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사무총장 "특정 강대국이 주도한다고 세계문제 해결 안돼"

"AI, 안전장치 없으면 혁신 아닌 불안정"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2026년 주요 과제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1.29.ⓒ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세계 문제는 특정 강대국이 주도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면서 국제법이 짓밟히고 국제 협력이 약해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외신들에 따르면 구테흐스의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평화위원회'를 출범시킨 지 일주일 만에, 자신의 임기 10년의 마지막 해를 맞아 가진 기자회견에서 나왔다. 평화위원회는 가자지구 휴전과 재건을 추진하는 데서 출발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더 넓은 역할을 맡길 수 있다고 밝혀 국제사회 일부의 우려를 불러왔다.

구테흐스는 특정 국가를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한 나라가 지휘권을 쥐거나 두 나라가 세계를 세력권으로 나누는 방식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법 훼손과 협력 붕괴, 다자 기구들에 대한 공격을 주요 위협으로 꼽았다.

그의 두 번째 5년 임기 동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 복귀, 수단 내전,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시리아 내전 종결, 미국의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등 굵직한 사건이 발생했다. 구테흐스는 "잘못해도 처벌받지 않는 것이 오늘날의 분쟁을 부추기고 있으며, 긴장을 고조시키고, 불신을 심화시키며, 강력한 세력들이 사방에서 개입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고 있다"라고도 말했다.

유엔은 미국의 분담금 삭감으로 재정난에 직면해 있으며, 이에 따라 구테흐스는 비용 절감과 효율 개선을 목표로 'UN80' 개혁 태스크포스를 출범시켰다. 그는 "모든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유엔은 공동 가치를 지켜내고 있다"며 "국제법에 뿌리를 둔 지속 가능한 평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인공지능(AI)을 비롯한 기술 변화가 불안정을 키우고 있다고 경고했다. "정부에서 국민으로 권력이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에서 민간 기술 기업으로 권력이 넘어가고 있다"며 "행동, 선거, 시장, 분쟁까지 좌우하는 기술이 안전장치 없이 운영될 때 결과는 혁신이 아니라 불안정"이라고 우려했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