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호르무즈 통행료 용인했나…"큰돈 벌 것"(종합)

AP "2주 휴전 계획에 이란-오만 공동 부과 허용 포함"…10일 협상 시작
트럼프 "이란 10개 항 거의 대부분 합의"…美민주 "통제권 용인, 세계 재앙"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란에 의해 격추된 F-15E 전투기 장교 구출 작전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진성훈 강민경 기자 = 이란과의 2주 휴전을 발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미 물밑 협상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징수 등 '호르무즈 통제권'을 용인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주 휴전 동의'를 발표한 트루스소셜 게시글을 올린 지 5시간 30분쯤 지난 8일 자정 직후(현지시간) 추가로 글을 올려 "호르무즈 해협 통행량 증가를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많은 긍정적인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며 "큰돈을 벌 것이다(Big money will be made). 이란은 재건 과정을 시작할 수 있다"고 적었다.

긍정적인 조치와 많은 돈, 이란의 재건 언급은 각각의 짧은 문장을 3개 연이어 적었는데, 긍정적인 조치를 취하는 주체나, 많은 돈을 벌게 되는 주어는 생략돼 미국 또는 이란 어느 쪽을 말하는 건지 불명확하다.

다만 전체적인 글이 호르무즈 해협 통항 복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긍정적인 조치와 함께 이란 재건이 언급되면서, 이란이 요구하는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징수를 의미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는 이어 "우리는 온갖 종류의 물자를 싣고,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도록 그저 '주변을 맴돌며'(hangin' around) 지켜볼 것"이라고 적었다.

트럼프는 "나는 모든 일이 잘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우리가 미국에서 경험하고 있는 것처럼, 이번이 중동의 황금기가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글 서두에는 "세계 평화를 위한 중대한 날"이라며 "이란은 평화를 원한다. 그들도 참을 만큼 참았다. 다른 모든 국가들도 마찬가지"라고 적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루스소셜

이와 관련, AP 통신은 이날 휴전 발표 직후 역내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과 이란 간 2주 휴전 계획에 이란과 오만이 공동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통행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징수한 금액을 재건 비용으로 사용할 계획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앞선 휴전 발표문에는 통행료 등 호르무즈 통제권 문제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이란 측 10대 요구사항과 관련해 '거의 대부분 합의했다'는 언급은 있다.

앞서 이란 측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권과 모든 제재 해제, 미군의 중동 철수, 이란의 동결자산 반환 등을 골자로 한 10개 항 평화안을 미국 측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이란으로부터 10개 항 제안을 받았고, 이것이 협상을 위한 실질적인 토대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쟁점이었던 거의 모든 사항에 대해 미국과 이란은 합의에 도달했다"며 향후 2주간 협상에서 최종 합의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과 이란 양측 대표단의 협상은 오는 10일 중재국 파키스탄 수도인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릴 전망이다.

현재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일부 우호국 선박을 선별 통과시키며 통행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운 전문지 '로이드 리스트'에 따르면, 최근 한 선박이 안전 통과를 위해 200만 달러(약 30억 원)를 위안화로 지불한 사례가 보고됐다.

호르무즈 해협은 좁은 곳의 경우 오만과 이란 양국이 주장하는 영해가 겹치는 해역에 있다. 국제사회는 이 해협을 '국제 수로'로 간주해 왔으며, 역사적으로 통행료를 지불한 전례가 없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휴전 발표와 함께 "이란 군과의 조율을 통해" 2주 간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혀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완전하고 즉각적이며 안전한 개방"과는 온도차가 있다.

이 때문에 미국 정치권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호르무즈 통제권을 어떤 식으로든 용인한 게 아니냐는 의심을 하고 있다.

크리스 머피 상원의원(민주·코네티컷)은 CNN 인터뷰에서 "이란이 낸 성명의 일부라도 사실이라면 이란에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주기로 합의한 셈"이라며 "그런 결과는 세계에 재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머피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이란 측의 발언이 완전히 다르다"며 애초에 일관성 있는 합의가 존재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이란이 해협에 대해 어떠한 형태의 통제권이라도 확보하게 된다면 이란 측에 "역사를 바꾸는 승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trut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