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원유 장악, 선택지 중 하나"…베네수 이어 석유패권 꿈

"베네수엘라와 성공적 협력" 언급하며 이란 석유 통제 배제 안해
'글로벌 에너지 조절자' 구상…"이란·베네수 원유 쓰는 中에도 타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26.03.24.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석유에 대한 통제를 장악하는 방안이 "옵션(선택지) 중 하나"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이란 석유 통제권을 확보할 생각을 갖고 있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굳이 말하고 싶지는 않지만, 선택지 중 하나"(I wouldn't talk about it, but it's an option)"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베네수엘라 사례를 제시해 유사한 방식으로 이란 석유에 대한 실질적 통제권을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월 3일 전격적인 군사작전을 통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축출하고 후임에 오른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대통령 체제를 용인하면서 석유 산업 등과 관련해 협력을 이끌어냈다.

트럼프는 "베네수엘라와 매우 성공적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였고, 지금 베네수엘라는 역사상 가장 잘 하고 있다. 일종의 합작 투자(a joint venture) 같지만, 미국이 많은 돈을 벌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원유 수출 해상 봉쇄에 이은 마두로 축출 이후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 이권에 노골적으로 관여하면서 이익을 챙기고 있다.

트럼프는 다만 이러한 방식의 이란 원유 통제 구상을 전쟁 중에 강압적인 방식으로 시도할 것인지, 종전과 함께 추진할 것인지 등 구체적인 일정은 제시하지 않았다.

인도 ANI 통신은 이번 발언이 미국이 에너지 자원을 둘러싸고 외교적 압박(이란을 정치·군사적으로 압박하는 행위)과 전략적 영향력(석유를 직접 통제하거나 활용하는 힘) 사이에서 어떤 균형을 잡을지에 대한 논란을 더욱 키우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쟁을 시작한 궁극적 목적이 단순히 핵 문제 때문이 아니라 세계 에너지 패권을 장악하기 위한 것이라고 본다.

미국의 막강한 원유 생산량을 바탕으로 베네수엘라에 이어 이란 석유까지 통제하게 되면, 미국은 세계 에너지 시장의 '스윙 프로듀서(Swing Producer·조절자)'가 된다.

즉 공급을 늘리고 줄이며 가격과 시장 균형을 조정할 수 있는 석유 패권국가로 자리매김하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이는 석유 수입의 13.5%를 이란에서, 4%를 베네수엘라에서 조달해 온 중국을 압박하는 데도 중요한 지렛대가 되는 만큼 미국의 대(對)중국 전략과도 연결된다.

트럼프는 지난 9일 N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이란 석유를 탈취할 계획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면서 "물론 사람들은 그런 얘기를 해왔다"고 답했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