰이는 중희토류인 터븀·디스프로슘 가공 산업도 중국이 90% 이상 장악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브라이언 하트 연구원는 "이런 공급망이 교란되면 이미 수요 대응에 어려움을 겪는 미국 방산 공급망에 또 다른 병목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 정부도 이 같은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 백악관은 "핵심광물 공급망을 강화하기 위해 광산 투자, 동맹국과의 거래, 비축, 정제·가공시설 확대 등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미 국방부는 작년 7월 자국 내 유일한 희토류 광산 운영사인 MP머티리얼스의 최대 주주가 됐고, 같은 해 10월엔 호주와는 갈륨 정제시설 투자 등을 포함한 30억 달러 규모의 핵심광물 협력에 관한 협정을 맺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대체 공급망 구축엔 오랜 시간이 걸리는 반면, 전쟁은 무기 재고를 훨씬 빠르게 소모시킨다"고 지적하고 있다. 미국의 무기체계가 중국의 핵심광물 공급망에 얼마나 크게 의존하고 있는지가 이번 전쟁을 통해 다시 한 번 드러난 셈이란 게 폴리티코의 평가다.
ys417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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