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멍해지고 판단력 저하"…AI 에이전트 남용하면 뇌 과부하

BCG "美대기업 직장인 14%는 AI 피로 경험…과잉 사용하면 생산성 저하"

<기사와 관계없는 자료사진>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인간의 생산성을 대폭 높여줄 것으로 기대받던 인공지능(AI) 에이전트가 오히려 인간 사용자의 '뇌 과부하' 원인이 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AFP통신은 29일(현지시간) 인간 사용자들이 과도한 AI 에이전트 사용으로 인해 정신적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AI 에이전트는 사용자의 비서처럼 복잡한 업무와 의사결정을 대신해 주며, 사용자는 이를 활용해 일상적이고 반복적인 작업을 상당 부분 대체할 수 있다. 메타 등 일부 IT 기업들은 AI 활용도를 성과 지표에 포함하면서 직원들의 AI 에이전트 사용을 독려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사용자들은 검색·디자인·코딩 등 여러 용도의 AI 에이전트를 한꺼번에 사용하는 과정에서 정신적 피로감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속도가 빨라지기는커녕 AI 에이전트가 쏟아내는 모든 세부 정보를 관리하며 인지적 한계에 부딪힌다는 것이다.

스타트업 러브마인드 AI의 공동 창업자 벤 위글러는 "이것은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인지적 부하"라며 "이 모델들을 정말 아이 돌보듯 세심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AFP통신에 전했다.

이러한 현상은 AI가 대신 작성한 코드 수천 줄의 오류를 검증해야 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에게서 주로 발생한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시단트 카레는 블로그 게시물에 "잔인한 아이러니는 AI가 생성한 코드가 인간이 작성한 코드보다 더 주의 깊은 검토가 필요하다는 점"이라고 썼다.

캐나다 회사의 프로그래머 애덤 매킨토시도 "보안 결함의 위험이 있거나 단순히 전체 코드베이스를 이해하지 못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AI가 작성한 수백 줄의 코드를 확정(commit)하는 것은 매우 무서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AI 뇌 과부하'(AI Brain fry) 현상이라고 정의하며, "인지적 한계를 넘어서는 인공지능 도구의 과도한 사용이나 감독에서 비롯된 정신적 고갈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달 초 BCG가 미국 대기업 정규직 직원 148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14%가 AI 에이전트를 사용하면서 "머리가 멍해지고 두통이 생기며 의사결정 속도가 느려지는 등의 증상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특히 직원들이 한두 개의 AI 도구를 동시 사용할 경우 생산성이 크게 향상되지만, 세 개 이상부터 생산성이 오히려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다만 AI 에이전트가 반복적인 업무를 대신할 때 근로자의 정신적 피로도는 변하지 않더라도 '번아웃 비율'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BCG는 AI 에이전트의 과잉 사용이 직원들의 의사결정 피로, 집중력 저하, 퇴사 의사 증가 등을 유발한다고 지적하며, 경영진이 직원의 AI 사용·감독과 관련해 명확한 한계를 설정할 것을 권고했다.

그러나 위글러는 "그러한 자기관리 요소는 미국의 직장 가치관이 아니다"라며 "따라서 장기적으로 이것이 건강할지, 혹은 높은 품질을 유지할 수 있을지 매우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