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재고'가 전황 가른다…이란 2000발 아끼며 美소모전 몰아
트럼프 "무기 무제한" 장담에…합참의장은 비축량 부족 우려
美, 이란 미사일·드론 발사시설 파괴 집중…이란 '버티기' 전략
- 최종일 선임기자
(서울=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이란 전쟁의 판도와 지속 시간은 이란의 드론 및 미사일 비축량과 미국·이스라엘·걸프 국가들이 보유한 요격 미사일 수치에 따라 결정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의 중급·중상급 군수품 비축량은 그 어느 때보다 많고 품질도 우수하다"며 "우리는 이러한 무기를 사실상 무제한으로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미군 서열 1위인 댄 케인 합참의장의 평가는 달랐다.
앞서 케인 의장은 지난달 백악관 회의에서, 미국이 이스라엘 방어와 우크라이나 지원을 지속하면서 탄약 비축량이 크게 줄어든 상태여서 이란을 상대로 한 대규모 작전은 상당한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란은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개시한 대규모 공습 작전에 대응해, 미군 부대와 기지가 있는 걸프 국가들을 향해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하며 보복 공격에 나섰다. 미국은 대부분 미사일을 요격하는 데 성공하고 있지만, 공급이 부족한 고가의 첨단 요격 미사일을 소모하는 상황이다.
개전 초기에 이스라엘군은 이란이 약 2500발의 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미 해군 고위 제독은 개전 5일째인 4일 이란이 보복 공격을 통해 지금까지 500발 이상의 탄도미사일과 2000기 이상의 드론을 발사했다고 밝혀 현재 이란의 탄도미사일 재고는 2000발로 추정된다.
미국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켈리 그리코 선임연구원은 미국 중동 매체 '알 모니터'에 "이란의 미사일이 먼저 고갈되기 전에 미국과 동맹국의 요격미사일이 먼저 바닥날 위험이 있다"며 "이는 이스라엘과 미국이 보유한 탄도미사일 요격기 총량을 합친 것보다 거의 확실히 많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전쟁 소요 기간과 관련해 "처음부터 4~5주를 예상했지만, 필요하다면 훨씬 더 오래 갈 수 있으며 우리는 그것을 감당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전쟁이 길어지면 미국으로는 상당한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토마호크 지상공격 순항미사일, 패트리엇 미사일 방어체계, 군함 탑재형 스탠더드 SM-3 요격 미사일, 사드(THAAD) 미사일 등의 재고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국은 지난 4년간 우크라이나 지원과, 지난해 6월 이란의 3개 핵시설을 겨냥한 '미드나이트 해머' 작전에서 이미 대규모 공격·방어 무기 체계를 소모했다.
영국 더타임스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작전에서 미국은 이스라엘과 중동 주둔 미군 기지를 방어하기 위해 150발 이상의 사드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는 총 632발 보유량의 약 4분의 1에 해당한다. 사드 요격 미사일 한 발 가격은 약 1300만 달러(약 192억 원)이며, 재고를 보충하는 데 2~3년이 걸릴 수 있다.
이란 대응을 위해 파견된 미 해군 함대에는 각각 100만 달러(약 15억 원)가 넘는 토마호크 미사일 수백 발이 실려 있었다. 지난해 6월 작전에서는 30발 이상이 사용됐으며, 미 국방부는 토마호크 생산을 늘리고 있지만 한 발을 생산하는 데 최대 2년이 걸린다.
국방부에 가장 큰 압박을 준 것은 패트리엇(PAC-3) 미사일 체계에 대한 수요다. 패트리엇 요격 미사일 한 발 가격은 약 400만 달러(약 59억 원)로, 이란의 단거리 미사일을 요격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전 세계 안보 책임을 지는 군사 초강대국은 미국과 중국 간에 상정되는 대규모 전쟁과 같은 상황에 대비해, 장기전을 지속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무기를 항상 충분히 비축해 둬야 한다는 점도 미국을 압박하고 있다.
애틀랜틱 카운슬 국방 프로그램 책임자인 조 코스타는 "이란과의 지속적인 갈등은 중국 대응과 기타 글로벌 우선순위를 위해 비축해 둔 핵심 방공 요격 미사일 재고에 심각한 부담을 줄 수 있다"며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의 미사일 및 드론 발사 능력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무력화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상황이기 때문에 미국은 요격 미사일이 바닥나기 전에 이란의 미사일 및 드론 전력을 파괴하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현직 관리들과 분석가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리코 연구원은 "이란의 발사대와 그 발사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려는 미·이스라엘 공습의 속도전"이라고 말했다.
그리코 연구원은 "이란 역시 이를 간파하고 일제사격 규모를 조절하며 장기전을 꾀하고 있다"며 이는 상대에게 수많은 작은 상처를 입혀 무너뜨리는 '천 번의 타격(Death by a thousand cuts)' 전략으로 "약자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 신미국안보센터 국방 프로그램 책임자인 스테이시 페티존은 가디언에 "방공무기 비축이 고갈되면, 이스라엘과 미국은 공격 작전을 중단하고 협상으로 해결을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오는 6일 백악관에서 미국 최대 방위산업체 임원들과 회동을 계획하고 있으며, 이번 회의에서 무기 생산 가속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이번 회의는 미군이 이란 공습과 최근 여러 군사 작전으로 소모된 무기 비축을 보충하기 위해 진행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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