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트럼프에 달러 결제 시스템 복귀 타진…포괄적 경제협력 제안"
블룸버그 보도…화석연료·원자재 공동개발 등 7개항
젤렌스키 '드미트리예프 패키지' 폭로…서방 "미·유럽 이간질" 경계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합의의 일환으로 미국과의 포괄적 경제 파트너십을 제안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러시아 고위급 관료들의 내부 문건을 입수했다면서 이 제안에 러시아가 수년간 추진해 온 '탈(脫)달러' 정책을 폐기하고 미국 달러 결제 시스템으로 복귀한다는 파격적인 내용이 들어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달러 시스템 복귀 제안은 국제 금융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 주도 금융 제재에 대응해 러시아는 중국 위안화 등 대체 통화를 이용한 무역을 확대해 왔다.
문건은 달러화로의 복귀가 러시아의 외환 시장을 안정시키고 미국에는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를 더욱 강화하는 '윈윈'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러시아는 달러 시스템 복귀를 포함해 미국과 경제적 이해관계가 일치할 수 있는 7가지 구체적인 협력 분야를 제시했다.
제안의 핵심은 에너지와 원자재 분야 협력이다. 문건은 양국이 유럽과 중국이 주도하는 친환경 에너지 전환에 맞서 화석 연료를 공동으로 옹호하고 해상 유전과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을 함께 추진할 것을 제안한다.
또한 리튬·구리·니켈 등 핵심 광물자원 개발도 협력하자고 명시했다.
미국 기업을 향한 구체적인 '당근'도 제시됐다. 러시아 항공기 현대화를 위한 장기 계약 체결과 미국 기업의 러시아 제조업 참여, 또 과거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하며 손실을 본 미국 기업들에 대한 보상과 재진입 시 우대 조건 부여 등도 포함됐다.
더 나아가 인공지능(AI)과 연계한 원자력 에너지 분야에서의 협력도 제안 목록에 올라와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 제안이 러시아 국부펀드를 이끄는 키릴 드미트리예프 러시아 경제협력 특사의 이름을 딴 '드미트리예프 패키지'로 불린다고 주장했다.
이 제안은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을 정밀하게 겨냥한 것으로 분석된다. 친환경 정책에 회의적인 트럼프 대통령의 입맛에 맞게 화석 연료 동맹을 제안하고, 베네수엘라에 요구했던 것처럼 미국 기업의 과거 손실 보전을 약속하는 식이기 때문이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외교 목표 중 하나인 러시아와 중국 간의 밀착 관계를 약화하려는 의도도 담고 있다.
하지만 서방 관리들은 이 제안에 깊은 회의감을 표했다.
특히 서방의 제재 이후 러시아의 전쟁 수행에 필수적인 부품 공급처가 된 중국과의 관계를 러시아가 실제로 단절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강한 의문이 제기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리는 블룸버그에 "미국과 유럽의 동맹을 이간질하려는 의도가 명백하다"며 "실현 가능성이 낮은 거대한 약속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유인하려는 전술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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