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법원 "韓크래프톤, 언노운월즈 CEO 부당해고…복직시켜야"

계약했던 성과급 피하려 '챗GPT 조언' 따라 TF 구성 등 실행

크래프톤 역삼오피스(크래프톤 제공) ⓒ 뉴스1 김민석 기자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미국 법원이 인공지능(AI) 챗봇 챗GPT의 자문에 따라 자회사 비디오게임 스튜디오 경영진을 축출하려 한 한국 게임사 크래프톤을 상대로 16일(현지시간) 스튜디오 대표의 복직을 명령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델라웨어주 형평법원은 크래프톤 측에 자사 비디오게임 스튜디오 '언노운 월즈 엔터테인먼트' 최고경영자(CEO) 테드 길의 복직을 명령했다.

델라웨어 형평법원의 로리 윌 부법원장 판결문에 따르면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크래프톤이 인수한 '서브노티카' 시리즈 제작사 언노운 월즈 엔터테인먼트 경영진과 분쟁 과정에서 챗GPT의 자문을 상당 부분 따른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크래프톤은 지난 2021년 언노운 월즈 엔터테인먼트를 5억 달러(약 7500억 원)에 인수하며 스튜디오의 독립성을 유지하고 공동 창립자 찰리 클리블랜드와 맥스 맥과이어, 테드 길 CEO 등 경영진이 운영권을 보유하며 정당한 사유가 있을 때만 해고할 수 있다는 데 합의했다.

만약 회사가 특정 목표를 달성할 경우, 크래프톤은 최대 2억 5000만 달러(약 3700억 원) 가치 조건부 성과급(언아웃)을 지급하기로 돼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해당 스튜디오가 '서브노티카 2' 출시를 준비하던 중 내부 전망치에서 언아웃 지급 조건이 충족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자신이 '호구 잡힌 계약'에 휘말렸다고 우려해 지난해 6월 챗GPT를 찾았다. 윌 판사는 판결문에서 "이후 한 달 동안 크래프톤은 챗GPT 권고 사항의 대부분을 따랐다"고 판시했다.

회사는 챗봇이 제안한 대로 새로운 계약을 협상하거나 스튜디오 인수를 단행하기 위한 내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또 커뮤니케이션 전략, '서브노티카 2'에 대한 퍼블리싱 권한 확보, '체계적인 법적 방어 자료' 준비 등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수립했다.

크래프톤은 스튜디오 경영진과 언아웃 재협상을 끌어내지 못하자, 이들이 스튜디오 근무 시간이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을 속였다며 이들 경영진을 해고했다. 윌 판사는 이를 기각하고 언아웃 기준 충족 기간을 연장하는 한편, 크래프톤이 길 CEO에게 경영권을 반환하도록 명령했다.

크래프톤은 성명을 통해 이번 판결에 동의하지 않으며 선택지를 검토 중인 동시에 팬들에게 최상의 게임을 제공하는 데 계속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서브노티카 속편을 강화하고 얼리 액세스 출시를 준비하기 위해 "쉼 없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