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 되면 고의"…트럼프 정부 홍보물에 나치·백인우월주의 그림자

백악관·국토안보부·노동부 SNS에 관련 문구 다수 등장
"어둠속 인터넷 세력이 공직 맡아"…극우 지지층 의식했나

미국 국토안보부가 엑스(X)에 올린 이민세관단속국(ICE) 직원 채용 홍보물. (사진=국토안보부 엑스 갈무리)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홍보물에 나치즘이나 백인우월주의 등 극우 이념의 그림자가 계속 보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 10일 백악관과 국토안보부는 소셜미디어에 이민세관단속국(ICE) 직원 채용 홍보물을 올리며 '우리는 고향을 되찾을 것'(WE’LL HAVE OUR HOME AGAIN)이라는 문구를 달았다.

'우리는 고향을 되찾을 것'은 '백인 우월주의 형제단'이라는 이름의 극우 단체 구성원들이 작곡한 노래 제목으로, '프라우드 보이즈'(Proud Boys)를 비롯한 다른 백인 우월주의 단체들도 애창하는 곡이다.

그러나 트리샤 맥러플린 국토안보부 홍보 담당 차관보는 "해당 가사는 책과 시에 수없이 등장한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래 후렴구가 재생되는 것에 대해서는 NYT가 좌파 음모론에 가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백악관이 지난 15일 엑스(X)에 올린 그린란드 관련 포스터에는 '어느 쪽으로, 그린란드 사람?'이라는 문구가 포함됐다. 국토안보부 또한 지난해 ICE 채용 공고에서 '어느 쪽으로, 미국인?"이라는 문구를 넣었다.

NYT는 이 문구가 1978년 출간된 '어느 쪽으로, 서양인'(Which Way, Western Man?)이라는 책을 연상시킨다고 지적했다. 이 책은 유대인들이 서구 문명을 파괴하려 음모를 꾸미고 있으며, 나치 독일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가 옳았다고 주장한다.

노동부는 지난 11일 '하나의 조국, 하나의 민족, 하나의 유산'이라는 문구와 함께 미국 역사를 간략히 정리한 영상을 게시했다. 이 문구는 나치 독일이 사용한 '하나의 민족, 하나의 제국, 하나의 지도자'라는 슬로건과 비슷하다.

미국 노동부가 엑스(X)에 올린 영상. (사진=노동부 엑스 갈무리)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이스라엘을 지지하고 반유대주의에 선을 그으면서도, 일부 반유대주의 성향 지지층으로 인해 끊임없는 논란에 시달려 왔다.

전문가들은 한두 개의 나치즘이나 백인 우월주의를 연상시키는 게시물은 우연일 수 있으나 트럼프 행정부의 게시물들은 우연이라 보기 어려우며 극우 성향 지지층을 겨냥한 것이라고 지적한다.

30년간 온라인 극단주의를 연구해 온 헌터칼리지의 제시 대니얼스 사회학과 교수는 "이들은 예전에는 인터넷의 어두운 구석에 숨어 있었다"며 "이제 그들은 공직을 맡고 있다"고 말했다.

시린 신나르 스탠퍼드대 법대 교수는 "그들은 이런 수사에 감동받는 특정 계층을 노골적으로 모집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gwkim@news1.kr